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0년 12월 2010-12-01   1710

참여연대는 지금-“모두가 행복한 아시아 인권을 만나고 왔어요”

-포럼아시아 인권프로그램 참가기-

“모두가 행복한
아시아 인권을 만나고 왔어요”

박효주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간사

 

며칠 전 캄보디아 활동가 꼰띠아가  메일을 보내왔다. 버마 활동가 P가 위험할 수도 있으니 페이스북에 있는 그 친구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 달라는 것이다. 나는 지난 10월 17일부터 30일까지 꼰띠아, 아롱, 수씨아, 이스날… 아시아 14개국에서 온 20명의 활동가와 함께 방콕에서 진행되는 인권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참여연대도 소속된 포럼아시아에서는 아시아 각국에서 활동하는 인권옹호자Human Rights Defender, HRD의 역량을 강화하고 연대와 협력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지구촌 인권을 지키기 위한 기구와 제도

지난 5월, 프랭크 라 뤼 UN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방문하고 정부고위관료와의 면담이 성사되지 못한 것에 대해 비판하고 한국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 때 당시 특별보고관이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어떤 임무를 가지고 활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인권침해 상황을 조사하기 위한 국가별 수임사항Country mandate과 주제별 수임사항Thematic mandate 절차가 있는데, 라뤼 씨는 후자에 해당한다. 특별보고관은 해당 정부에 인권침해와 관련한 정보 제출을 요구하고 긴급조치를 권고하며 현장방문 조사를 실시해 그 내용을 바탕으로 국가별, 주제별 인권문제를 인권위원회에 보고한다는 과정을 이번 교육을 통해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2008년, 참여연대와 인권단체들이 모여 인권 상황을 정리한 국가별인권상황정기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UPR NGO 보고서를 유엔인권최고대표실OHCHR에 제출한 바 있다. UPR은 192개 모든 유엔회원국들의 전반적인 인권의무 이행 상황에 대해 4년에 한 번씩 정부, 국가인권기구, NGO 등이 제출한 보고서와 유엔인권 최고대표실에서 당사국에 대한 조약기구의 권고사항과 유엔공식문건을 취합해 정리한 문서를 기반으로 해당 국가의 인권상황을 심의하고, 최종의견을 채택하는 과정을 거친다.

  인권은 신체, 음식, 수면, 교육, 주거, 의료… 그 주제가 광범위하다. 그러하기에 보편적 인권을 규정한 세계인권선언UDHR,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CCPR,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ICESCR의 주요 내용과 아시아 국가별 비준 여부를 살펴보았다. 신생국인 티모르 에스테와 같이 비준을 잘 하는 국가가 있는 반면 미얀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는 거의 비준을 하지 않고, 타이완처럼 비준을 할 수 없는 국가도 있었다. 활동가들이 이런 조약을 인권 침해가 발생했을 때 국내, 지역, 국제, UN 기구를 통한 구체적인 적용과 활용에 대한 프로그램도 있었다.

나라별 처한 인권상황과 인식의 차이

참가자들은 교육, 주거, 식량, 노동, 표현의 자유와 같은 주요한 인권 주제에 대해 국가별 인권 상황이 어떠한지를 서로 공유했다. 현재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들을 다른 참가자들과 나누면서 표현의 자유에 양과 질적인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아시아 국가에 적용되는 주제였음을 확인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대부분 일자리 부족 문제가 심각했다. 일자리 부족은 타이완, 한국,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에서 이주노동으로 연결되었다.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는 이주노동을 하는 국가에서도 발생하지만, 이주노동을 떠나기 전 자국의 송출기관에서도 일어났다. 송출기관이 행하는 불법감금, 협박, 폭행 등의 인권 유린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싱가포르의 이주노동자의 인권 침해는 충격적이었다. 여성 이주노동자는 임신 할 수 없고 6개월에 1회 검사를 받아야 한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도 심해 적발되면 바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육권에 대해서 한국은 비싼 대학 등록금 문제를 애기하는데 반해 참가자 대부분은 교실 부족, 열악한 시설, 학습권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렇듯 현실적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개발로 인한 주거권 침해, 사이버상 인권 침해, 사회적 양극화의 경우 등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체험과 활동으로 인권운동을 몸으로 익히다

교육은 전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었다. 기초실력으로 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영어를 소화하는 것이 만만하지 않았다. 교육 프로그램은 나처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참가자들이 언어적 어려움을 극복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게임, 역할극, 그룹토론 등을 통해 진행되었다. 이 교육기법은 특히 참여연대의 주요한 활동방법인 대변형advocacy운동에 필요한 커뮤니티 조직, 효과적인 캠페인과 미디어 전략, 네트워킹, 대중교육에서 두드러졌다. 커뮤니티 조직에 대해 텍스트로 먼저 접근하지 않고 하나의 원을 만드는 게임을  통해 커뮤니티 조직에서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고 조직운동 논의를 했다. 회원 사업을 하면서 회원 참여를 끌어내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왔는지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방콕 외곽의 프라카농Prakanong Community 공동체를 방문했다. 현재 200가구가 거주하는 이 지역은 60년 전부터 적은 임대료를 내고 거주하다가 2년 전 정부로부터 이주 통보를 받았다. 이주할 곳이 없는 주민들이 집을 비우지 못하자 정부에서 법적 행동에 들어간 상태이다. 지역 NGO인 DPF재단Duang Prateep Foundation에서 변호사협회에 도움을 촉구하고 보호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용산의 비극이 떠올랐다. 한국에서는 뉴타운,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인도에서는 댐건설이라는 명목 하에 주거권은 위협받고 있다. 집은 개인의 독립된 공간이다. 그래서 주거권은 개인의 권리이고, 나의 주거권이 침해되었을 때만 중요성을 인식한다. 그러나 공동체적 관점으로 본다면 주거권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를 인식해야 풀어갈 수 있다. 아시아 시민사회가 더 조밀하고 단단하게 연대한다면 아시아 곳곳의 위협받는 주거권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 연대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이제 그 희망의 실현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가야 할 것이다. 

 

<포럼아시아>

인권과 개발을 위한 아시아 포럼Asian Forum for Human Rights and Development이 정식 명칭으로, 아시아 지역의 46개 멤버 단체(참여연대도 그 중 하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http://www.forum-as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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