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4년 09월 2004-09-01   813

더 나은 사회 만들 날까지 달려야 한다

“뭐? 요즘 세상에 시민의 편에 서서 상담해 주는 곳이 있다고?” 귀를 의심하며 그 곳을 찾아갔다. 용산역 앞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눈이 휘둥그레지는 홍등가라나 뭐래나 하는 곳 뒤편에 아주 많이 달은 나무 계단이 삐꺽거려 혹시 꺼져버리면 어쩌나 하면서 4층까지 올라가보니, 방안 가득히 젊은이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곧 여기에 온 사연을 말했더니 두 눈이 아주 맑은 그 중에서 조금 나이 들어 보이시는 분(나중에 알았지만 박원순 변호사님이셨다.)이 나오셔서 반갑게 맞아주던 곳, 이름하여 참여연대.

시민으로서 너무나 억울하고 답답한 일을 당했을 때, 또는 왜 이렇게도 많은 부조리는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일까 하고 캄캄한 현실을 바라만 보고 있을 때 처음 참여연대를 만난 것은 한줄기 빛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 당시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심각한 일조권 침해문제가 있었고 그것과 관련된 많은 부조리가 아파트주민을 괴롭혔을 때 찾을 수 있었던 곳이 참여연대였다. 또한 평범한 주부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잘오셨다며 우리를 반겨주던 간사들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 후 참여연대는 이 사회에 끝이 보이지 않는 부정부패 그리고 여러가지 비리로 어둡게 감춰져 사회에 독이 되는 곳을 시민들에게 드러나 보이게 하고 처방하게 하여 많은 시민들이 회원으로 가입하게 됐고, 시민들의 작은 힘이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계기를 마련한 중요한 시금석이 됐다.

평범한 시민들이 모르고 당하는 일이 없도록 작은권리를 찾기 위해 힘을 모아 운동했던 김포공항소음문제, 소액주주운동 등 정치의 흐름을 바꿨다 해도 과언이 아닌 낙선운동, 국민들의 소리는 귓등으로 듣고 정작 주인인 국민의 뜻을 반영한다는 말은 말뿐이던 정부에 국민의 바람을 목소리 높여 분명하게 보여줬던 참여연대.

재사용운동이라는 바람을 일으킨 아름다운가게도 시작은 참여연대 회원들의 손에서부터다. 직접 알뜰장터를 2~3회 운영하며 쓸만한 것들이 그렇게 많이 버려지고 있다는 우리 생활문화가 변해야한다는 중요한 점을 인식시켜 나눔과 순환의 정착문화로 성장시킨 뿌리가 되기도 했다.

지금 돌아보니 낮과 밤, 휴일, 개인사정 없이 온갖 열정을 바쳐 일했던 간사들, 또 뜨거운 사랑으로 자원봉사 하신 많은 회원분들이 생각난다. 이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 내가 사는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줬다.

참여연대는 이제 어떤 시련이나 고난도 견딜 수 있는 뿌리깊은 나무로 성장했다. 그리고 많은 잎과 열매를 생산하도록 거름을 주고 정성을 기울인 분들께 보답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이 사회에는 밝은 곳보다는 어두운 곳이, 명쾌하고 합리적인 일보다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조리나 부정부패가 판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별이 아닌, 노력한 만큼 거두어들일 수 있고 정직과 성실이 세상 사는 가장 귀한 수단이 되는 사회가 만들어지기까지 10년, 20년 달리는 것이 참여연대의 역할이다.

문수복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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