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1년 10월 2001-10-01   659

마포구 유일녹지,성미산을 살려주세요

성미산 개발 둘러싸고 서울시,한양재단 주민갈등

지난 9월 1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마을 뒷산엔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성미산을 지키는 주민연대 모임(이하 성지연)이 굿패 노름마치와 함께 ‘성미산을 위한 가을맞이 열림굿’을 마련한 것이다. 토요일 오후 성미산을 아끼는 100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동네 길놀이를 시작으로 저녁까지 흥겨운 자리를 가졌다.

굿판이 열리기까지는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성미산은 마포구의 유일한 자연녹지로 주택가 뒤에 위치한 약 3만여 평의 산이다. 자그마한 산이지만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던 성미산에 소유주인 학교법인 한양재단은 아파트를 짓겠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배수지를 만들겠다고 하자 주민들이 곧바로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소쩍새, 붉은배새, 매 등 천연기념물이 살고 있는 성미산 정상엔 배수지, 아래엔 400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것은 성미산의 파괴를 불러올 것이 뻔하다”며 반발했다.

성미산 개발계획이 알려지기 시작한 7월 말부터 개발반대운동을 벌여온 지역 내 여러 단체들이 모여 8월 17일 ‘성지연’을 결성했다. 성지연은 평소 성미산에서 아침 운동을 해온 주민들의 모임과 마포두레생활협동조합, 공동육아협동조합 4개 어린이집, 성서초등학교 학부모회와 녹색어머니회, 성미산 향우회, 지역내 종교기관 등이 주축이 되었다.

이들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sungmisan.wo.to)를 열어 성미산 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관련 행정기관에 사이버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1, 2만 원씩 모아 포스터와 전단지를 만들고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성미산 인근 네 곳에서 서명작업을 벌여 9월 초 현재 벌써 1만20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1만여 명의 반대 서명록을 서울시에 내자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과거의 배수지 건설방식이 환경파괴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환경친화적인 배수지를 건설하기 위해 성미산 배수지의 설계를 변경할 뜻이 있다고 전해왔다.

그러나 ‘성지연’은 성미산에 배수지를 건설한다면 그것이 어떤 형태이건 산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해칠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배수지 공사 연기 △환경영향평가 실시 △배수지 계획에 성지연 추천 전문가의 참여를 요구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러한 요구조건을 받아들여 11월로 예정된 공사 착공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또 배수지 건설을 핑계 삼아 어차피 산은 파괴되니 아파트를 건축하자고 나선 학교법인 한양재단에도 아파트 건설을 위한 도시계획 변경 제안을 철회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김문주 ‘성지연’ 집행위원장은 “주민자치위원회와 통장들이 마치 주민들이 성미산 개발을 환영하고 있는 것처럼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배수지와 아파트 건설 백지화에 그치지 않고, 녹지를 지키고 살 만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성미산 제대로 살리기 사업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유현 공동육아협동조합 우리 어린이집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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