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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 02월
  • 2000.02.01
  • 363
카지노 과연 희망의 광맥일까
한때 태백지역에 내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선다고 ‘한국의 라스베이거스’ 운운하며 장밋빛 미래를 점치기도 했다. 97년 폐광지역개발지원 특별법이 제정되고 나서, 언론들의 호들갑도 있었지만 폐광촌 주민들도 카지노 개발사업이 지역경제를 회생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99년 12월, 연말연시라고 한국사회가 흥청거릴 무렵, 태백시는 전운이 감돌았다. 상가들은 일제히 셔터문을 내리고 사람들은 거리로 나섰다. 2만여 장의 연단을 쌓은 꼭대기에 삭발한 시민대표들의 표정에는 비장한 각오가 서려 있었다. 태백역 광장. 생존권 쟁취를 외치는 3천여명의 시민들. “전쟁과 같았다.” 사람들은 지난 연말에 있었던 태백사태를 이렇게 회고했다. 왜 다시 태백이 술렁거리는 걸까? 폐광지역 지역종합개발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몇 가지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태백시에 있는 광산지역사회연구소를 먼저 들렀다.

“이 도로도 최근에 공사를 마친 겁니다. 거리가 많이 깨끗해진 거죠.”

여느 지방 중소도시와 비슷한 거리풍경을 두고 원기준 목사(광산지역사회연구소장)가 설명했다. 좁은 2차선 국도도 최근에 정비된 것이니 예전에는 어땠을까. 폐광지역을 종합관광레저단지로 개발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사업이 지역간 연결도로, 상하수도 정비 등 기반시설 확충과 도시환경정비 사업이다. 네온사인이 번쩍이고 돈과 인파가 넘치는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와 태백은 비교할 바가 아니다. 현재의 모습을 보자면 정반대라면 반대다. 87년 정부는 경쟁력이 없는 탄광은 폐광하고, 우량한 탄광만 집중지원하여 자생력을 기르겠다고 ‘석탄합리화정책’을 발표했다. 그 후 42개 소이던 탄광이 현재 3개만 남았고, 12만 명에 달하던 태백시 인구도 5만7천 명으로 감소했다.

태백황지중앙교회. 태백시에 있는 시민단체들의 총집합체인 것 같았다. 환경연구소, 지역사회연구소 등 걸려있는 간판만 4~5개는 되어 보였다. 그나마 난로가 있는 작은 사무실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허름한 차림의 한 사내. 진폐증으로 다른 일도 못하고 개 몇 마리 키우면서 겨우 생명을 연명한다고.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이런 사람을 위해 상담도 하고, 실업대책 업무도 본다.

“태백지역 시민들의 태반이 영세민층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시민과는 좀 다르죠.”

원기준 목사 말대로 지역경기가 침체된 지 오래다. 상점을 가지고 있더라도 하루종일 물건 하나 팔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타도시로 떠나지 못하고 태백지역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진폐증 환자이거나 노동력을 상실한 병자나 노인들이다. 그를 통해서 97년에 통과된 폐광지역개발지원 특별법 제정운동 경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사무실을 나왔다. 카지노가 들어설 고한지역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탔다. 산을 타고 올라가는 버스가 얼마나 아슬아슬한지. 날씨가 추워 도로는 얼었을 테고, 버스는 일정한 경사를 유지하며 산허리를 타고 계속 내달렸다. 초보운전이나 초행운전으로는 위험한 코스였다. 자칫 하다가는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진다. 이 위험한 38번 국도가 태백과 고한을 이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과의 접근 도로망이다. 현재 4차선 확장공사 중. 총 공사비가 3조 원이 필요한데 매년 3백억 원 가량씩 투자되고 있다. 이 정도 투자액으로 완공되려면 1백년이 걸린다.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해 조기 확 ∙ 포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99년도 예산으로는 5백억 원밖에 편성되지 않았다. 예정은 2002년에 완공될 계획이다.

정선군 고한. 협곡을 따라 만들어진 마을이라 양쪽은 비탈진 산으로 막혀 있고, 앞뒤로 길게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탄광개발이 되면서 전국에서 모여들기 시작한 사람들이 이주해서 만들어진 일종의 ‘개척촌’이다. 산 허리춤까지 슬레이트 지붕의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길게 뻗은 마을들을 따라 하천이 흐른다. 동강 상류다. 물의 색깔은 물론이고 주변 바위나 돌의 색깔까지 황토빛이다. 이 폐광오수는 30~40년 동안 흐를거라고. 지난 10년 동안 갱내 폐수가 고한을 가로질러 동강까지 흘러들어갔고, 앞으로도 속수무책이다. 철분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고기는 물론이고 하천 미생물도 번식하지 못한다.

