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8년 10월 2008-09-01   562

특집_우리가 바라는 검사: 검사, 슈퍼맨의 정의관을 넘어서길


우리가 바라는 검사

검사, 슈퍼맨의 정의관을 넘어서길

권범철 참여연대 회원 paledall@naver.com 

내가 생각하는 검사는 정의(正義)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정의는 ‘큰 힘을 가진 내가 너희들을 악당으로부터 보호해주리라’는 식의 ‘슈퍼맨의 정의관’을 넘어서 사회 약자에 대한, 소수자에 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그들과의 연대를 말한다.

검찰은 경찰, 국세청과 함께 소위 3대 권력기관이라 불릴 만큼 막대한 권한을 가지고, 그 기관 속의 검사는 그가 가진 큰 힘으로 모든 일을 선과 악으로 나누어 자신의 반대편을 법정에 세운다. 하지만 이 ‘나눔’에 있어 사회 약자·소수자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할지 못할 때, 자신의 존위를 흔들 수 있는 더 큰 힘을 가진 주류 세력과 공모하기 쉽고, 외려 그들과 공모하지 못한 이들(약자/소수자)을 악으로 상정하여 법정에 세우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슈퍼맨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힘을 상실한 평범한 ‘맨’이 되는 것, 즉 더 이상 ‘선악을 판단하는 자신의 권력을 발휘’(이것이 슈퍼맨이 생각하는 ‘정의’이다)하지 못하는 상황이지, 소수자에 대한 상상력의 고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검찰이 자신만의 ‘정의’를 지속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상황 유지만을 갈구할 때, 검사는 ‘삐뚤어진 슈퍼맨’에 지나지 않게 되고, 그가 가진 힘을 생각할 때 이는 매우 위험하다. 또한 대통령과 극소수의 실권자들이 그들의 목소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일방적으로 홍보·집행하고, 그들과 다른 목소리는 악으로 규정하여 통제하는 경찰국가로 회귀하는 현 시국에서 검찰은 그들이 반드시 장악해야 할 존재이기에, ‘그들만의 공모’가 현실화하지 않을까 더욱 우려된다.

검사는 한국사회에서 선망 받는, 소위 사(士)자 돌림 시리즈를 대표하는 직업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딱히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은 아니다. 이것은 달리 얘기하면, 검사란 자리는 많은 것을 손에 쥘 수 있으리만큼 힘은 세지만 그만큼의 환원, 다시 말해 사회적 공헌도는 낮다는 걸,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인다는 걸 의미한다. 이제 검사는 무얼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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