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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12월
  • 2013.12.05
  • 2801

참여사회 2013-12월 통권205호

2013년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희망과 절망을 안겨준 많은 일들이 교차했다.
깊고 깊은 절망 속에서 희망이 솟았고,
다시 그 희망의 빛을 누르는 절망의 무게가 자꾸만 더해졌다.
그래서 2013년은 희망보다는 절망을 더 볼 수밖에 없는 해로 기록될 것이다.
『참여사회』가 2013년 한해, 희망과 절망의 순간들을 정리해 보았다.

 

글·구성 이용마 권복기

 

 

참여사회 2013-12월 통권205호ⓒatopy

국정원만이 아니다, 총체적인 관권선거

 

국정원뿐만이 아니었다. 국군사이버사령부와 국가보훈처, 행정안전부 등 동원 가능한 모든 국가기관이 지난해 대선에 총동원된 사실이 밝혀졌다.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관권선거가 21세기에 그 흉물스런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절차적 민주주의에 관한 한 1987년 민주화 이후 안전지대에 들어선 것으로 알았던 우리는 절망의 심연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더 큰 절망을 안겨준 건 박근혜 정부의 대응이었다. 청와대와 여당이 나서서 “종북세력 척결”이라는 낡은 이념투쟁을 선도하며 관권선거를 오히려 비호하고 나섰다. 부정선거의 실체를 밝히려는 노력들을 막기 위한 철 지난 정치공작도 재개되었다. 남재준 원장 휘하의 국정원은 군사정부 이후 처음으로 국정 운영의 핵으로 등장했고, 국회를 기반으로 한 정치는 실종되어 버렸다. 검찰은 채동욱 총장이 쫓겨난 뒤 또 다시 권력의 사냥개로 전락했다.

 

 

참여사회 2013-12월 통권205호

권은희·윤석열의 호루라기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국정원의 불법행위를 덮으려는 외압에 굴하지 않고 국민에게 진실을 알린 경찰과 검사가 있었다. 바로 권은희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과 윤석열 국정원 특별수사팀장이 바로 그들이다. 권은희 과장은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 부당하게 개입해 국정원 수사를 축소 왜곡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로 인해 경찰 조직을 배신했다는 ‘내압’도 받았지만, 오히려 권 과장 같은 이가 있음으로써 경찰의 미래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보여주었다. 윤석열 팀장 역시 국정원에 대한 추가 수사를 막고 있던 검찰 수뇌부의 행태를 폭로하고 용기 있게 수사를 진행했다. 윤 팀장의 기개 있는 행동은 권력의 침탈 속에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검사들에게 심각한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참여사회 2013-12월 통권205호

불통 불통! 불통!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국정원으로 대표되는 부정선거와 이를 덮으려는 현 정부의 각종 정치공작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크게 훼손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공안검사들과 남재준 국정원장으로 대표되는 막가파식 군인 등 ‘공안’으로 상징되는 구시대 인물들의 전면적인 등장은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야권이나 시민사회의 비판에 대해 일체 귀를 막고 있다.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지적은 장악된 언론을 동원해 모두 정략에 따른 정쟁으로 매도하고 있다. 자신은 민생을 외치며 재래시장을 돌거나 한복 패션쇼를 하며 외국 순방을 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하는 외침에 대해 여당을 내세워 정쟁을 유발하고 자신은 인기 영합적인 행보만 하는 대통령의 불통은 우리를 절망의 심연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게 하고 있다.

 

 

참여사회 2013-12월 통권205호

NSA의 전 세계 도청과 에드워드 스노든 

 

조지 오웰이 맞았다. 빅브라더는 소설 속의 인물이 아니었다. 에드워드 스노든은 오웰이 우려한 빅브라더가 실재함을 폭로했다. 그것은 바로 미국 국가안보국 NSA이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국익을 빌미로 불법 감시와 도청 등을 일삼던 미국과 그와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국가들에게 경종을 울린 역사적 사건이다. 그래서인지 “내 말과 행동이 모두 녹음되는 사회에선 살고 싶지 않다”는 그의 말은 여운이 길다. 그렇지만 꿀 먹은 벙어리마냥 아무 말도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모습도 가련하다. “우리에 대해서도 도청했는지 도청 당사자에게 물었는데, 아직 답변이 없어서 어떤 대응도 할 수 없다”며 몸을 사리는 현 정부의 모습은, 국민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고 있다. 과연 이 정부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부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국정원이 관권선거에 앞장서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온갖 정치공작을 일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정부이니, 미국 국가안보국의 행태에 대해서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럴수록 국민들의 촛불은 더욱 타오를 것이다.

 

 

기초연금  무상보육… 복지공약 무더기 파기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매달 20만 원을!” 얼마나 달콤한 말인가. 기초연금으로 대표되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다. 하지만 이는 결국 표를 얻기 위한 속임수였음이 확인되었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한다는 기상천외한 꼼수가 나오면서 여당 소속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물러나고야 말았다.

“만 5세 아이까지 국가가 보육비를 내주겠다.” 역시 달콤한 사탕발림이었다. 대통령에 당선되자 돈이 없다며 지방자치단체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겨 버렸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챙긴다더니, 박근혜 대통령은 무상보육을 한다는 립서비스로 표만 얻고 내뺀 것이다. 다음 대선부터는 일단 표를 얻고 보자는 거짓 공약이 난무하지 않을까 절망스럽다.

 

 

참여사회 2013-12월 통권205호

외국에서 희망을?!? 오바마케어

자신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거는 대통령도 있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공약한 건강보험개혁법을 지키기 위해 연방정부 기능이 마비되는 ‘셧다운’까지 감수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오바마케어’라고 불리는 이 정책은 민간보험 중심의 의료보험제도를 크게 바꿔 모든 시민들에게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제도이다. 미국 보수 언론은 온갖 이유를 들며 반대했지만 오바마는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선거 때 무슨 이야기는 못하냐?” 천박한 이 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비슷한 길을 걸어가는 게 아닌지 적지 않은 이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미국이 우리의 희망인가?

 

 

참여사회 2013-12월 통권205호

부자는 세금을 싫어해! 사회 고위층 역외탈세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영국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한국인이 무려 245명에 달한다는 사실이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취재로 밝혀졌다. 이들 중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낸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부인 이영학 씨, 한진해운 최은영 회장,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과 그의 부인인 연극인 윤석화 씨,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대표, 언론인 출신의 이수형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등 재계뿐만 아니라 금융ㆍ문화ㆍ교육ㆍ언론계 등 사회 고위층 인사들이 다시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이 탈세한 세금은 일반 서민들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천문학적인 규모에 이를 것이다.

 

 

참여사회 2013-12월 통권205호 @이하

전두환 추징금 환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까지 역외탈세에 가담했다고? 전 국민적 분노가 폭발했다. 그리고 이는 불가능할 줄 알았던 현실을 단숨에 바꾸어 놓았다. 그동안 통장에 29만 원 뿐이라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배째라 초식’을 넘어 추징금을 받아낼 묘수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방법은 있었다. 채동욱 총장의 검찰이 추징시효를 불과 수개월 앞두고 독하게 추적하자 그동안 숨겨놓았던 재산들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두환 재산 찾기가 성과를 내자 정치권은 ‘공무원 범죄 몰수 특례법’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으로 추징시효를 없애며 화답했다. 결국 쿠데타와 양민 학살로 집권해 수천억 원대의 치부를 하고도 조금도 뉘우치지 않던 후안무치한 전 전 대통령도 무릎을 꿇고 추징금 완납을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이어서 [특집] 2013, 희망과 절망의 순간들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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