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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참여사회    since 1995

  • 1998년 11월
  • 1998.11.01
  • 1224
애타는 민원, 속끓는 시사고발 프로
이렇게 억울한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없는 사람, 못 배운 사람들은 이렇게 당하고 살아도 되는 겁니까? 피눈물이 납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남편은 택시운전사로 자신은 가정부로 어려운 IMF시대에 근근히 벌어 가족들과 오손도손 살아가던 40대 중년 부인 이씨가 눈물 속에 이삿짐 보따리를 싸며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이유는 이렇다.

이씨의 전재산은 전세금인 4,300여만 원 뿐. 그러나 집주인의 부도로 살고 있던 전세집은 경매에 넘어갔고 다른 세입자의 입주순서에 밀려 이씨 가족은 어떠한 보상도 없이 전세집에서 무일푼으로 쫓겨나게 되었다. 그런데 정작 부도를 낸 집주인은 세입자들의 피눈물나는 고통은 아랑곳없이 법적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위장이혼을 한 후 대형 아파트에서 호화스럽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시사고발 프로는 현대판 신문고

이런 내용은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 당하는 고통의 한 사례일 뿐이다.

일반적인 남의 얘기로 들을 때는 ‘정말 안됐다'는 정도의 동정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정작 이같은 어려움을 내가 당했다면, 또 적절한 권리구제절차를 모른다면 그저 막막할 뿐일 게다. 혹여 어떠한 방법을 알았다 하더라도 관공서와 법률기관의 복잡한 절차와 권위주의적인 행태때문에 그들과 이러한 문제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없다. 그래서 대개는 속만 태우다가, 답답한 자신들의 속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방송국을 찾게 된다.

이런 사람들 탓에 KBS <추적 60분>, MBC <시사매거진 2580>,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방송국 시사고발 프로그램에는 억장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억울한 사연부터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비리와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용의 제보가 끊임없이 전달된다. 물론 쓸데없는 장난전화와 지극히 개인민원적인 일들(예컨대 꿔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한 문의)이 접수돼 프로그램 담당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제보된 내용들은 무척 다양하다. 위의 사례처럼 교묘히 법망을 피해 세입자들을 궁지에 몰아넣은 사연부터 전공과 관계없는 불필요한 교과목 선정으로 대학을 계속 다녀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대학생의 사연, 노동력을 불법으로 착취하는 악덕 기업주 고발, 주차장 문제와 관련한 구청과의 지리한 싸움, 공원구역 해제로 불이익을 당하는 지역주민의 사정, 은행의 잘못된 전산처리로 손해 본 내용, 보험사 직원의 사고 배상금 사기사건, 상가 분양 사기사건, 의료사고로 인한 억울한 죽음, 교통사고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둔갑한 경우 등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내용이 전달되고 있다.

한달 평균 400여 통 전화제보

이런 사연들을 제보하는 연령층도 남·여 구별없이 청소년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전달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전화, 팩스, 우편, PC통신 등 통신수단이라고 여겨지는 모든 것들이 총동원 되기도한다. 통신수단으로 자신의 처지를 알리기에 부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직접 방송국을 찾아 오기도 하지만 가장 널리 이용되는 통신수단은 역시 전화일 게다.

평일에 걸려오는 제보전화는 평균 10∼15건 정도로, 일주일을 기준으로 하면 70여 건 한달로 치면 400여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그래서 관련 프로그램 제작진의 책상 전화는 쉬지 않고 울려댄다. 우편이나 팩스를 이용해 제보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자신의 사연만을 적어 보내는 것이 아니라 관련 자료, 사진, 관공서에 민원을 제출했던 서류, 서명용지 등 자신의 딱한 처지를 알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함께 보내온다.

이렇게 프로그램 제작자들에게 전달된 수많은 사연들이 안방에 전달되기까지는 많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제작진에 의해 하나하나 기록되고, 비슷한 내용의 제보가 여러 건 접수된 후, 사회적 문제점으로 드러나면 관련 자료들을 좀더 세밀하게 분석, 검증한 이후 현장을 취재하고 제작한다. 이때 마약이나 폭력조직과 관련된 사안일 경우에는 관련 기관(경찰, 검찰)과 협조하여 취재를 하기도 한다. 10월 8일 방송된 KBS <추적 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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