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8년 11월 2018-11-01   958

[떠나자] 지하철 1호선으로 떠나는 단풍여행

지하철 1호선으로 떠나는
단풍여행

 

월간 참여사회 2018년 11월호 (통권 260호)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 ©정지인 

 

우리는 왜 여행을 꿈꿀까. 일하지 않으니 그저 좋고, 똑같은 일상을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좋아서일 것이다. 새로운 풍경과 새로운 음식, 새로운 문화와 사람을 만나니 새롭고 신선하다. 자연히 기분이 밝아지고 기분전환이 된다. 게다가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구경하느라 평소보다 많이 걷기 때문에 신체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운동 효과로 기분이 좋아진다. 건강까지 덤으로 챙기는 것이다.

 

기분전환과 건강을 넘어서는 여행의 긍정 효과가 또 있다. 바로 삶의 ‘변화와 도전’이다. 자기 삶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 중 하나가 여행이 아닌가. 직장을 그만둘 때, 새로운 일의 시작을 앞두고 있을 때, 건강의 적신호가 켜질 때, 사람들은 여행을 꿈꾼다. 그리고 몇몇은 정말 여행을 떠난다. 마음을 비우기 위해 혹은 새로운 도전과 자극을 얻기 위해 여행을 통한 변화를 도모한다. 

 

주변에서 삶의 전환점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만난 홀로여행자들의 대다수는 직장을 바꾸거나, 퇴직하며 삶의 전환점에 들어선 이들이었다. 직접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스페인의 순례길, 산티아고를 걷는 이들도 무언가 변화를 꿈꾸고, 새로운 도전을 앞둔 이들이라는 것을 책이나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접하기도 한다. 

 

이렇게 여행은 자기를 변화시키는 계기이자, 전환점으로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다는 걸 다시금 생각한다. 지금, 변화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 작든 크든 보다 나은 새로운 삶을 꿈꾸는 모든 이들이 여행으로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 보기를 응원한다. 

 

얼마 남지 않은 가을,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갈 수 있는 접근성 좋은 수도권의 근교 단풍명소를 몇 곳 소개한다. 지하철 1호선이 천안까지 확장돼 운행하고 있어 천안까지 얼마든지 지하철로 다녀오기 편하다. 교통편 쉽고, 혼자 떠나기 부담 없는 곳들이라 시간과 마음을 내기만 하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곳들이다.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

월간 참여사회 2018년 11월호 (통권 260호)

가을이 오면 아산 시내의 곡교천 강변을 따라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노란 단풍으로 물든다. 1966년 아산 현충사 성역화사업을 하며 조성한 은행나무 거리다. 현재 350여 그루의 은행나무 노거수들이 자라고 있다. 아산시 염치읍 송곡사거리 충무교에서 시작해 현충사 입구까지 곡교천 강변을 따라 은행나무 단풍길이 2km가량 이어진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멋진 길이다. 11월 10일 전후가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 단풍의 절정기로 때를 맞춰 찾으면 황금빛 장관을 만날 수 있다. 강변에는 코스모스와 국화 등 각종 꽃들도 심겨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곡교천 은행나무길을 걸은 뒤에는 근처의 현충사에 들르는 것도 좋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사당이 있는 현충사는 국보로 지정된 난중일기와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보관된 곳으로 문화유적 외에도 넓은 정원에 아름다운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우거져 가을빛을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은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온양온천역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해 20여 분 이동하면 된다.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   

월간 참여사회 2018년 11월호 (통권 260호)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둘러볼 수 있는 독립기념관은 내부관람이 아니어도 넓은 정원과 숲길, 멋진 조형물로 가볍게 걷거나 쉬어가기 좋다. 그중에서도 1995년에 독립기념관 직원들이 조성한 단풍나무숲길은 가을 산책하기에 참 좋다. 독립기념관 건물을 뺑 둘러서 걸어보는 3.2km 길이의 숲길에는 1,200그루의 단풍나무가 빼곡하다. 조성한 지 20여 년이 지나면서 나무의 굵기도 제법 굵다. 11월 초순이면 울긋불긋 제각각 시차를 두고 물든 단풍나무의 가을빛을 감상하며 가볍게 걸어보기 좋다. 흙길이 아니라 포장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어렵지 않다. 1호선 지하철의 종점인 천안역에서 내려 독립기념관을 수시로 오가는 버스를 이용하면 30분이면 도착한다.

 

오산 물향기수목원

월간 참여사회 2018년 11월호 (통권 260호)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은 10만 평 부지에 아기자기한 테마공원과 다양한 나무들이 자라는 곳으로 교통도 편하고 가족들이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이름도 예쁜 물향기수목원은 가을에는 입구의 멋진 메타세콰이어길이 노랗게 물들어 멋진 단풍길을 연출하고, 수목원 곳곳에서 갈대밭과 단풍나무를 즐기며 가을 기분을 내기에 좋다. 찾는 시기에 따라 만나볼 수 있는 단풍의 풍경이 조금씩 다른데, 깊은 가을을 느끼려면 11월 10일 전후가 괜찮다.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에서 내려 얼마 걷지 않으면 

도착한다.  

 


글. 정지인 여행카페 운영자 

전직 참여연대 간사. 지금은 여행카페 운영자가 되었다. 매이지 않을 만큼 조금 일하고 적게 버는 대신 자유가 많은 삶을 지향한다. 지친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여행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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