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진의 삶 사람 바라보기
하늘 아래 달동네를 다시 찾아 갔습니다
5,6년 전 쯤 여름과 겨울 사이 자주 오갔던 곳.
세월이 다소 흘러 쑥스러운 마음으로 걸음을 옮겨 본 것입니다.
변함이 거의 없는,
그러나 빈집과 빈 사람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 허물어져가는 집에는 덩그러니 자물쇠만 죄어있고
안면을 터 안부를 여쭙던 늙은 어느 할미는 이제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을 문턱의 높은 햇살은 여전한데,
휑하니 남은 문짝만 볼썽사납게 꼿꼿하기만 합니다.
내내 불편했습니다.
익숙함은 세월에 밀려 어색함으로 대체되고
반기는 이 없이 홀로 덜렁 가파른 골목길만 떠돌다 맙니다.
다시 걸음이 필요한 이유,
겨우 그거 하나 건졌습니다.
아니, 귀하게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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