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2년 10월 2002-10-24   1228

lg 칼텍스 벙커c유로 여수반도 오염시켜

여수산업단지에서 지난해 대형기름유출사고가 일어났으나 사고 회사가 이 사실을 숨기고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지난 7월 한 시민으로부터 여수산업단지 안 LG칼텍스정유(주) TT 출하장 부근에서 지난해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LG칼텍스정유와 한국남동발전(주) 여수화력발전처(여수화력)에 공문을 보내, 사고 사실을 통보받았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이 제보를 받고 전화로 확인했을 때 여수화력은 사고 사실을 부인했으나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사실을 들이대며 추궁하자 결국 인정한 것이다.

기름유출사고는 2001년 11월 13일 발생 한 것으로 확인됐다. LG칼텍스정유에서 여수화력으로 들어가는 지하 송유관에서 벙커C유가 땅위로 흘러나와 인근 산업도로를 검게 물들인 것이다. 사고가 터지자 LG칼텍스정유는 직원들을 동원해 복구작업을 하고 기름유출 사실을 여수화력에 알렸다. 여수화력은 산업도로 주변과 LG칼텍스정유 TT 출하장 인근의 오염된 토양 104톤을 없애고 사고를 정리했다. 그러나 오염된 토양은 104톤 만이 아니었다. 산업도로 밑 땅속과 주변 오염토양 1000여 톤은 그대로 땅속에 묻혀버린 것이다. 여수화력은 벙커C유로 오염된 땅을 방치하였다.

유출된 기름의 유독성분은 토양에 흡착돼 생태계에 여러 가지 악영향을 계속 미친다. 기름의 주요 독성물질인 PAHs(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는 토양에 스며들었다 서서히 녹아나와 지하수 등에 남아 있게 된다. 이로 인해 수질오염은 물론 생물체가 PAHs에 노출될 경우 체내에 쉽게 축적돼 생물체내 PAHs의 농도가 주변 환경에 비해 100∼1만 배 이상 높은 생물농축현상이 일어난다. PAHs에 의해 만성 중독될 경우 생식능력 저하, 성장 또는 면역체계의 약화, 내분비 기능 저하, 기형과 종양의 발생 등이 초래될 수 있다. 이렇듯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대형 사고였는데도 해당 회사는 지역사회에 이를 알려 수습케 하기는커녕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여수환경운동연합은 8월 28일 사고회사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9월 3일 여수화력 노동조합이 기업을 대신해 33만 여수시민에게 공개 사과하였다. 같은 날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여수화력을 규탄하고 나섰다.

여수환경운동연합 조환익 사무국장은 “여수화력은 사고를 10여 개월 동안 은폐하고 축소해 여수시민에게 산업단지에 대한 불신감과 실망감을 다시 한번 안겨주었다”며 검찰에 고발해 환경오염사고에 대한 기업들의 무신경에 경종을 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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