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5년 01월 2015-01-05   994

[특집]세월호 진상규명, 제대로 될 수 있을까?

특집 미리보는 2015

세월호 진상규명,
제대로 될 수 있을까?

박종대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진상규명분과 부위원장

참여사회 2015년 1월호(통권 218호)

자식의 죽어가는 모습을 TV 생중계로 시청한 부모는 세월호에 탑승했던 단원고 학생 학부모를 제외하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다. 몇십 분 후면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침몰하게 된다는 것도 모르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믿고 질서정연하게 구조를 기다린 사례 또한 세월호 사건이 유일할 것이다.

잔인한 2014년이었다. 선원이 잔인했고, 해경이 잔인했고, 대통령이 잔인했다. 언론도, 여당 정치인도, 보수 논객들도 모두 잔인했다. 그 잔인한 세월이 가고 이제 2015년을 맞게 되었다. 여느 때 같으면 요란스럽게 새해 소망도 빌어보고, 계획도 세워보고, 해맞이 계획도 세워 볼 때겠지만 유가족인 우리들에겐 사치스런 일이 되어버린 지 이미 오래다. 지난 여름 뙤약볕과 씨름하고, 찬이슬을 맞으면서, 굶고 싸워서 쟁취해낸 누더기 특별법에 의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아이들의 원혼을 달래기 등 줄기차게 싸워야할 의무만이 우리의 가슴 속에 남아 있을 뿐이다.

어쩌면 “세월호 진상규명 제대로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보다는 “어떻게 하면 진상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더 적절한 것 같다. 철저한 진상규명은 ‘된다, 안 된다’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굳건한 의지와 행동의 실천으로 쟁취해 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특별법은 태생적 한계가 있는 아쉬운 법이지만, 유가족의 입장에서 칼의 길이를 탓하며 한탄하고 앉아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원한다면, 유가족과 국민들은 새해 벽두부터 처절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작정하고 여당의 대표선수로 선발되어 노골적으로 진상규명 활동을 방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대환(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박근혜 싱크탱크), 고영주(극우 인사, 부림사건 수사 검사), 석동현(7.30 보선 때 부산지역 공천 신청), 차기환(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유가족을 비난하는 글을 SNS에 올림), 황전원 (친박계 인사, 한나라당 경선 후보공보지원총괄 부단장)등과 싸워야 하고, 이미 사라져버린 많은 증거와도 싸워야 한다. 짧은 조사기간과도 싸워야 한다. 위원회 활동이 개시되는 초기에 많은 성과를 내고, 이를 홍보하여 법 개정을 통한 조사기간 연장을 공론화 해야한다. 이 모든 한계를 극복할 때만이 진상규명은 가능하다.

진상조사위원회 위원들에게 부탁드린다. 이 사건을 조사함에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부모의 마음과 관점에서 조사를 진행해 주시라. 그리고 특히 새누리당 추천위원들은 정치성을 배제하고 오직 내 아이의 일이라 생각하고 조사에 임해 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린다. 권력은 그대들의 편일지 모르겠으나, 역사는 결코 당신들을 변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순진하게 믿으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2015년 새해 첫날을 기다려 본다.

 

특집 미리보는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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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우리의 일자리는 안녕할 수 있을까?

20. 세월호 진상규명, 제대로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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