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9년 12월 2019-11-28   2935

[통인]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오브제는 당신입니다” – 강수정 국립현대미술관 시니어 큐레이터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오브제는 당신입니다” 

강수정 국립현대미술관 시니어 큐레이터

2019년, 광장은 다시 한 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조국 수호’와 ‘검찰 개혁’을 외치는 집회와 ‘조국 반대’를 주장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기 때문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로 광장에서의 대립은 일단락 되었지만, 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광장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언론의 카메라는 ‘대립’과 ‘국론 분열’이라는 상황에 줌인 되어 있었으나, 그런 말들은 광장에서 분출되는 이야기들을 담기에 역부족이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던가. 카메라를 줌아웃하여 멀리서 바라본다면 광장도 조금 다른 모습으로 보일지 모른다.

 

100년 동안 한국 사회의 변화 과정을 조망하면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맞아 열린 <광장 : 미술과 사회 1900-2019>(이하 ‘광장전’)은 한국 사회의 모습을 종횡으로 기록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과 개발독재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어떤 광장들이 존재했고, 사람들은 그 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지난 11월 15일 강수정 시니어 큐레이터를 만나 우리 시대의 광장은 어떻게 흘러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물었다.

 

강수정

 

미술관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직제상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1과장이고, 직업은 큐레이터다. 학예연구관이라고도 하는데, 전시를 기획하는 일을 한다. 과천에 있는 전시 1과가 중·장기 전시를 담당하면서 미술관 전체 전시 계획을 조정하고 디자인·설치도 총괄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상황을 두루 보면서 일을 한다. <광장전>은 과천·서울·덕수궁 3개 관이 통합해서 전시를 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맞아 한국 미술과 사회사 100년을 총망라하는 전시를 하게 됐다. 언제부터 준비했나.

국립현대미술관은 2000년대 들어오면서 근현대 미술사를 연대기로 살펴보는 전시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런 역사가 총 집결된 형태인데, 개관 50주년은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기존과 다르게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보통은 몇 주년이 되면 기관 자체의 역사와 위상을 보여주는 전시를 기획하는데,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역사가 관람객, 작가, 사회와 함께 만들어져 왔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그분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컨셉으로 기획했다. 그래서 심지어 역대 관장의 인터뷰도 선보이지 않았다.

 

전시의 키워드를 ‘광장’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동시대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가 뭘까 고민하면서 관련 책들을 읽다가 최인훈 선생님의 소설 「광장」이 떠올랐다. 최인훈 선생님이 고민한 테제들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으로 여러 번의 광장이 있었는데 광장이 어떤 식으로 역할을 했고, 사람들은 어떤 광장을 만들고 싶었을까 생각하면서 읽었다. 소설 속 ‘밀실’과 ‘광장’의 대립구조가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광장과 밀실 사이에서 방황하면서 어떤 가치를 찾으려고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예술가들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광장 아니면 밀실로 이분화되어서 택일을 강요하는데, 예술가들은 항상 제3의 시각에서 고민하는 존재들이다. ‘광장’이 이런 전체적인 상황을 아우를 수 있는 키워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얀 새’, ‘회색 동굴’, ‘불꽃 사막’ 같은 문학적인 표현도 회화적이어서 전시의 소주제로 차용하는 등 많은 영감을 얻었다. 

 

BTS 노래에서도 영감을 받았다고 하던데?

문화 창작자가 대중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관심이 많다. 대중 문화도 결이 다를 뿐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BTS의 노래는 기존 세대하고 언어 서사가 굉장히 다르더라. 시각적 표현과 곡 구성을 실험하는 부분이 새로웠다. 영감을 준 곡 〈바다〉는 청년이 생각하는 동시대의 절망과 이상향인 바다를 향하는 마음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특히 랩이 좋아서, 섹션 제목을 만드는 데 차용 했다.

 

관람객은 많이 왔나? 전시를 본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많이 온 거 같다. 관람객들이 자기 자신을 미술관에서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정엽 선생님의 거울 작품은 ‘우리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오브제는 당신입니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주에는 여고생들이 단체관람을 왔었는데,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고 있더라. 거울 속에 비친 자신들의 모습을 거침없이 찍는 걸 보면서 정말 기뻤다.  

