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2년 02월 2002-02-01   385

권력교체기 시민사회운동의 역할

권력교체기 시민사회운동의 역할


민주당이 오랜 논의 끝에 총재직 폐지와 국민참여경선을 포함한 정당쇄신방안을 확정하고 당내 후보경선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안에서도 후보경선을 포함한 쇄신요구가 점차 강하게 터져나오고 있다. 당내 경선에 대비해 방송3사는 후보경선 토론을 준비하고 있으며 신문도 이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작년 연말 이후 관심을 모았던 정당개혁이 부분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바야흐로 대통령선거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

2002년 권력교체기에 시민사회운동이 맡아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대통령선거가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진행과정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유권자들이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일이다. 시민사회운동이 할 수 있는 선거감시활동에는 선거자금, 금권 및 관권 개입, 지역감정 조장, 후보 간 사상시비와 인신공격 등에 대한 감시가 포함된다.

그 중에서도 선거자금 감시에 주력해 선거비용을 줄이면서도 공정한 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선거자금 감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돈 안 드는 선거를 정착시키며, 정책과 공약을 중심으로 후보를 판단하는 새로운 선거문화 창출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후보들에게 법정선거비용을 준수하고 불법자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공개약속을 받아내고, 구체적으로 중앙선관위 등과 협력해 선거자금 감시를 함께 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과거 총선연대 경험으로 볼 때 캠페인만으로는 지역감정을 차단하기 어려우므로 더 효과적인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당내 경선과 본선에서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운동의 정책전문가들과 학계 전문가들이 함께 정책·공약 평가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선거감시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본선뿐 아니라 후보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에서부터 체계적인 감시활동을 펴야 한다. 총선연대의 낙천운동 단계에 해당하는 경선감시 역시 대통령선거에 대한 감시와 마찬가지로 선거비용 등 후보선출 과정의 공정성을 감시하는 것이다. 지역감정이나 인신공격을 방지하고 정책과 공약을 통해 경선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같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국민과 당원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개방적인 국민참여경선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런 취지가 경선 과정에서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국민 입장에서 촉구하고 감시해야 할 것이다.

선거감시 외에도 시민사회운동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은 또 있다. 우선 민주당이 앞장서서 추진하고 있는 총재직 폐지와 국민참여경선, 상향식 공천 등 중요한 정당개혁 과제들이 다른 정당들로도 확산되어 이번 기회에 정당개혁과 정치개혁이 동시에 성사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촉구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개혁이 선거법과 정당법, 정치자금법에 반영되어 제도화되도록 국회에 정치관계법 개정을 촉구하여야 한다. 특히 지난 총선연대 활동 이후 쟁점이 되고 있는 후보자의 선거운동과 시민의 선거참여 구별, 시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선거참여 허용, 사전선거운동 폐지 등 유권자의 참여를 폭넓게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총선에서 총선연대를 결성해 낙선운동을 벌인 바 있다. 대선 역시 국민이 주인 되는 선거, 유권자가 중심되어 참여하는 선거여야 한다는 점에서 총선과 다를 바 없다. 다가오는 대선이 국민과 함께 21세기를 창조해나갈 훌륭한 지도자를 선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그리하여 대선이 ‘당신들의 축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운동에 기대를 걸어본다.

정대화 상지대 정치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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