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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년 11월
  • 2003.11.01
  • 873
2004 총선 대응한 시민운동의 방향
2004년 총선이 임박해 오면서 벌써부터 낙선운동에 대한 얘기들이 무성하다. 지난 10월 14일엔 정치개혁을 위한 전국 275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기구 ‘정치개혁연대’가 국회의원 전원에 대해 정치개혁과 관련해 사실상 유권자운동을 표방하고 나섰다. 편집자 주

“내년에 낙선운동 하는 겁니까?” 내년 4월 총선을 6개월 앞둔 최근 들어 이런 질문을 참 많이 들었다. 필자가 2000년 낙천낙선운동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의 실무책임자인지라 만나는 사람들이 궁금증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 이런 질문에 대비해 준비해놓은 필자의 모범답안은 이렇다. “낙선운동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겠다는 것인지, 안 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겠지만 이것이 현재까지의 참여연대의 입장이다.

내년 총선에서 시민운동은 무엇을 할 것인가? 참여연대는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선거자금감시운동, 정책검증운동, 각 정당과 후보에 대한 유권자 정보공유운동,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 혹은 반대운동 등 시민운동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 해답을 당장 찾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여전히 부패와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는 정치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시민운동이 적극적인 정치개혁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9월초쯤, 갑자기 시민사회가 주체가 되는 정당이 만들어진다는 신문보도가 전해져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 시민사회 대표자들이 정치권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언론은 ‘시민사회 1천인 선언’을 시민운동의 본격적인 정치세력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언론은 시민단체 주요인사들을 집중 거론하면서 금방이라도 ‘시민운동 연합정당’이 만들어질 것처럼 보도했다.

활동가 개인의 선택은 시민운동의 방향과 무관

이 선언의 원 제목은 ‘정치개혁과 새로운 정치주체 형성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1천인 선언(이하 1천인 선언)’이다. 그 내용은 ‘개혁의 대상이 개혁의 주체가 됨으로써 그동안의 정치개혁 요구가 번번이 좌절됐으며, 정치개혁은 새로운 정치세력의 형성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이를 위해 시민사회가 맡겨진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원론적 선언이다.

이 선언이 나오기까지 시민운동 내부에서는 활발한 논쟁이 전개되었다. 논쟁은 지금과 같은 시민운동의 접근방식으로 과연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2000년 낙선운동, 2002년 대선의 정책평가운동과 선거자금감시운동, 올해의 정치제도개혁운동이 실제 정치를 바꿔왔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 대선에서 나타난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자발적인 정치참여가 활성화되는 흐름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종 이익단체, 보수단체들까지 이미 낙선운동을 선언한 것도 시민운동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직접 새로운 정치의 주체가 되는 것이 정치개혁을 위한 유력한 대안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쟁은 가열되었다. 1천인 선언도 이런 논쟁의 연장선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1천인 선언은 시민운동에 몸담고 있는 개별인사들이 정치개혁을 촉구하기 위한 원론적 선언일 뿐, 시민운동가들이 대거 정치일선에 뛰어들거나 시민운동에 기반을 둔 정당을 당장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시민운동을 했던 전문가, 회원, 활동가가 직접 정치의 주체로 나서는 것과 시민단체가 정당이나 정치세력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가령 1996년 총선 당시 시민운동의 얼굴이었던 경실련의 서경석 사무총장이 ‘꼬마민주당’의 후보로 총선에 나선 것을 두고 경실련이 시민운동을 그만두고 정치세력화 됐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기자출신의 정치인들이 무수히 많지만 그렇다고 언론의 본질이 훼손되는 것이 아닌 것과도 마찬가지이다.

2004년 총선은 이슈별·지역 유권자운동 전개될 것

아무튼 시민운동 일각에서 새로운 정치주체를 형성하는 데 시민운동이 기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주장에 공감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정치실험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시민단체들이 우선 올 12월까지 ‘정치제도개혁운동’에 매진하자는 데까지만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월 14일에 전국 275개 시민단체들이 ‘정치개혁연대’를 확대개편하고 ‘정치개혁 맨투맨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각 지역별로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 전담 ‘마크맨’으로 나서겠다는 시민과 단체가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해당의원의 의정활동, 정치활동 전반에 대한 정보 축적과 평가로 이어지고, 지역구 유권자들의 공론을 모아나가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관계법 개정을 둘러싼 시민운동과 정치권의 줄다리기는 자연스럽게 총선의 제1라운드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내년 총선에서 펼쳐질 시민운동은 각 지역별 유권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한 ‘아래로부터의 유권자운동’이 될 것이다. 선거구별로 국회의원을 어떤 기준으로 뽑는 것인지, 그리고 현역 국회의원이나 유력한 후보들이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등에 대한 광범위한 공론을 형성해나가고, 이런 유권자들의 의지를 직접 투표로 연결하는 것이 대세를 이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개혁에 반대한 정치인에 대한 본격적인 낙천·낙선운동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또한 반환경적인 국회의원, 반여성적인 국회의원 등은 이런 이슈를 주로 다루는 관련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그 책임을 묻는 등 각 분야별, 이슈별 유권자운동도 전개될 것이다. 전국적으로 단일한 방침에 근거한 ‘2000년식 유권자운동’이라기보다는 지역별, 운동영역별로 기준과 방침을 갖는 아래로부터의 다양한 유권자운동, 이것이 2004년 총선에서 펼쳐질 시민운동의 예상 가능한 흐름이다.
김 민 영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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