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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 02월
  • 2000.02.01
  • 104
민심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느끼지 않으십니까? 거세게 몰아치는 소용돌이 속에서도, 잘잘못을 가리기 이전에 민심의 방향이 어떠한지 감지가 됩니다. 함부로 부인할 수 없는 움직임이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언론들은 성급하게 ‘낙선운동’으로 표제를 붙였지만, 총선시민연대의 본래 목적은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만 주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게 되고, 그 과정을 거쳐야만 썩은 정치판의 악순환을 종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한 의지가 담긴 총선운동에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후보의 낙선운동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선거법 개정운동이 수포로 돌아가고, 정당들이 객관적인 기준은 외면한 채 밀실에서 공천을 마치고 말면, 물론 우리는 궁극적으로 낙선운동을 결행하고 말 것입니다. 그런데 다들 서둘러서 실정법에 정면으로 돌진하는 불법운동의 감행이란 측면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응은 놀랍습니다.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위법의 가능성에도, 어느 누구도 함부로 그 운동을 저지하거나 폄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형식적인 위법 가능성을 지적하면서도 바람직한 정치문화 풍토의 조성을 위한 불가피성을 은근히 강조하기도 합니다. 어떤 국민들은 성금을 보내겠다고도 합니다. 비공식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일부 판사들은 형법상 정당행위가 아니냐고도 합니다.

실종된 참정권 회복운동

총선시민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의 운동에 일치하여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은 현역 의원들을 비롯한 정치인들 뿐입니다. 어쩐 일인지 ‘낙선운동 결사반대’라는 구호 아래서는 여야가 이견이 없습니다.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심지어는 국회의원들의 인권문제까지 떠들어대고 있는 실정입니다. 놀랍다 못해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그들은 낙선운동이 정당한 주권행사인가라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지지운동을 포함한 낙선·낙천 운동은 정치적 의사의 표현으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기본적 권리의 하나입니다. 그에 반하여 선거법 87조와 같은 규제장치는 행정적 하위 규범에 불과합니다. 과열되고 남을 헐뜯는 타락선거운동을 방지한다는 취지는 이해가 되지만, 결국 그러한 선거법의 내용은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행정편의적이고 정치관행적인 규칙으로 제한하려는 꼴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결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결심은 주권자인 국민들의 잃어버린 참정권을 회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하려 하지 않습니다. 아니, 낙선운동은 국민들을 대신하여 일부 시민단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직접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무려 4백개가 넘는 단체가 순식간에 참여하는 것을 보십시오.

우리는 더 이상 부패하고 낡은 정치의 틀 안에서 숨쉴 수 없습니다. 흔히들 새해가 밝고, 새 세기가 오고, 새 천년이 열렸다고 합니다만, 우리 정치는 조금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변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정치인들이 나서서 개혁을 하겠다고 하지만 정치인들이 개혁의 첫번째 대상이라는 것을 보여줄 뿐입니다. 식물국회, 파행국회라는 별칭만 영광의 상처로 이마에 스스로 새긴 것입니다.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구태 정치권

국회의원들은 구태의연하게도 자신들의 특권적 몽상속에서 편의적 주장만 되풀이하며 주권자들을 업신여기고 있습니다. 이미 놀라울 정도로 성숙한 시민사회의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지요. 국회 밖의 사정을 몰라도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칩니다. 얼굴에 몰염치의 가리개를 여러 겹 덧씌웠을 뿐만 아니라 견고한 눈가리개까지 하고 아무것도 보려 하지 않는 모습과 다름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진정한 개혁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개혁은 낡은 틀을 깨뜨리는 정치개혁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제 그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됩니다.

이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이 흐름을 거슬러서는 안됩니다. 이 흐름은 허공에 흩어지는 메아리도 아니고, 땅을 가르고 달리는 강물도 아니고, 국민들의 뜻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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