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4년 09월 2004-09-01   1156

힘 있는 미래의 연대를 위한 모임

아시아-라틴 아메리카 노동자 연대 위원회”(Asia-Latin America Workers Solidarity Committee-이하 알라우스)는 작년 3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한인노동상담소의 한 부서로 시작됐다. 위원회가 만들어지게 된 동기는 멕시코와 중미에 투자한 한국기업에서 발생하는 노동권과 인권의 침해 사례 때문이었다. 싼 노동력을 생산의 기반으로 하는 한국기업은 반노동적, 반인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중심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과정에서 현지 노동조합과 단체들은 한국단체의 지원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러한 지원요구는 바로 현지의 노동문제 발생이 지구화로 인해 일어나고 있으며 그 문제의 해결도 국제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동기로 라틴 아메리카에 투자한 한국기업에 관심을 갖게 된 로스엔젤레스의 한인노동상담소는 알라우스를 조직하게 됐다. 모임 조직의 배경은 멕시코와 중미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한국내의 단체와 활동가가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고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알라우스 설립, 타국.타지역의 노동자.민중을 위함

알라우스의 이러한 목적은 그간의 지원사업과 한국의 연대활동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첫째, 지원이 극히 일시적이고 그 수준이 서명작업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 둘째, 한국의 국제적인 연대가 일본, 미국, 아시아로 점차적으로 넓혀지고 있는 긍정성이 있으나 아직도 라틴 아메리카에 대해서는 관심이 희박하고 그 연결이 거의 없다는 평가에 기반한 것이었다.

알라우스는 현재 활성화되어 있지 않지만 미래에 필요한 연대의 준비를 하자는 것이다. 즉 긴급한 현안에 대한 서명수준에서 벗어나서 타국, 타지역의 노동자, 민중의 상황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높여서 내용있는 연대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생소한 지역인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관심을 높이자는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는 많은 정치적, 사회적인 실험이 있었던 곳이며, 또한 일어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진보세력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대륙간의 진보세력의 다양한 경험, 지식 공유와 구체적인 공동의 활동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을 보면 첫째, 분기별 소책자를 만드는 일이 있다. 이것은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매호 주제를 설정하여 관련자료를 싣고 있다.

둘째는 월간 『이뉴스레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매월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투쟁, 진보세력의 활동을 전하고 있다. 세째는 노동자 지원 캠페인이다. 한국기업의 노동자를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네번째는 소규모 학습, 교육프로그램을 조직,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 모임은 현재 로스엔젤레스 내의 동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교육여행프로그램이다. 매년 1회 멕시코, 중미의 현장을 답사하는 것이 포함된다.

한국기업의 표상(?)이 되고 있는 풍국기업

알라우스는 작년부터 풍국기업의 멕시코 노동자 지원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풍국기업은 외국의 유명상표(아디다스, 랜드스 앤즈, 피에르 가르뎅 등)와 자체 개발한 브랜드의 가방을 생산, 판매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풍국기업은 성남에 본사가 있으며 그 해외생산기지는 멕시코, 베트남, 중국, 스리랑카에 있다. 풍국기업은 첫 해외공장으로서 멕시코에 1994년에 진출했다. 그런데 작년 폐업을 하고 그 해에 중국 대련에 새로운 생산공장을 열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 풍국기업은 다음과 같은 비판을 받고 있다.

풍국은 멕시코 노동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폐업에 따른 3개월 퇴직금과 근속연수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노동자는 비판을 하고 있다. 회사는 2003년 초 노동자들에게 임시휴업이라고 공고를 하고 이에 대한 1개월 위로금을 지급했다. 그리고 백지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하게 했다. 그러나 이 백지 동의서는 폐업에 대해서 1개월 임금으로 동의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고 회사는 노동자들 모르게 폐업을 한것이다.

풍국은 폐업을 하기 전에도 반노동자적인 행위로 인해 현지단체와 국제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회사는 독립노동조합을 조직하려는 지도자를 해고하고 독립노동조합을 지지하는 노동자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었다. 해고무효소송은 결국 노동자의 승리로 끝났지만 회사는 폐업을 하고 이미 철수한 상태였다. 불행하게도 해고된 노동자는 해고 이후에 암진단을 받았다. 해고로 인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부당해고에 대한 보상도 받지 못해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 치료를 중지해야 했다. 이때문에 주위 동료들의 안타까움과 풍국에 대한 분노는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업무상 교통사고를 당해 한 여성 노동자는 한쪽 다리를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으나 어떠한 보상도 아직도 받지 못하고 있다.

풍국캠페인은 “인간의 생존권과 도덕을 지키는 정신의 표현”

풍국 멕시코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캠페인은 지금 미국단체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알라우스는 멕시코 조사를 하고 그 소식을 한국에 전하고, 미국 동포사회 내에서 풍국사태에 관한 캠페인을 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단체와 함께 서명작업, 본사 조사 등을 하고 있다. 멕시코 현지 노동자들의 지속적인 투쟁과 한국단체, 미국단체의 지원으로 1년 넘게 끌어온 투쟁은 비록 늦었지만 8월 19일 각 상대방 대표들이 정식으로 만나는 회의를 갖게 되었다.

풍국사례는 특수한 예로 보기 힘들다. 풍국사례는 지구화에 따른 결과일 뿐이다. 싼 노동과 판매시장, 빠른 이윤 획득을 찾아서 자본의 이동이 고속화되고 있는 현재, 자본의 이동에 따른 반노동, 반인간, 반환경적인 상황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부족하고 이를 예방하고 치유하는 수단은 오히려 더욱 열악화되고 있다.

풍국기업에 대한 캠페인은 바로 신자유주의적인 사고와 행위에 대한 저항정신의 표현이다. 자본의 체계적, 치밀한 공세에 대한 인간의 생존권과 도덕을 지키는 정신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알라우스는 인간의 자유를 수호하는 의미에서 풍국의 노동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 캠페인을 통해서 한국 민중과 멕시코 민중간의 보다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더 큰 자유를 위한 미래를 개척하길 희망하고 있다.

김애화 아시아-라틴 아메리카 노동자 연대 위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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