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2년 09월 2002-09-24   543

주부, 자신을 위해 시민운동에 동참하라

메이크업 디자이너 김성희 씨


“1년 전 일입니다. 살면서 이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라면 여름휴가를 어딘가로 갔겠지만 그 해는 한 단체에서 하는 수련회에 참여했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휴가였죠. 일과 사회에 할 수 있는 일을 병행해야겠다고 그때 생각했습니다.”

강남역 근처. 김성희 씨(41세)를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니 입구에 있는 참여연대 회원 가입서가 눈에 띈다. 직업에 대한 편견일까? 어딘지 화려해 보이는 공간에 참여연대라는 글씨는 낯설기만 했다. 그렇지만 상담을 끝낸 김성희 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알 수 있었다. 세상의 변화를 원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직업은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을.

명함을 주고받고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다 김씨가 특수분장을 공부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장 김씨가 그동안 해온 특수분장 작품들을 사진으로 봤다. 살아 있는 싱싱한 얼굴이 시체가 되기도 하고 상처 입거나 총에 맞은 얼굴로 변신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특수분장을 공부하면서 본 노인들이 제게는 참 충격이었습니다. 너무나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매일 너무나 예쁘게 단장을 하고 어디론가 갑니다. 하도 좋아 보여 소풍 가냐고 물었더니 자원봉사활동 간다고 하더라고요. 나이가 많아도 그렇게 활기차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후, 참여연대는 2년 전 후배의 권유로 가입했다고 한다. 가입하고 나서 보니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김씨도 후배처럼 주변에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고 했다. 『참여사회』에서 가정주부들이 시민단체 활동을 하는 기사를 볼 때 제일 반갑다고 한다.

20대에 대한 생각도 열려 있었다. “메이크업을 하면서 한 해에 200∼300쌍의 결혼을 지켜봅니다. 그때 만나는 젊은이들, 특히 여성들은 개성이 강하고 정말 열심히 살더라고요. 전에는 화려한 화장을 하고 다니는 여성들에 대해 이미지가 좋지 않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외모가 요란하다고 속이 빈 게 절대로 아니더라고요. 그런 젊은이들의 감각을 시민단체들이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김씨는 일반 시민들에게 시민단체 활동이 필요하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살찌우고 싶은 사람들은 사회나 나라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라도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하세요. 삶에 반짝 반짝 윤기가 흐를 것입니다. 작은 일부터 시작하세요. 다른 사람에게는 멀리 느껴질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회문제들은 자신에게 바로 닥칠 수 있는 일입니다. 특히 주부들, 그게 바로 자신을 위한 길입니다.”

황지희(참여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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