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6년 12월 2016-11-30   771

[특집] 국가의 민낯과  자유로운 시민

특집_굿바이, 박근혜의 나라

 

참여사회 2016년 12월호 (통권 241호)

 

국가의 민낯과 
자유로운 시민

 

 

글.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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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진 발전국가의 미몽
박근혜-최순실의 국정파괴 행위의 실상이 드러날수록 “이게 나라냐?”라는 시민들의 자괴감과 분노는 커져가고 있다. 이 자괴감과 수치심 속에서도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면이 있다면, 적어도 박정희 시대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있다는 점이다. 역설적으로 그 시대를 정당화하고 나아가 재연하고자 했던 시대착오적 통치자 박근혜 씨에 의해 완벽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제 박정희 대통령과 그 시대에 대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다. 최순실 사건과 그보다 더한 일들이 수시로 일어났던 시대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하게 되었다. 어떤 동상도 국정교과서도 이보다 더 큰 교육적 효과를 가질 순 없다. 

 

권력과 재벌의 저열함
박정희의 시대에는 그나마 성장에 대한 기대도, 신분상승의 기대도 있었다. 이제 모든 지표들이 그런 시대는 끝났음을 보여준다. 결국 저항은, 달라진 시대의 질곡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청년 세대들에 의해 ‘이대 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계기를 통해 터져 나왔다. 드러난 실상은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처럼 상상한 것보다 더 저열한 것이었다. 문고리 권력의 전횡을 파헤치자 고구마 줄기처럼 삼성과 현대 같은 재벌기업들, 정치검찰과 국정원, 독재자의 방패막이로 전락한 집권 여당 등 지난 30년간 별다른 개혁 없이 이 체제를 재생산해온 온갖 특권집단들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보수 비전의 파산과 국민 없는 국가
스스로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없었던 한국의 보수는 정치적으로 파산했다. 박근혜씨와 대척점을 세우고 있는 조선일보도 그걸 알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군통수권자를 자처하는 박근혜 씨는 안보와 외교를 챙기고, 국정혼란을 막기 위해 하야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이미 국민들이 위임을 철회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를 대표’하여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같은 불가역적이고 치명적일 수 있는 외교적 결정들을 강행하고 있다. 이 자체를 내란적 상황으로 보는 견해도 있는 반면, 안보논란을 일으켜 하야 여론을 분열시키려는 정치적 술수로 여기고 무대응을 상책으로 삼는 이들도 있다. 특히 이미 권력을 ‘따 논 당상’쯤 여기는 야당지도부는 후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단안보국가의 또 다른 주인
하지만 박근혜 씨가 이런 결정을 강행하는 배경을 청와대 안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 국내 여론말고도 박근혜 씨의 진퇴문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이른바 ‘가치를 공유한 우방국’의 작용도 경계해야 한다. 분단국가에서 보수적 비전의 한계는 국민보다 외국의 정부 혹은 지구화된 특권층과 먼저 상의하고 결정하는 것에도 있었다. 여기에는 야당도 자유롭지 못했다. 새로운 비전은 모든 일에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앞세우고 국가 안보나 국가 이익이라는 우상을 앞세우지 않는 것도 포함되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재발견 
한동안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철지난 개념어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대의제 정치의 한계가 더욱 분명해지고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지금, 민주주의를 향한 자유로운 시민들의 자유로운 행동은 이 나라의 거의 유일한 자랑거리이자 세계의 희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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