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2년 08월 2002-08-10   749

어린이들의 보행자 권리선언

“미성-대학로”간 도로에 지하보도 설치해야


군산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군산시민연대)는 지난 3년 동안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 사업을 전개해 왔다. 푯말만으로 존재하는 School Zone(어린이 보호구역)을 보면서 어린이 교통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운동을 시민사회운동의 중요한 ‘의제’로 삼아야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사업을 진행했다.

군산시에서는 매년 초등학교 주변에서 교통사고로 2명 이상씩 사망하고 있다. 올해만해도 벌써 초등학생 2명이 사망했다. 군산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미성-대학로 개설계획’은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 계획됐다.

군산시는 문제의 도로를 계획하면서 학부모들과 공청회 한번 개최하지 않은 것은 물론 군산시민연대와 미룡초교 운영위원회가 수차례 안전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으나 미봉책만을 내세우며 회피해왔다. 급기야 지난 7월 13일 미룡초교 학부모 400여 명이 어린 학생들을 위험한 도로로 내몰 수 없다며 ‘등교거부’를 단행하자 그제서야 성의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지하차도’와 ‘제방형 육교’ 방안 등 2가지로 큰 줄기를 잡아가고 있다.

미성-대학로는 1984년에 계획된 무사안일한 자동차 중심의 교통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다. 1984년 미성-대학로가 계획될 당시만해도 통학로 대부분이 도로 안 쪽에 위치해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최근에는 통학로 93%가 도로 밖에 위치하는 등 교통여건이 변화했다. 군산시는 이러한 변화된 교통환경에 따른 대책을 전혀 수립하지 않았고, 결국 학부모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꼴이 된 것이다. 따라서 84년에 세운 도시계획을, 변화된 교통환경에 대한 고려없이 98년에 들어와 강행하려한 무사안일 행정의 전형이다.

미성-대학로는 초등학생들이 횡단하는 횡단도로폭이 최대 250m 정도나 되고, 어린이들은 이곳을 3번의 교차로를 거쳐 통과해야 한다. 또 평소 보행자들이 많지 않은 곳이어서 차량의 과속이 예상되고, 당초 군산시 계획에 의하면 횡단보도 외에 어떤 안전시설도 설치되지 않았다. 특히 난폭운전으로 잘 알려진 화물트럭이 자주다녀서 어린이들의 교통안전은 벼랑끝에 서있었던 것이다. 이에 미룡초교 교통안전대책협의회(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지역발전협의회, 군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하차도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하며, 현재까지 자동차 중심주의 교통정책과 무사안일한 군산시 행정관행과 싸우고 있다.

군산시민연대가 초기 ‘지하차도’를 주장했을 때 군산시는 물론 미룡초교 학부모들까지 가능한 얘기냐며 의아해 했다. 학부모들은 ‘신호주기’를 바꾸거나 양쪽 우회도로 부분에 ‘무신호 교차로’를 ‘수동식 신호 교차로’로 바꿀 수 있다는 군산시 도시계획 담당 공무원의 답변에 상심하고 있었다. 군산시민연대의 지하차도 개설 주장의 근본 정신과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 문제점을 차분히 설명하는 과정에서 미룡초교 학부모들은 지하차도 개설을 자신들의 요구사항으로 내걸면서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과 맞서 싸웠다. 학부모들과 관심있는 언론도 지하차도만이 유일한 대안이라 인식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조동용 군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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