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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참여사회    since 1995

  • 2008년 05월
  • 2008.04.28
  • 1362




상속세율 50%? 실효세율은 4%에 불과

이상민 참여연대 간사  cadicalce@pspd.org

세금관련 깜짝 퀴즈 다섯 개
1.우리나라 소득세율은? 2.우리나라 부가가치세율(VAT)은? 3.우리나라 법인세율은? 4.우리나라 상속세율은? 5.우리나라 종합부동산세율은?

어렵고 복잡하기가 남부럽지 않은 우리나라 조세제도를 가지고 위와 같은 깜짝 퀴즈를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것은 몰라도 두 가지는 대답한다. 부가가치세율이 10%와 상속세율 50%가 그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부가세는 징수되고 있지만 상속세율이 50%라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우리가 100원짜리 물건을 사면 그 중 10원은 부가세로 내야 하니까 부가세가 10%인 것은 맞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10억 원을 상속받으면 5억 원(50%)을 상속세로 내야 하는 것인가? 정답은 상속세로 내야 할 돈은 0원이다. 상속세는 기초공제(2억 원), 일괄공제(5억 원), 배우자공제(5억~30억 원), 금융재산공제(최고 2억 원), 신고세액공제(10%) 등 많은 공제제도가 있어서 수십억 원대 자산가도 상속세를 내는 일은 드물다. 실제로 2006년 발생한 상속 재산가액 18조 원 중에서 상속세로 납부해야 할 재산은 불과 7천억 원 정도니 상속세 실효세율은 50%가 아니라 4%인 것이 현실이다. 

상속세 폐지한 캐나다, 여전히 50% 자본이득세로 과세

최근 전경련에서 상속세 폐지 또는 인하를 주장하여 그에 따라 정부도 검토해본다는 식의 입장을 표명한 적이 있다. 캐나다가 상속세를 폐지했듯이 상속세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국제 조류라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미국(45%), 프랑스(60%), 독일(50%), 일본(50%) 등 대부분의 OECD 국가는 상속세를 그대로 존속하고 있다. 특히 상속세를 폐지했다는 캐나다도 상속세라는 형태의 과세는 폐지했지만, 자본이득세 형태로 최고세율 50%에 이르는 세금을 과세하고 있다. 결국 캐나다가 상속세를 폐지했다는 것은 세금의 이름과 징수하는 형태만 바뀐 것에 불과하다.

전경련은 특히 상속세의 부담이 커서 기업 활동을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꺾일 뿐만 아니라 2세에게 기업을 물려주기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기업 활동을 통해 이미 상당히 많은 세금을 냈는데 또 상속세까지 내면서 2세에게 물려주는 것은 이중과세가 아니냐는 논리이다.

상속세는 개인만 내는 세금, 기업 재산엔 부과 안 돼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상속세를 내는 것은 개인이지 기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거꾸로, 기업 활동 중에 상당히 많은 세금을 낸 것은 기업이지 개인이 아니다. 우리는 가끔 기업과 그 경영인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기업이 상당한 금액의 법인세를 냈다고 해도 그 기업의 경영인은 임금에 대한 근로소득세를 내왔을 뿐 기업의 법인세와는 무관하다. 마찬가지로 어떤 기업의 경영인이 2세에게 증여 혹은 상속한다고 할 때 결국 기업의 활동과 상속세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다.

1인시위로 이재용 증여세 끌어내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삼성 등 재벌총수 일가가 상속증여세를 제대로 내고 부를 이전할 것을 촉구하는 운동을 전개해왔다. 이중 일부는 재벌들이 세금을 납부하게끔 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대표적인 것이 2000년 삼성SDS 사건이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 상속증여세법 발전의 일등 공신은 참여연대가 아니라 삼성이다. 삼성은 우리나라 상속증여세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이재용 씨에게 편법 증여를 하고 이후 과세당국은 상속증여세법을 개정하는 과정이 반복되어 왔다. 이러한 과정이 누적되면서 우리나라 상속증여세법은 대단히 정교해졌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지난 1999년 삼성SDS 전환사채를 저가로 발행하는 방식으로 이재용 씨에게 증여를 했는데, 이는 당시 상속증여세법으로도 과세를 해야 한다는 것을 참여연대가 밝혀냈다. 그러나 과세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국세청은 과세하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당시 국세청이 있는 현 삼성증권 건물 앞에서 국세청이 법에 따라 과세 할 것을 촉구했는데, 문제는 그 건물에 대사관이 입주해 있어서 집회와 시위를 못한다는 점이었다. 참여연대는 시위의 법적인 정의를 설명하는 조항에 ‘2인 이상이 모여…’ 라고 명시된 것을 보고 홀로 시위를 하면 집시법상 시위가 아니란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시작 한것이 1인시위이다. 참여연대의 회원이 릴레이로 국세청 앞에서 89일간 1인시위를 한 결과로 결국 국세청은 이재용 씨에게 89억 원의 세금을 과세하였다.

이제는 상속세 폐지론?

삼성의 편법증여로 인해 우리나라 상속증여세법이 발전하기는 했지만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반복되는 일이었다. 상속증여세를 내야 하는 부의 이전 행위를 아무리 많이 법조항에 추가해도 새로운 금융상품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선 상속증여세법 조항에 없는 새로운 부의 이전 방법을 개발해내는 삼성이 항상 앞서 나갔다. 결국 참여연대와 시민사회진영은 법에 명시되어 있는 과세조항에만 세금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열거법), 부의 증여가 있다고 증명될 때에는 포괄적으로 과세를 할 수 있는 (포괄법)방식으로 상속증여세법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끈질기게 요구했고 결국 2004년 완전포괄주의로 상속증여세법이 개정되었다.

드디어 새로운 편법상속으로도 법망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한시름 놓고 있는 상태에서 전경련은 상속세 폐지론을 들고 나왔다. 상속세는 기업의 활동과도 관계없을 뿐만 아니라 99% 이상의 서민들에겐 상관이 없는 세금이다. 2006년 기준으로 상속세를 납부한 사람은 불과 2천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30여 만 명의 피상속인 중에서 단 0.7%만 상속세를 납부한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상속세 폐지론은 재벌이나 최상위 자산가만을 위한 정책이다. 

최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 0.7%의 자산가에게만 부과되는 상속세를 낮춰야 한다고 동조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과연 누구를 위하는 정책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 국가 재정이라는 것은 한쪽에서 세금을 깎아주면 다른쪽에선 보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0.7%의 자산가에게만 혜택을 주는 상속세 폐지 또는 인하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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