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20년 09월 2020-08-28   623

[읽자] 코로나19 시대, 집안에서 변화와 안정 찾기

코로나19 시대,
집안에서 변화와 안정 찾기

 

언제까지 이어질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요즘은 ‘코로나19 시대’로 기록될 게 분명하다. 그만큼 전면적인 영향과 변화일 테고, 인류의 대응 및 적응에 따라 결과도 크게 달라질 게 확실하니, 코로나19 시대라 이름 붙여질 요즘이 어떻게 기록될지는 우리가 하기 나름이겠다. 

 

당장은 바깥으로부터의 충격이 커서 이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차차 안정화가 되면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지고 그 기준 위에서 각자의 삶과 전체의 세계가 이루어질 테니, 단기적 대응에 더해 장기적 적응의 관점에서 과제를 설정하고 방향을 가늠해봐야겠다. 

 

커다란 시대의 과제 앞에서 한 사람의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싶지만, 우리가 확립해야 할 면역체계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의 몫을 다할 때만 가능하다. 한 사람의 작고도 위대한 발걸음이 지금만큼 절실했던 때가 있었나 싶다.

 

꿈꾸는 공간을 그려보아야 상상도, 시도도 가능하다

자가격리, 재택근무 등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니 자연스레 집안의 구조가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그간 집안에서 하지 않았던 활동을, 이전보다 훨씬 오래 지속해야 하니, 대강 넘어갔던 불편함이 절실하게 다가오고, 미처 알지 못했던 공간의 쓸모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집안에서의 “행동은 모두 물건과 관계가” 있으니, 물건의 역할과 배치도 행동의 변화에 따라 재정리가 필요하다. 주거 공간 디자인을 연구한 세 명의 설계 전문가가 전하는 각종 정리법은 물건의 크기, 사용 빈도 등을 기준으로 책상, 식탁, 침대 등 구체적인 공간의 조정을 제안하는데, 이처럼 변화에 따른 적정 상황을 새롭게 그려보고 세세한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꾸준히 움직일 수 있고 또 이상적인 상황에 다가설 수 있다는 점이, 코로나19 시대를 건너가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어 더욱 반갑다.

 

월간참여사회 2020년 9월호 (통권 278호)

 

설계 전문가들의 정리법 – 너저분한 ‘자리’부터 시작하기 | 글 구도 에미코, 미키 요시코, 이토 마리코 | 안테나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가장 편리하게 살아갈 모습, 가장 안정적인 생활 동선을 머릿속에 그려봅시다. 꿈꾸던, 이상적으로 정리된 공간을 그려보면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어떤 수납이 적절할지 구체적인 대책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오랫동안 불편했고, 이제 불편함이 습관이 될 지경이라 하더라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과정이 결국에는 이상적인 상황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줄 겁니다. 이상적인 공간을 염두에 두면 정리하려는 동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어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 번쯤 생각해봤다면, 이번이 기회 아닐까

코로나19 시대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무분별한 생태계 파괴와 이로 인한 기후위기가 함께 거론된다. 꼭 코로나19가 아니라 해도 이 원인이 해결되지 못한다면 비슷한 사태는 더욱 빨리, 더욱 거세게 인류에 찾아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간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실천을 키워온 채식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지구 생명에 부담을 덜 주면서 자기 생명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선택되기 시작한 것이다. 신념과 의지만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니 각자가 부드럽게 시작하고 오래 이어갈 수 있는 ‘현실 채식’의 방법이 절실해진 것이다. 

 

이 책은 채식주의자이자 한약사 그리고 환경운동가로 10여 년 넘게 활동해온 저자가 제안하는 채식 출발 가이드다. 채식 감수성을 키워주는 편안한 요리부터 일주일에 하루 정도씩 실천해보는 아침, 점심, 저녁별 식단까지, 한 번쯤 마음먹었던 이들이 한 번은 시도해볼 수 있도록 그야말로 실천 가능한 방법들을 제안한다.

 

 

월간참여사회 2020년 9월호 (통권 278호)

 

채식 연습 – 천천히 즐기면서 채식과 친해지기 | 글 이현주 | 레시피팩토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동안 세계 곳곳의 대도시에는 야생동물들이 활보하였고, 차량이 줄어든 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맑은 하늘을 선보였다. 자연은 깊은 심호흡을 통해 잃어버린 균형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혈관과 세포들도 비움과 휴식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결핍처럼 느껴지겠지만, 차츰 야생동물들이 나타나듯 우리의 타고난 면역체계들이 재생되고, 인간 본연의 행복이 꿈틀대기 시작할 것이다. 만약 서둘러 변화하지 않으면, 몸은 어떠한 증상을 통해 강제적인 휴식을 요청할 것이다. 우리의 몸은 자연이기 때문이다.

 

모두의 사정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함께 바라봐야 

모든 게 전에 없던 상황이라 여전히 혼란스럽고 갈 길은 너무 멀어 끝이 보이지 않는다. 때로는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하며 다른 사회 구성원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동도 속속 등장하는 모습이다. 지금은 이런 불안까지도 껴안으며 모두가 모두를 구하는 면역체계를 유지하는 게 사회 최우선의 과제가 되었다. 직접 만나지 못하지만 유지하고 나누어야 할 공통의 기반이 무엇일지 고민이 깊어진다. 

 

그러다 집안 구석에 놓인 몇몇 사전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전이야말로 대다수가 동의한 확고한 인류 공통의 지식을 담아둔 결과이니, 그간 웹 검색의 편리에 밀려 점차 의미와 역할을 잃어가던 사전을 다시금 들춰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었다. 

 

웹 사전 기획자 정철은 사전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떠한 가능성이 있는지를 설명하며, 공통의 사전을 읽는 동시에 각자의 사전을 덧붙여 가야 한다고 말한다. 다소 추상적인 제안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그리고 해나가야 할 일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월간참여사회 2020년 9월호 (통권 278호)

 

사전 보는 법 – 지식의 집을 잘 짓고 돌보기 위하여 | 글 정철 | 유유 

지금 우리가 보는 사전은 너무 오래된 것이고, 웹 사전에서 보는 사전 내용은 그 특성상 출처를 파악하기 어려우며,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해서 사전, 특히 백과사전에 적힌 내용은 너무 빨리 진부한 내용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사전은 못 믿을 책입니다. (중략) 그럼 이렇게 못 믿을 자료인 사전을 우리는 왜 읽어야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전이 지식의 보루이기 때문입니다. 예전만큼 굳건한 보루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전만 한 것이 아직 없습니다. 그리고 이 사전을 잘 다루면 여전히 강력한 도구로 쓸 수 있습니다. 특히 세상을 개괄적으로 파악하기에는 사전만 한 책이 없죠.


글. 박태근 알라딘MD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온라인서점 알라딘에서 인문MD로 일했습니다.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 연구원으로 출판계에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며, 여러 매체에서 책을 소개하는 목소리를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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