“폐광 후 관리대책이 없는 거죠. 폐광되면서 탄광내 있던 알루미늄도 그대로 묻은 채로 철수합니다. 저희도 그 당시 환경문제까지 염두에 두지 못했습니다. 이제 늦었지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한진흥회 사무국장 박경록씨(36세)의 말이었다. 고한진흥회는 번영회 등에 비해서 젊은 30대층이 주도하는 모임이다. 태백지역에서 노동운동하던 정운환씨(37세)와 부인 임인자씨(37세)도 이 모임에 있다.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생존권이 워낙 절박하다 보니 오염물질을 방출하는 탄광일지라도 유지되어야 지역주민이 그나마 살아간다고 여겼죠. 사람들은 카지노 리조트가 하루빨리 개장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운환씨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자본권력에 맞서 노동운동하던 사람이 지역에 카지노가 들어서는 현실에 대해 왜 생각이 없겠는가. 그래도 그것이 현실이다. 고한은 큰 탄광회사였던 동원탄광과 삼척탄좌가 있어 사북과 더불어 주요 탄광지역이었다. 폐광과 더불어 고한지역의 인구도 4만 명에서 6천8백 명으로 줄었다.

“이 좁은 지역에 4만 명이 거주했다고 생각해봐요. 길을 걷더라도 사람들과 부딪칠 만큼 붐볐었죠. 지금은 하루 종일 상점들이 물건 하나 못 파는 집들도 허다해요. 벌어먹고 살 수 있는 안정적인 직장이 없다 보니 대부분 노인들만 거의 남았죠. 그나마 남은 사람들은 폐광대책비라도 받으려고 기다리는 거죠.”

임인자씨의 말이다. 이들 앞에서 왜 카지노처럼 위험부담이 큰 개발사업을 주민들이 원했는가라는 질문은 하지 못했다. 쓰레기소각장, 핵폐기물처리장, 교도소 유치 등 타지역에서는 기피하는 시설을 폐광지역에 유치하려고까지 했으니. 70년대의 ‘고도성장의 주역’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막장 안에서 검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두더지처럼 땅만 팠는데 석탄산업이 사양화길을 걷자 사북 ∙ 고한 사람들은 졸지에 미아가 돼버렸다. 탄광은 무제한적으로 파내던 그대로 폭파시켜 묻어버리고, 석탄광산들은 도산하고 광업주들은 잠적해버렸다. 임금이 체불된 탄광노동자들은 잠적한 광업주들을 찾아나서고, 행정관청을 집단방문하여 생계대책을 호소했었다. 석탄산업의 끝은, 대충 이랬다.

카지노 개발사업은 생존의 벼랑 끝으로 몰린 주민들이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었다. 지금에 와서 카지노를 선택한 이들에 대해 나무란다는 것은 석탄자원을 빼먹을 대로 빼먹고, 죽음의 땅만 되돌려주고 나서는 왜 점잖게 살아가려고 하지 않는가라고 묻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주민들의 자구적 노력은 카지노산업 유치에 그치지 안았다. 주민주체 지역개발의 이념을 담고 있는 ‘주민기업’이 그것이다. 최초의 ‘주민기업’으로 태백하이랜드를 꼽을 수 있다. 주민으로 이루어진 주주 6백명이 2억 원으로 설립하여 주민이 운영하는 스키장 건설을 위해 4년 동안 고군분투하다가 지난해 해산되었다. 태백하이랜드를 포함하여 주민주식회사들은 사업의 노하우가 부족한 상태였고, 사업자금 확보의 어려움으로 투자원금을 주주들에게 반환하고 사업을 포기했다. 이것은 주민들에게는 엄청난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주민들이 직접 나섰지만 재정 ∙ 기술 지원을 포함한 다각적인 지원책 없이는 지역민들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고, 주민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다음 날. 전날 밤을 정운환-임인자씨 부부의 배려로 고한에서 하룻밤을 자고, 길게 뻗어있는 고한을 둘러보러 나섰다. 사북 쪽으로 이어지는 철로길을 따라 옛 동원탄광 사택이었던 장소까지 가보았다. 가파른 언덕으로 축사같은 집들이 늘어서 있지만 대부분이 폐가였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 밑으로 시커멓게 뚫린 집들은 지난날의 애환이 그대로 배어 있었다. 사방이 그리도 고요할 수가. 가슴도 시린데 눈발까지 흩날린다. 가파른 언덕길을 통해 탄가루가 묻어 있는 입으로 바쁜 숨을 내쉬며 걸어다녔을 광부들. 그대로 멈춰진 시간. 그 정적을 깨고, 동네 개들이 낯선 사람의 발소리를 듣고 우짖어댔다.