 

전시관이 세 군데인데, 특정한 사람들이 특정 전시관에 많이 방문한다거나 관람객이 한쪽에 쏠린다거나 하지는 않았나?

과천관은 도심에서 약간 거리가 있기 때문에 정말 전시를 보고 싶다거나, 미술 공부를 하려는 사람들, 혹은 자연을 즐기고 싶다는 목표가 있는 분들이 많이 온다. 서울관·덕수궁관은 워낙 유입 관람객이 많은데 거기에서 브로슈어를 보고 과천관으로 오기도 한다. 과천관만 서너 번 오는 분도 있고, 한 번 오는 분들보다 여러 번 오는 경우가 많더라. 전시에 대한 의견도 주고 그런다.

 

어떤 의견을 주던가.

여러 가지 이야기가 공존하고, 생활 문화사를 함께 보여준다. 그래서 미술관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오브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서 재미있다고 얘기해 주신다. 가령 우표나 운동화, 옛 TV 같은 것들. 또 이렇게 많은 작품이 전시된 이유가 뭔지 묻기도 한다. 그때 베트남 전쟁 코너를 예를 들어 이야기를 했다. 대형 회화 몇 점만 전시해도 베트남 전쟁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겠지만, 여성 민병대를 그린 작품이나 아기가 포탄의 위협에 노출된 것을 표현한 작품 등, 다양하게 구성하여  전시했다. 하나의 사건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서 계층별로 작품과 서사구조를 다르게 접근하면서 공감하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여성 민병대에, 어머니들은 전쟁에 위협받는 아기의 모습에 공감하더라. 또 50대 아버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선데이 서울>이다. (웃음) 

 

그런데 <선데이 서울>은 60년대 말 한국 실험미술을 다룬 유일한 잡지다. 그 당시 액션 페인팅, 누드 퍼포먼스는 도발적이고 파격적이었기 때문에 전문지보다 여기에서 다루었다. 이후 수십년 동안 한국미술에서 실험미술은 사라졌었는데, 2001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전환과 역동의 시대>전을 개최하면서 정식 미술사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때 귀중한 사료가 되었다.  

 

<선데이 서울>이 그런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몰랐다.

이 잡지는 사진이나 기사를 통해  당시 미술 운동의 사실을 유일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자료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를 통해, 오랫동안 잊혀졌던 실험미술을 재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실험미술이 중요한 한국미술의 양식 중 하나로 이야기되고 있다. 전시장에도 잡지 코너의 <선데이 서울>에 이어서 실험미술 작품들을 전시해서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이 연관관계를 이해하고 접할 수 있게 했다. 

 

최근에는 광장의 집회가 이분화되는 등 사회적으로 갈등이나 의견 대립이 많은 것 같다. 예술인들의 사회적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나. 

예술가들은 사회의 리더이거나 직접 이윤을 생산하는 주체가 아닌 경우가 많아서, 사회에서 소외 당하기 쉬운 위치에 있다. 그러나 예술에는 그런 것을 뛰어넘는 강력함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 ‘회색 동굴’ 코너에는 동백림  사건으로 억울하게 수감된 윤이상 작곡가, 이응노 작가가 옥중에서 창작한 악보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당시 정권에 탄압을 받았지만 이들의 창작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들을 오마주하여 박찬경 작가는 미디어 작품으로, 임형진 연출가는 실험 연극으로 연대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예술가들은 이처럼 긴 세월을 연대하면서 작품으로 이를 기억하고 사회의 본질을 보여주지 않나. 그게 예술이 가진 파급력이고, 힘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를 바라보고, 자신의 시각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인 것 같다.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① 덕수궁관 – 채용신 <전우 초상> 

② 과천관 – 최병수 <한열이를 살려내라> 

③ 서울관 – 송성진 <1평 조차>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척사파들의 비장미 넘치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들도 흥미로웠다. 그것도 역사에 대한 기록인가. 

