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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년 02월
  • 2002.02.01
  • 609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시찰단 선심성 외유 논란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된 예비주자들이 세간에 오르내리고, 선거운동의 위법성 시비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사실상의 선거운동은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되었다. 특히, 현직 자치단체장들은 공직을 교묘히 활용하고 있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맘때만 되면 논란이 되는 각종 명목의 해외나들이도 선심성 행정 중 하나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제주도는 1월 4일부터 12일까지, 8박9일 동안 ‘국제자유도시 자료보강을 위한 해외사례 조사’를 다녀왔다. 이번 해외사례 조사에는 제주도의회 부의장과 도의원 6명, 도 출입기자 5명, 자유도시추진본부장을 비롯한 4명의 공무원이 참가했다. 더군다나 지난해 12월, 도내 여성단체들의 동남아여행건으로 선관위의 유권해석논란까지 일으키며 구설수에 오른 뒤 보름 만의 일이라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따갑다.

이번 해외시찰이 선거를 앞둔 선심성 외유라는 사실은 다음 세 가지 혐의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첫째, 최근 제주도 자유도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로 인해 제주사회 전체는 몹시 고무돼 있다. 연일 신문에 축하광고가 이어지고, 제주도측에서 거대한 자축행사를 기획했다가 도민들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번 ‘해외자료 조사’는 법 제정에 기여도가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법 제정을 기념하는 자축성 휴가라는 혐의가 짙다.

둘째, 이번 시찰에는 국제자유도시법 추진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던 제주도국제자유도시 추진본부장이 동행했다. 이미 법은 제정됐지만, 현재 하위 법령안 마련이 시급한데다 시안마련 기한마저 넘긴 시점에서 본부장이 굳이 ‘해외사례조사’를 나갔어야 하느냐는 비판도 있다.

셋째, 시찰대상지가 왜 하필 동유럽이냐는 점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후발주자로서의 성공사례”를 알아보려는 것이라 한다. 그러나 동유럽에서는 자유도시 성공사례를 찾기 힘들다. 시찰 대상지인 구 공산권 국가 중 가장 성공적인 시장경제 전환을 이뤘다는 헝가리와 체코조차 낮은 생산성과 높은 실업률, 불안정한 금융시장, 민영화의 낮은 진전율 등 여전히 당면 해결과제를 안고 있는 나라들이다. 폴란드 역시 소위 ‘충격요법’이라 불리는 야심찬 경제개혁을 펼쳤지만 위에 거론된 나라들과 사정이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오스트리아는 자본주의를 기조로 하면서도 주요 기간산업의 국유화·국영화정책을 펴고 있는 나라다. 이런 나라들에서 자유도시를 벤치마킹하겠다는 발상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

1인당 450만원, 총 7000만원의 공적예산을 쏟아 붓는 외유성 해외나들이 관행은 10년이 지난 우리의 지방자치 시대에도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현재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에서는 이러한 외유성 해외나들이에 제동을 거는 조례개혁운동을 펼치고 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잘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선거가 참된 자치를 실현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일이 시급하다.

고유기 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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