필름을 사기 위해 38번 국도 쪽으로 내려가 슈퍼를 찾았다. 5분 거리의 슈퍼 두 곳이 모두 자물쇠로 꽉 잠겨있었다. 동원탄광 사택까지 걸어가는 동안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닭장같은 사택들은 벽이 허물어진 채로, 떠날 때의 흔적들이 빛바랜 채로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마을 공터에 있는 미끄럼틀과 그네는 녹이 쓴 채 잠들어 있고….

그 길로 올해 10월 초에 개장예정인 스몰 카지노 개장준비로 바쁜 강원랜드(주)를 찾았다. 스몰 카지노란 본 카지노 건설에 앞서 3분의 1 규모로 건설되는 것이다. 고한읍 백운산 일대 1만5천평 규모로 건설 중인 스몰 카지노에는 슬롯머신 5백대 규모의 카지노장 외에 2백실 크기의 호텔 등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본 카지노는 2002년 완공될 예정이며, 2006년까지는 스키장, 골프장을 포함해 기존 시설의 증축이 이루어진다.

“다양한 문화, 놀이시설을 갖추어 가족단위 종합관광단지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이재희 홍보팀장은 여기에 덧붙여 말하길 “고한은 60년대, 70년대의 발전속도에서 멈춰버린 것 같다”고 했다. 시가지 도로포장도 작년에 이루어졌고, 그가 이 곳으로 내려왔을 땐 폐허나 다름 없었다고 한다.

과연 카지노가 들어서면 지역주민들의 숙원처럼 경제적인 효과와 고용증대 등의 기여가 가능한가?

“저희는 고한 ∙ 사북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지시설 마련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호텔 등에서 쓰일 부식물을 지역내에서 해결할 것이고, 올해 3월에 뽑을 영업인력에 태백에 있는 태성전문대 카지노과 학생들을 우선 고용할 겁니다.”

강원랜드측의 방침과는 달리 카지노 개발을 절실히 원하는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한다. 임인자씨의 경우도 “지역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 든 사람이거나 전문직 종사자가 아닙니다. 외부 사람과 경쟁력이 있겠습니까. 일부 계층이나 관광사업 관련 계층만 소득이 증가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오후에 정운환씨의 도움을 받아 스몰카지노 건설현장을 갔다. 고한지역이 해발 600m가 넘는 고지대인데, 그곳에서 경사 8~10%로 계속 높아지는 산길을 4㎞ 달리면 해발 850m 높이에 스몰 카지노가 건설 중이다. 눈이 온데다가 얼어 공사장으로 올라가는 길은 위험했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사방이 눈으로 덮인 흰산 너머로 주황색 철재골격이 모습을 드러냈다. 스몰 카지노뿐만 아니라 스키장, 본 카지노가 들어설 부지가 탄광이 폐광된 주요 지대인 폐광 흔적지에 건설된다. 탄광을 갈아엎고, 카지노가 들어선다. 아이러니하게 들리겠지만 이것이 지역민들이 택한 대체산업이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앞에 놓여진 것이다.

“폐광 이후 사람들도, 정부도 태백을 버렸다. 지역주민들이 살려고 발버둥쳐서 특별법도 제정하고, 관광개발사업에도 동참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지역적 소외감이 컸던 반면 자발적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강했다. 이제는 태백문제를 정부에서는 물론이거니와 국민들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환경단체에서도 반대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폐광지역의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길 간청한다. 동강 상류지역인 이곳의 수질오염도 조사하고, 환경문제 전문가들의 의견도 듣고 싶다. 타지역 시민단체들과도 연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

고한진흥회 박경론 사무국장은 이 얘기를 거듭 되풀이했다. 그만큼 절실한 것이다. 지난 연말에 있었던 태백사태가 정부와의 협상으로 극적으로 타결되긴 했지만, 앞으로 폐광지역 종합개발계획이 어떻게 진행될지 두고봐야 할 일이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칸. 단체로 등산왔다가 돌아가는 사람들로 기차 안은 시끌벅적했다. 밖은 이미 어둑했고, 가로등이 추운 겨울밤을 썰렁하니 밝히고 있었다. 기차가 고한 ∙ 사북을 지날 무렵 등산객들은 밖을 내다보며 서로 웅성거린다.