1부는 ‘의’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다룬 기획이다. 일본 식민지가 되면서 척사파는 역사적으로 패배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대의 거대한 정치적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채용신 등이 그린 애국지사들의 초상을 통해 사회적으로 제대로 존경받지 못한 그들의 정신적·가치적 측면을 돌아보고자 했다. 예술은 이윤을 창출하지는 않지만, 그런 것들과 별개의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사회학에서 예술은 정치·경제 논리와 거꾸로 간다고 하는데, 소외되거나 제대로 의미부여 받지 못한 것들을 되살리고 현재로 소환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다. 

 

과천관의 경우 시대별로 작품을 충실하게 구현하려고 노력한 거 같다. 전시관 중앙 광장에 설치된 〈노동해방도〉나 〈한열이를 살려내라〉 같은 걸개 작품이 눈에 띄더라. 

그 공간을 기획하는 데 영화 <1987>이나 <택시운전사>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87년 민주화 항쟁 때의 광장과 현재의 촛불 광장에 대한 이야기를 중층적으로 구현하려고 했다. 걸개는 한국 미술사에만 있는 독특한 구조의 작품 양식이다. 미술관에서는 1994년 <민중미술 15년>에서 걸개가 최초로 전시됐는데, 거기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로 ‘한열이를 살려내라’ 걸개를 전시했다. ‘노동해방도’는 87년에 노동자대투쟁에서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흐름을 강조하기 위해서 전시하게 됐다. 소실된 줄 알았는데 다행히 최병수 작가님이 가지고 계셨다. 이한열 열사 운동화는 심하게 훼손된 걸 컨설베이터가 보존처리를 해서 살려낸 거다. 사회에서 훼손되거나 상처받는 것들이 예술의 영역에 들어와서 되살아나거나 치료가 된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자동차는 영화 <택시운전사>에 나온 것과 같은 기종인데, 거리의 극적인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서 설치했다. 배병환 선생님의 작품은 실제 광주에서 파낸 보도블럭에 당시 유행가 가사를 새겨넣어서 만든 거다. 또 이상일 작가님의 <구 광주망월동>은 5.18 광주 민중항쟁 당시 실제 진압군으로 투입되었던 작가가 필름의 인화지에  떠 오르는  영정 이미지를 보고 ‘내가 죽인 사람들일까.’ 하고 고뇌하는 뼈아픈 회한을 담고 있다. 이 공간도 다양한 시각적 서사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광장’에서 분투하는 개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서울관의 작품들은 조금 비관적으로 보이기도 하더라.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뭔가.

현재 우리 삶이 함께하는 동시대 광장, 그리고 이후 광장이 어떻게 될까 고민하면서 기획된 것이다. 동시대의 광장도 낭만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담당 큐레이터는 동시대의 광장은 집단적인 연대감이 있는 반면에 분열, 혼돈이 모두 공존한다고 보았다. 난민, 여성, 퀴어 문화를 두루 다루고 있는데, 다원화된 공동체 속에서 개인들이 만나게 되는 질문과 상황에 대해 예술가들과 함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살펴본 것이다. 거기에서 나와 타인, 공동체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좀더 개별성에 집중한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기획이라 생각한다.

 

기획자로서 시민들이 눈여겨보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그런 부분인가? 

나는 오히려 관람객들이 무엇을 중심으로 보는지가 궁금하다. 요즘 전시 프로그램 중 ‘큐레이터 톡’이 있는데, 곧 유튜브에 공개된다. 거기에 달리는 댓글들도 자주 읽는다. 이번 전시는 곳곳에 재밌는 키워드를 많이 숨겨놓았다. 첫 번째 발코니에 오비맥주 광고 포스터가 있고, 냉장고가 있는 포스터 두 번째 칸에 치킨이 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기호품이 맥주랑 치킨 아닌가. 예술적으로도 훌륭한 작품이지만, 이런 작품을 보면서 한국인의 소비문화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공감하고 즐거워했으면 좋겠다. 우표, 거울, 모형 등도 같은 이유로 전시되어 있다. 일상과 함께하는 예술을 발견하고, 이 속에서 관람객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뭔가?

