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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참여사회    since 1995

  • 2004년 07월
  • 2004.07.01
  • 939
2004년 5월 참여연대 회원한마당 행사 후기
지난 5월 22일∼23일, 참여연대 회원들과 상근자들은 회원모임 산사랑과 우리땅,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공동주관으로 우리국토의 역사와 유적, 자연을 함께 느끼고 배우는 광주전남지역 답사 여행을 떠났다. 광주 5·18묘역에서 전남 운주사에 이르기까지, 이번 답사 여행은 참여연대 회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동시에, 우리 역사의 과거와 오늘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여행에 참가했던 한 회원이 보내온 일지 형식의 답사 후기를 통해 행사 소식을 전한다. 편집자주

서울에서 광주로

(5월 22일 토요일 오후 3시∼5시 40분)


출발시간은 예정보다 늦은 오후 3시. 5월의 오후지만 매우 덥다. 햇볕은 쨍쨍했고 하늘은 맑았다. 참여연대 회원모임 단체들과 사무처 간사들이 오랜만에 함께 하는 행사라 기대감으로 분위기는 고조! 안진걸 간사의 사회로 참가자들이 자기소개 하는 시간을 가졌다.

5.18묘소 방문

(오후 5시 40분∼7시)


5.18묘소 입구에는 민주화운동을 하다 숨진 분들의 영정과 사건내역 등이 적혀 있는 표지판이 나란히 서 있다. 5.18묘소는 구묘소와 신묘소로 나눠져 있는데, 특히 구묘소는 아담한 마당처럼 푸근하게 방문객을 맞는다. 오후 6시가 다 되어 도착한 지라 산꼭대기에 걸린 해가 붉게 타올랐고, 그 햇볕이 시위하는 듯 묘지들을 비추고 있다.

구묘소에서 100여 미터쯤 걷다 보면 신묘소를 만난다. 신묘소는 5.18이 공식 국가기념일로 제정되고 민주화운동 성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묘소 중앙에는 높은 탑이 서 있다. 뭔가 인공적이고 딱딱한 느낌을 준다. 두 개의 탑은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데, 벌어진 틈새로 새알 같은 것이 걸려 있다. 민주화에 대한 염원을 어린 새가 알껍질을 박차고 하늘로 비상하려는 것에 비유하고자 했던 것일까? 다 같이 광장에 모여 묵념을 한 후 묘역을 나섰다. 송광사로 출발한 건 저녁 7시가 넘어서였다. 어둠이 내린 아기자기한 호남 산하의 아름다움에 난 도취됐다.

저녁식사 및 뒷풀이

(저녁 8시 10분∼다음날 새벽 3시 30분)


송광사 근처 여관들 지붕엔 모두 기와장이 얹혀 있다. 경주의 여관들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먼저 온 여행객들이 왁자지껄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도 식당 한 쪽에 자리잡고 앉아 저녁식사를 한 뒤 곧 뒤풀이에 들어갔다. 청년마을 등 참여연대 여러 회원모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남 목포와 광주에서 온 열혈회원들도 있었다. 특히 벌교가 고향이신 회원은 황가오리회, 참꼬막, 소라를 사비를 들여 사오셨는데, 술안주로 제격이었다. 붙은 꼬막의 입을 여느라 손톱이 깨졌다. 12시가 넘어 2차 뒤풀이가 이어졌다. 새벽 3시를 넘겼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굳센 회원은 4명이었다.

아침식사 및 송광사 답사

(5월 23일 일요일 오전 6시∼8시 30분)


늦게까지 술을 마신 탓인지 밥이 그리 잘 넘어가지 않았다. 밥을 억지로 넣고는 송광사로 출발했다. 송광사는 해인사, 통도사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승보사찰로 유명하다. 생애 첫 방문이었지만, 공사로 절이 어수선해 답사는 이내 끝났다. 조계산 계곡에서 흘러내린 시냇물 옆에 만든 사찰의 경치가 으뜸이었다.

선암사 가는 길

(오전8시 30분∼12시)


송광사를 떠나 선암사로 가기 위해 비교적 쉬운 길인 굴목치 길을 택했다. 어제 뒷풀이로 일행들이 피로했기 때문이다. 조계산의 산세는 여느 남도의 산처럼 그리 험하지는 않았지만 간혹 돌계단처럼 가파른 길이 있어 늦은 술자리에 지친 이들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송광 굴목치를 넘어 내려가는 길에 보리밥 집에 들러 들이킨 막걸리 한잔은 꿀맛이었다.

선암사

(12시 30분∼오후 1시 30분)


오르락 내리락하는 산행에 시간을 허비한 뒤라 선암사 답사시간은 짧을 수밖에 없었다. 선암사는 승선교라는 돌다리로 유명한 절이지만 우리가 찾았을 때는 보수 중이었다. 선암사는 절 건물들이 아담하고 소박했다. 박상표 회원(회원 모임 우리땅 회장) 말에 따르면, 일제 식민지 치하를 거치면서 일본 절의 양식이 마구 들어와 한국 본래 절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다고 한다. 선암사 입구에 있는 선암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운주사로 출발했다.

운주사

(오후 3시∼4시 30분)


운주사는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의 배경이 된 곳으로, 누운 돌부처로 유명한 절이다. 천불천탑의 절이라고 하지만 개 수를 세어보니 그렇게 많지는 않다. 몽고족 건립설, 도교 사원설, 별자리 관련설 등 여러 가지 궁금증들을 자아내는 절이지만 밝혀진 건 거의 없다고 한다. 특히 탑이 일반적인 절과는 다른 양식을 띄고 있어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기하학적인 문양이나 호빵, 항아리 같이 생긴 돌탑들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독특하다.

운주사의 최고 비밀은 누워 있는 돌부처다. 왜 누워 있을까? 하늘을 덮고 누워 있는 돌부처를 보면서, 어린 시절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바라보며 갖가지 상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중생을 구원코자 했던 돌부처는 하늘을 바라보며 어떤 상상을 하고 있을까?

회원 한 분이 백무산 시인의 「운주사」를 낭독했다.

운주사에 가서 보아라

누가 이런 절을 지었나

모른다 한다 누가 천불천탑

왜 만들었나 모른다 한다

몸은 네 몸일지 몰라도

남의 주장 잔뜩 지고

무량겁을 다녀도 모른다 한다 (이하 생략)

다시 서울로

(오후 4시 30분∼밤 9시 30분)


운주사 입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서울행 버스를 탔다. 귀경길에 역사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현대인들은 왜 과거의 흔적을 찾는 것일까? 답은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함이라고 내렸다. 현대인들은 과거를 계보적으로 정리하며 자신의 역사로 만들고자 한다. 최근의 고구려사 귀속 논쟁도 그러하다. 왜? 현대인들이 실존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무엇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다 5.18 묘역이 보이고, 송광사, 운주사가 보이고,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보이고…,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김성민 우리땅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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