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2년 11월 2002-10-30   726

전남 “실력전남” 앙꼬가 없다

“지금 이 자리에 선 우리들은 참담함과 실망감으로 가득하다. 믿었던 교육계의 수장, 교육감에 대한 배신감을 지울 길 없다.”지난 9월 25일 전남교육청 중앙 현관 앞에서는 뜨거운 뙤약볕에도 불구하고 전남지역 9개 시민단체(전국농민회전남연맹, 참교육학부모회목포지부, 민주노총광주전남본부, 공무원노조전남본부, 전교조전남지부, 순천교육공동체시민회의, 여수YMCA, 광양YMCA, 해남YMCA) 대표들이 모여 전남교육 정상화를 위한 도민연대회의를 결성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조삼수 광주전남 본부장은 인사말에서 “전남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자들도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후 교육문제와 관련해 전교조와 강력히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연대회의는 “현 교육감이 ‘실력전남’을 내세우며 전인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을 때 학부모로서 안심이 되었고 적극 환영하였다”고 말하고,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들려오는 내용은 구시대의 입시위주, 시험위주 교육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지적하였다.

“해방 이후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우리 교육을 만신창이로 만들었고 바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우리들이 피해 당사자이다.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청이 비교육적이고 잘못된 교육정책을 ‘실력전남’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밀어붙이는 행위에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또 “21세기 지식 정보화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과거 회귀적 교육방법으로 교육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창의적이고 도덕적인 민주 시민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현 교육풍토는 과감히 추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로서 매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 박상영 순천교육공동체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이날 결성 기자회견 성명서를 통해 ▲전인교육 실시와 이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학생과 교사들을 반도덕적이고 비교육적인 수단 개발의 도구로 만들지 말며 ▲도단위 성취도 고사를 비롯한 학생들을 시험지옥으로 몰아가는 정책을 중단하고 ▲여수, 순천, 목포 지역 고교 평준화를 실시하며 ▲초등 3학년 전집평가 취소를 교육부에 건의할 것을 교육청에 요구하였다.

연대회는 ‘실력전남의 허구와 문제점’이라는 자료에서 ▲‘실력전남’은 전인교육이 아니었고 ▲오히려 전남교육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실력전남’ 이전에 공교육 정상화에 앞장서야 하고 ▲무분별한 일제고사로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희생시키지 말 것이며 ▲우리 사회의 지나친 교육열을 고려해서 정책을 수립해야 하고 ▲‘실력전남’은 결국 사교육비를 증가시키고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만 가중시킬 것이며 ▲‘실력전남’은 미래사회 대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도교육청이 먼저 할 일은 전남교육의 부조리와 부정을 근절하고 신뢰받는 교단과 교육행정을 구현하는 것이며 ▲이제 우리 사회는 무조건 공부하라가 성적을 향상시키지 않음을 지적했다.

‘전남교육 정상화를 위한 도민연대회의’의 지적에 전남 교육청이 어떻게 교육행정의 괘도를 수정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전남교육을 정상화하고자 최초로 힘을 모은 연대회의의 이후 활동에 많은 기대를 해본다.

김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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