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단체소개 1 –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

미국 소비자운동의 기수

퍼블릭 시티즌의 목표와 성격

미국 워싱턴에는 25년 가까이 소비자의 권리를 위해 활동해온 ‘퍼블릭 시티즌’이라는 시민단체가 있다. 국내에서도 ‘소비자운동의 깃발을 올린 시민의 대변자’로서 익히 알려져 있는 변호사 출신의 랠프 네어더(Ralph Nader)에 의해 71년 창립된 이후, 이 단체는 소비자운동에 있어서 가장 공신력 있고 영향력 있는 단체중의 하나로 성장해왔다.

소비자의 권리와 제품의 안전성, 건강한 환경과 작업장, 그리고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퍼블릭 시티즌이 추구하는 목표이다. 그러나 이것은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싸워서 쟁취해야만 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은 전문 지식에 바탕을 둔 조사 연구와 보고서 발표를 통한 여론형성, 의회를 향한 발언, 소송활동 등의 방식을 통해 정부가 정책과 법안을 바꾸고 제정하게끔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93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한해 소요지출이 80억원에 이른다. 이 비용은 모두 15만 회원들의 회비와 격월간지 「퍼블릭 시티즌」과 그외 보고서, 책자판매 이익금, 기부금들로 충당하고있다. 정부와 기업들을 상대하는 만큼 그들에게서 돈을 받지는 않는다. 지난 20여년 간 대기업들의 힘은 무섭게 커왔으며, 미국의 정치과정은 이들의 이익을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들의 불만은 날로 커갔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불만을 해소하고 친소비자, 친민주주의의 입장에 서는 것이야말로 퍼블릭 시티즌이 잃어서는 안되는 기본 관점이다.

퍼블릭 시티즌의 체계와 주요활동

퍼블릭 시티즌의 주요사업 중 하나는 선거자금의 개혁이다. 현 재직자들은 후보자들보다 선거운동을 위해 3배의 자금을 거둬 들이고 또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퍼블릭 시티즌은 400여개 기층 단체들과 연대하여 모든 의회선거에서 깨끗한 공공자금을 마련하고 나아가 정치활동위원회의 기부금과 후보자들의 임의적인 지출을 제한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 결과, 선거자금개혁의 핵심법안이 의회에 상정되었다. 이 외에도 소비자, 환경, 노조, 인권, 농민조직들과 ‘시민 교역 캠페인’을 전개하며, 나프타 협정에 대해 43개주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교육사업을 벌이고 인간의 가치보다 상업주의를 우위에 두면서 비밀스러운 협상을 벌이는 정부의 행태에 대해 맞섰다. 그 결과, 하원에서 234대 200으로 나프타 협정이 간신히 통과되었다.

퍼블릭 시티즌의 80여명의 간사들은 사무국 외에 의정감시, 개발, 보건, 소송그룹 등으로 나누어져 일하고 있다. 72년부터 이어져오는 소송그룹은 현제 10명의 변호사들로 구성되어 대법원에 승소판결을 여러차례 얻어내기도 하였으며, 퍼블릭 시티즌의 의정감시, 로비 담당자와 협력하여 주로 의회에 증언과 기술적 조언을 함으로써 입법과정에 참여하고있다. 최근에는 정보접근권 확보 사업과 공익소송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 예로, 92년 교도소 내 흡연문제에 관한 공익소송은 눈여결볼 만하다. 네바다 교도소내 한 금연 수감자는 하루에 담배 5갑을 피워대는 흡연자와 한 방에 수감되어야만 했다. 이 금연자는, 흡연이 흡연자뿐만 아니라, 그 주위 사람들의 건강 또한 해치게 되므로 이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네바다주에 요구했다. 당시 소송그룹은 이 사건을 대법원에까지 상고했으며, 결국 간접적일지라도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있다면 이로부터 개인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냈다.

피플 캔(People CAN)

퍼블릭 시티즌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주요 활동이 ‘퍼블릭 시티즌 액션 네트워크(Public Citizen Action Network)’ 일명 ‘피플 캔(People CAN)’이다. 92년 대선을 치루면서, 퍼블릭 시티즌은 하나의 변화를 겪게 되었다. 즉, 전문적 지식이 현대적 기업과의 싸움에서 필수적이라는 생각으로 연구, 로비, 소송등 전문가들의 활동을 중시하던 퍼블릭 시티즌이 시민참여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크게 확인한 것이다.

조직국장 켄 듀치(Ken Deutch)는 “피플 캔은 시민들이 정부의 의사결정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정기적으로 현재 뜨거운 정치적 쟁점이 무엇인지 알리고 그것에 대한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줌으로써,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고 그 설립 취지를 설명한다.

피플 캔의 활동방식은 대략 이렇다. 회원들에게 항의 편지작성 지침서와 그 견본을 보내고, 아울러 입법자, 언론, 그외 여론 형성자들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일체의 활동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면 회원들은 그러한 정보를 가지고 자신이 사는 지역의 신문 편집장에게 편지를 쓴다든가, 상원의원이나 하원의원에게 항의 전화를 건다거나, 다른 회원들과 토론할 수 있도록 모임을 조직한다거나, 수렴된 의견을 의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대표를 워싱턴에 보낸다든지 하는 다양한 활동을 벌임으로써 정부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한다. 실제로 백악관에는 한때 정부정책에 대해 하루 6만5천통의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쇄도하기도 했었다. 시민들의 반응도 좋아서 피플 캔이 설립된지 6개월 만에 이미 1천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으로 팽배해 있는 미국사회에서 시민참여를 이끌어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제를 풀어야만 피플 캔의 ‘밖’으로부터의 압력행사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퍼블릭 시티즌의 ‘안’으로부터의 조사, 로비, 지지활동이 조화를 이루어, 정부로부터 자본과 기업의 영향을 억제하고 정책과정에 시민이 참여하고 결정할수 있게 될 거이다.

참여사회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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