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5년 10월 2015-10-02   1395

[특집] 청년참여연대 : 청년이 만드는 즐거운 변화, 지속가능한 세상

 

 

청년참여연대
: 청년이 만드는 즐거운 변화, 지속가능한 세상

 

글. 최혜은 청년참여연대 준비위원회 기획분과장

 

 

청년을 위한 나라는 없다
Q. 다음의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70.8%, 22.5%, 7.3%, 46.4명. 어떤 숫자들일까? 순서대로 대학진학률, 체감청년실업률(단기 일자리 근로자와 취업포기자 등 ‘고용보조지표’를 적용한 실업률), 청년 빈곤율, 인구 10만 명당 2~30대 자살자 수이다. 오포, 칠포를 넘어 ‘N포 세대’라고 불리는 청년들이 벼랑 끝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의 숫자인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청년들의 고통은 애들의 어리광 정도로만 여겨지고, 심지어는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되려 특권처럼 포장되고 있다. 또한 청년세대는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처해있고 모든 문제를 개인의 능력으로 해결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네가 더 좋은 대학에 가면, 네가 더 좋은 스펙을 쌓으면, 네가 더 좋은 회사에 취직하면, 네가 이 게임에서 승자가 된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될 거라고. 실패했다면 네가 ‘노오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라고. 그래서 취직도 못하고 빚만 쌓여가는 ‘잉여’들은 “이런 나레기(나+쓰레기의 합성어로 청년들의 자조적인 모습을 나타냄)!” 라며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는 무한경쟁과 자기모멸감 속에서 청년들의 진짜 목소리는 사라지고 정치적 필요에 따라 청년을 부르는 소리만 남았다. 정부는 청년을 팔아서 부모세대의 임금을 깎고, 해고도 쉽게 하려고 한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청년참여연대는 ‘괜찮지 않다’는 답에서 시작되었다. 청년들의 진짜 목소리를 대변하고, 무한경쟁 레이스 속에서 흩어진 청년들을 잇고 연대하여 청년의 삶을 바꾸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하나의 제안이다.

 

참여사회 2015년 10월호 (통권 227호)참여사회 2015년 10월호 (통권 227호)참여사회 2015년 10월호 (통권 227호)참여사회 2015년 10월호 (통권 227호)

10월 3일 발족을 앞둔 ‘청년 참여연대’ 활동 모습

더디지만 함께 걷는 한 걸음 
그 첫걸음으로 지난 4월 24일부터 6월 30일까지 참여연대 임원·간사와 청년들 13명이 기획단으로 활동했다. 5차례의 회의를 통해 주거, (각종)비용, 부채, 실업, 캠퍼스 등 청년의 삶과 가장 밀접한 문제에 대해 많은 자료를 읽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너무나 많은 지표들이 청년의 생존 자체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되었던 정책과 논의 진행상황을 따져보니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은 거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나마 존재하는 정책과 사업들도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실효성은 어떤지 의문이 들었다. 또한 다른 청년 단체들은 무엇을 목적으로 어떻게 조직을 구성하고 무슨 사업을 펼치고 있는지, 어떤 매력이 있는지 살펴보는 공부도 진행했다. 

그 결과 청년참여연대는 ‘참여’라는 운영가치를 중요한 특징이자 다른 단체와의 차별점으로 설정하게 되었다. 더 많은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즐거운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획단은 준비위원회 단계의 조직구성(운영·교육·기획분과)과 전반적인 방향을 담은 기획서 초안을 완성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목표 및 사업계획, 창립선언문작업 등은 더 많은 청년이 모인 준비위원회 단계로 넘기게 되었다. 

준비위원회는 7월 11일 34명의 준비위원으로 시작했다. (준비위원은 참여연대 20~30대 청년 회원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청년참여연대를 함께 만들어나갈 분들을 모집했다.) 매주 각 분과별로 회의를 진행했고, 격주에 한 번은 운영장단회의와 전체회의를 가졌다. 운영분과는 조직구성, 홍보활동을 목표로 내규 만들기, 홍보영상제작 등을 진행했다. 교육분과는 불온대장정과 같은 연중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청년참여연대 구성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자체 퍼실리테이터 교육 등을 추진했다. 기획분과는 청년참여연대가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할지 논의했다. ‘참여’라는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청년참여연대가 나아갈 길을 구체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립선언문의 초안을 만드는 1박 2일 워크숍도 열었다. 두 달간 진행된 워크숍과 전체회의에서 ‘어떤 단체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와 의견이 쏟아졌다. 한번 회의를 시작하면 3시간은 기본이었기 때문에 서로를 설득하고, 이해하는 과정들이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대화와 토론 과정을 ‘비용’으로 치부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풀어나갔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다. 

 

어떤 단체를 만들어야 하는가?
준비위원들은 청년 문제가 비단 청년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데 공감했다. 현재 청년이라고 불리는 세대가 놓인 특수한 사회문화적 맥락도 고려해야 하지만 세대 간의 갈등으로 문제를 단순화시키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 동시에 청년들이 힘들다고 소리 내고, 무언가를 요구하는 행위가 단순 떼쓰기로 치부되지 않으려면 시민이 가진 권리에 기반해 문제를 제기해 나가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청년참여연대 내부의 문화도 고민했다. 한국 사회에 팽배한 학벌주의·대학중심주의·연령주의를 넘어 인권 감수성을 바탕으로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호칭에 배어있는 위계질서와 권위주의를 없애기 위해 닉네임을 부르는 등의 방식도 고려해보았다.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의 연장선에서 조직구조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처음 사무처에서는 운영위원회 아래 각 분야별로 3개 정도의 분과를 두는 안을 제시했으나 준비위원들이 자칫 폐쇄적이고 수직적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조직구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기존 시민단체가 가지고 있는 효율성의 수준과 회원이 얼마나 자율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부터 혐오·배제와 표현의 자유와 같은 정치철학적 고민까지 깊은 논의를 거쳤다. 그 결과 고정적인 사업 체계인 분과와 분과에 속하지 않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TF가 상호 보완하는 조직구조를 갖게 되었다. 이 조직구조 자체와 긴 대화와 설득 과정에 청년참여연대가 추구하는 핵심가치인 참여와 다양성, 즐거움이 녹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년참여연대, 무엇을 할 것인가?
청년참여연대는 10월 정식 발족 후에 5개의 분과와 3개의 TF로 운영될 예정이다. 청년의 경제적 상황을 다루는 경제분과, 청년의 정치참여와 정치제도 개혁을 목표로 하는 정치분과, 대학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분과 ‘대답’이 있다. 평화와 군축을 다룰 평화분과, 페미니즘을 바탕으로 혐오사회에 맞서는 성평등분과도 준비되고 있다. 또한 약자를 비하하는 내용의 개그를 비판하고 새로운 웃음과 즐거움을 찾는 TF ‘내일의 유머’, 스스로를 돌보는 강연 기획 TF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청년참여연대 내 소식을 전하는 TF ‘활자’도 있다. 사업을 진행하는 분과와 TF와는 달리 가벼운 마음으로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는 소모임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성곽길을 함께 걷는 ‘한양도성역사탐방’,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영화 보는 모임 ‘소셜시네마클럽’에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청년참여연대는 더 많은 청년들과 오늘의 삶을 바꾸는 활동을 펼치며, 청년이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배움터, 청년이 모이고 함께 꿈꾸는 청년 공동체로 성장할 것이다. 청년이 만드는 즐거운 변화,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첫 걸음을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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