“사람들이 안 사나봐요. 저 동네는 아예 불 켜진 집이 하나도 없네.”

“가로등이 켜져 있는 걸 보니 누군가는 살겠지.”

“살긴 누가 살아. 저렇게 시커멓게 뻥뻥 뚫렸는데.”

신기한 듯 사람들은 어두운 집들을 가리켰다. 그리고는 떠들썩하게 기차칸을 오가며 여행의 끝자리를 즐기고 있었다. 관광객들에게도 그저 이색적인 한 장면으로 다가왔을 수 있는 것처럼 기자도 오기 전에 읽었던 자료에서 폐광지역의 정보를 다소 가지고 있었을 따름이었다. 정보 속에 있었던 숫자나 연도는 컴퓨터에 입력되는 파일처럼 편하게 받아들여졌다. 그 숫자와 통계치 속에는 역사나 그 속에 살아움직였던 사람들의 숨결은 없었다. 그래서 편안히 그 정보들을 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장을 눈으로 대하는 순간, 마음은 곧 평정을 읽어버렸다. 떠나버린 자, 남아있는 자, 살아남으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런 것들이 마구 가슴을 들쑤셔놓고 있었다.











인터뷰 ㅣ 원기준 목사(광산지역사회연구소장)

태백 생명줄 여전히 석탄


지난 연말에 있었던 태백시민들의 궐기대회에 대해서?

폐광지역종합개발계획은 지나치게 카지노에 의존하는 계획이었다. IMF 경제한파가 닥친 것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민자유치 대상 23개 관광사업 가운데 현재까지 사업에 착수한 것은 한 건도 없었고, 시행자가 지정된 9개 사업도 대부분의 시행자가 부도를 맞거나 그 비슷한 처지이다. 태백이라는 지역은 우리나라에 남은 최후의 오지이다. 이곳은 순차적으로 개발될 수 있는 곳이 결코 아니다.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개발이 불가능하다. 또한 관광개발과 더불어 태백 탄전지역의 생명줄인 석탄산업도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자각이었다고 생각한다.

카지노는 한편으로는 도박산업이기도 하다. 타 지역 시민단체가 환경단체에서 반응은?

물론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폐광지역은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의 중병에 걸려있다. 죽어가는 놈을 살려놓고 그 다음에 가르치는 거다. 핵폐기물처리장을 유치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만큼 생존권이 적발했다. 현재는 환경단체에서도 지역적인 상황을 감안해 묵인하고 있다.

카지노가 들어서면서 발생할 문제는?

지난날 탄광촌은 각종 범죄가 발생한 지역이다. 매매춘∙가정파탄∙살인∙강도…일부 지역주민들은 배부른 걱정이라며 반발하기도 한다. 암에 걸리면 항암치료를 받듯이 카지노는 폐광지역에 내린 극단적인 처방이었다. 부작용은 전문가, 정부, 지역민이 최선을 다해 카지노 산업이 가져올 폐해에 대해 저항력을 길러야 한다고 본다.

지역주민들의 지역을 살리기 위한 몸부림이 대단했다고 들었다.

특별법을 제정할 때 주민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각종 궐기대회, 공청회, 차량시위 등 주민대표들이 공동연대의 형식으로 특별법 제정과정을 주도했다. 개인적으로는 태백에서 80년대 노동운동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역운동을 하면서 이익단체의 성격을 가진 번영회, 상공회의소 사람들과 지역문제를 같이 놓고 일을 했다. 생각해보면 얼마나 웃긴 일인가? 예를 들면 강원남부폐광번영회는 예전의 구사대 출신이 많다. 같이 일을 하면서 그분들이 “당신을 몰랐을 때는 당신이 머리에 뿔 달린 빨갱이인 줄만 알았다. 만나니 이렇게 좋은 사람인 걸”이라고 한 적도 있었다. 주민들의 생존권 앞에선 보수와 진보의 구분조차 없다.

지역문제로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놀라운 애기이다.

지역이기주의 혹은 주민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만들어진 단체일지라도 같이 노력해서 시민운동 진영으로 끌어올려져야 한다. 이해관계가 서로 얽혀 있는 공간 속으로 들어가 공익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윤정은(참여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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