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3년 07월 2003-07-01   855

맛있는『참여사회』를 만들자!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6권의 『참여사회』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책을 내면 세상을 뒤엎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진다고 한다. 기자들도 매달 착각에 빠진다. 지난 6개월 동안 세상을 전복시키지는 못했지만 독자들에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은 에너지를 주었을 것이라고.

출장전문기자: 이번 달, 기자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걸 절감함. 서울·대구·안동·전주·인천·비응도. 그야말로 전국일주를 해봄. 돈 많이 들고 힘들더라도 전국의 시민들을 만나야 차별성 있는 기사들을 쓸 수 있을 듯.

계란한판: 커버스토리 진행하면서 새치 100개 증가! 오늘도 신용카드 기사 썼는데, 바로 우리 삶과 직결되는 이슈이면서도 기사로 쓰자면 왜 그리 복잡하고 어려운 것인지. 21세기 지구촌사회에서 기자생활하기에는 제 뇌가 너무 작은 것이 아닐까요.

6월소나기: 여중생 추모대회 다녀왔어요. 작년 겨울부터 꾸준히 촛불시위에 참석한 사람들, 이날 처음 촛불을 든 사람들…. 그들의 한목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졌죠. 하지만 오버한 경찰 때문에 좀…. 총만 안 들었지 계엄령 내려지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고독한 늑대: 정전 50주년. 승리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북녘 땅은 가슴 아림. 정지용의 ‘향수’에 나오는 실개천이 흘러가는데, 남이든 북이든 인간이 개입한 모든 인공적인 것은 흉했음. 통일은 아무 것도 아니다. 자연을 회복하는 것 이외에.

피곤은 졸음을 타고: 요즘 민망해죽겠어요. 매일 와서 졸아요. 햇볕 아래서 닭이 졸듯이. 피곤한데 어디 쉴 자리도 없고. 기자들이 고생이 많습니다. 혹시 군용야전침대나 야유회용 간이침대 주실 분, 기증 받아요. 일주일간 계속 되는 마감 중에 10분이라도 눈을 붙일 수 있으면 참 꿀맛일텐데.

계란한판: 6월, 저는 멍든 기자였습니다. 설악산에서 넘어져 눈두덩이가 멍드는 바람에 보름동안 밤낮 없이 선글라스를 쓰고 다녔는데, 취재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죠. 얼음찜질하려고 사놓은 아이스크림을 먹은 동료가 있질 않나….

6월소나기: 요가를 시작함.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딱입니다. 인사동 마당에 돗자리 펴놓고 허공에 뜰 모습을 기대하시라….(시작한 지 한 달도 안됐음 ^^;;)

출장전문기자: 전국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참여사회』는 어떤 맛일까 생각했어요. 보기는 좋은데 맛은 없는지. 보기도 나쁘고 맛도 없는지. 맛깔나는 잡지 만들고 싶은데. 욕심일까요.

6월소나기: 입맛을 잃고 살아서 『참여사회』의 맛을 음미하는 게 불가능합니더. 촉각으로 말해 볼랍니더. 삶은 계란 같음 좋겠심더. 열 받는 일덜 껍데기처럼 단디 쏘아붙이고 기분 좋은 일 흰자위, 노른자위처럼 말랑말랑하게 얘기했음 좋겠심더.

출장전문기자: 오한숙희 선생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둘째딸이 발달장애아동이잖아요. 웃으면서 그 특유의 수다로 “우리 집에 둘째 때문에 커튼이 없잖아. 걔가 문을 닫아 놓으면 잠을 못 자요”라고 말하는데 가슴에 뭔가 쿵 박히는 듯. 그렇게 웃으면서 말하려면 얼마나 많은 눈물을 쏟아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죠. 그렇게 멋진 여자를 볼 때마다 살맛이 나요.

고독한 늑대: 군골프장 취재하러 계룡대 육군본부에 갔는데, 평일임에도 주차장을 가득 메운 차량들. 주인님 인품을 빼닮은 잘난 차량들은 92년식 수동 엘란트라를 별종처럼 쳐다봤다. “우린 주인님과 쥔님의 골프채를 싣고 다닌단다. 넌 껍데기도 그렇지만, 안에선 오징어 썩은 냄새나는 이상한 녀석을 싣고다니는 구나.” 충격먹은 엘란트라, 오는 길에 정말 힘을 쓰지 못했음.

기자일동: 문학적 표현의 남발. 왜 저러지? 사춘기가 되돌아온 게 아닐까?

피곤은 졸음을 타고: 이번 7월호는 참 내놓기 쑥스럽네요. 신선하고 재미있는 ‘뉴스’가 많아야 하는데, 저부터 반성합니다! 제보전화 받습니다. 02-723-1246 이멜로도 받습니다. magazine@pspd.org 이렇게 쓰는 이유는 우리 잡지중 이 꼭지가 가장 가독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계란한판: 저에게 7월은 특별하죠. 애같은 소릴 지 몰라도, 생일이 가까워오면 선물 받을 생각에 너무 좋거든요. 이번에는 삶은 계란 한 판을 선물 받기로 했습니다. 계란 한 판에 서른 개 담겨 있다네요. 아∼ 삶은 계란 나눠드실 독자분, 『참여사회』 편집부로 연락주세요. 소금도 준비하겠습니당.

피곤은 졸음을 타고: 본지 단독 최초 공개 노처녀의 고백. 두두두두두.. 제가 시집 가냐구요? 아니요. 그럼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게 아니라 요즘 『참여사회』가 공중파 라디오를 통해 TV를 통해 마구마구 홍보되고 있습니다. 그럼 책이 많이 팔리냐구요? 글쎄…. 저희는 독자엽서라도 많이 왔으면 합니다.

고독한 늑대: 포천 이동을 지날 때 막걸리 냄새가 진동. 고달픈 몸 쉬어가고 싶은 맘에 꿀떡 침이 고임. 그러나 이번 호 원고 하나도 마감하지 못한, 아! 오늘 밤이 마감전야가 아니라면.

황지희(참여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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