개인적 서사에서는 김현 디자이너의 호돌이 프로토타입을 가장 좋아한다. 어릴 때,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단을 신청했다가 떨어졌다. 그때 답례로 호돌이 기념품을 받았다. 전 국민의 축제에서 소외되었던 재수생의 슬픔과 씁쓸했던 청춘 같은 것들이 호돌이 인형에 투영되어 있어서다. (웃음)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많아졌지만, 더 시민친화적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미술관은 여러 모순들이 충돌하는 공간이다. 모두가 주체일 수 있는 공적인 공간이지만 고도의 지적인 시각 예술의 결과물을 전시하는 곳이기도 하다. 미학적으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완결적인 형식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동시에 대중들이 와서 대화도 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런 부분을 균형감 있게 잘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미술관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뮤지엄 나잇’ 이나 ‘악동뮤지션’을 초대해 K-pop’ 공연 프로그램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지금 이 미술관 레스토랑도 예전에는 매점이었는데 지금은 과천의 맛집이 됐다. (웃음) 서로 소통하는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이나 도슨트 해설을 다양하게 기획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큐레이터들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관람객들이 주체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큐레이터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작가들이 좋은 작품도 많이 만들어야 할 텐데, 최근 국정감사에서 작가들 처우 문제가 제기됐더라.

창작보수artist fee를 말하는 것 같다. 문체부의 ‘미술창작 대가 기준 고시’에 산출된 수식에 의하면 그렇다는 거다. 현재 이 고시 적용이 시범 운영 중이라, 현장의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에 있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국가 기관으로서 미술 현장의 얘기를 듣고, 더 좋은 정책이 입안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도 미술관의 역할이다. 지금은 언급된 부분은 다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작품 선택이나 전시 기획 관련 콘텐츠에 대해서는 미술관의 권한이 크지만, 제도는 독자적으로 바꿀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 현장과 제도를 살펴보며, 작가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창작활동이 가능하도록 함께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에 대해 알려달라.

현대미술관은 미술사에 대한 재정립, 국민의 문화향유권 신장, 한국미술 국제화를 목적으로 건립됐다. 다른 언어로 변주되기도 하지만 그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한국미술의 위상과 역할을 보여주는 컨텐츠를 개발하여, 관람객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나누려고 한다. 또 국제현대미술계와 활발한 소통을 통해 미술관들이 서로 기여하고 함께 성장했으면 한다.

 

이응노의 <군상>을 보며 다시 광장을 떠올려본다. 억압하는 권력에 맞서 모이고 흩어지던 과거의 광장과 서로 다른 의견이 대립하는 현재 광장의 모습은 표면적으로 다르게 보인다. 그렇지만 어쩌면 지금의 광장도 ‘대립’과 ‘분열’의 주장들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개개인들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과거의 광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광장은 어떤 모습일까. 흩어지고 모이면서 역동하는 광장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자유로운 개인으로, 때로는 무리지은 군중이 되어 ‘따로 또 같이’ 광장에서 계속 만나야 한다. 

 

월간 참여사회 2019년 12월호(통권 271호)

이응노 <군상> ⓒ국립현대미술관

 

역사의 광장에 선 사람들. (…) 

하지만 이응노가 그린 군중은 획일적이지도 집단적이지도 않습니다. 저마다 자유롭게 움직이며 다양하게 모이고 흩어지죠. 그런 그들의 형태와 동작은 화면에 역동적인 운동감을 부여합니다. 

역사 속에서 생동하며 꿈틀대는 사람들과 그들이 모여 이뤄낸 광장의 모습은 투쟁을 넘어선 평화, 갈등과 대립을 넘어선 화해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응노 <군상>에 대한 해설 중에서  

 

❶   유적·예수품 등의 보존처리가

 


글. 이선희 미디어홍보팀 간사

사진. 이한나 미디어홍보팀 간사 

 

※ 정정합니다

지난달 <참여사회> ‘통인’ 코너의 20쪽의 질문 내용중 ‘7월 1일부터 100여일째’를 ‘9월 9일부터 50여일째 점거농성’으로 정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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