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8년 11월 2008-11-11   1413

참여연대는 지금_성찰과 치유를 위한 꿈 분석





성찰과 치유를 위한 꿈 분석


※ 고혜경 씨 (<선녀는 나무꾼을 왜 떠났을까> 저, <꿈으로 들어가 다시 태어나라> 번역)와 함께 10주 동안 진행합니다. 20명이 함께 각자의 꿈을 가지고 그룹작업을 합니다. 꿈은 신이 인간에게 보내는 연애편지라고도 합니다. 무의식이 매일 밤 보내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봐요.


“각각의 개인 꿈 작업도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의 꿈은 곧 전체작업을 아우르는 흐름을 만들기도 하며, 자연스레 주제가 연결되기도 한다. 이번 수업의 첫 번째 꿈에서 나온 이야기는 ‘소통’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두 번째 꿈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18개의 개인 꿈들을 통해 좀 더 소통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남녀 간의, 세대 간의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했고 또 다른 차이점들이 뿜어져 나올 것이다. 이번 꿈 작업은 점점 흥분되어진다. (윤상운 씨의 참가 소감 중에서)”


참여연대에서 꿈 작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의문을 갖게 했다. 난 그저 의아해하고 말았지만, 친구의 “어떤 이유로 참여연대에서 꿈 작업을 운영하는 것 같아?”라는 질문에 5초 정도 망설였다. 그리고 내 멋대로 대답을 지어냈다. “현재 참여연대가 세간에 보이는 공격적인 이미지의 참여가 아니라, 시민들과 더욱 폭넓은 소통을 하고, 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새로운 활동의 하나”라고.

처음 꿈 작업에 참여하기로 했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해몽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꿈 얘기를 하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인가,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았다. 첫날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초조해하며 안절부절못하였다.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는 참가자 몇몇 분들 때문에 더 긴장했다. 책상도 없이 의자로만 둥글게 이루어진 자리에 앉아 그렇게 우리는 최근에 꾸었던 꿈 이야기를 나누었다.

꿈 작업의 핵심은 ‘투사’다. 모임에 온 사람들이 각자의 꿈을 나누고, 내가 그 꿈을 꿨다고 가정하고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 때에 내 무의식이 드러나고 진짜 꿈을 꾼 사람은 그 대화를 통해서 자신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아하!’를 느낀다. 비록 다른 사람의 꿈이지만 나를 드러낼 수 있고, 꿈꾼 사람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서 ‘아하!’를 느끼는 이유는 꿈이 보편적 언어이기 때문이다. 고대인이 꾸었던 꿈과 현대인이 꾸는 꿈에도 공감대가 있고 아주 흡사한 경우가 있다. 다른 사람의 꿈이지만, 언젠가 내가 꾸었음직한 얘기라고 느끼는 것은 꿈이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좋은 도구인지를 보여준다.

해몽이 일차원적인 의미라면 꿈 작업은 꿈이 보여주는 복합적인 의미를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예전부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해몽이 있다. 돼지꿈을 꾸면 복권을 사야 하고, 태몽이라면 용꿈이 길몽이라는 것 등이다. 또 꿈에서 이미 죽은 누군가가 같이 가자고 한다면 절대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등의 흉몽에 대한 인식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꿈 작업에서는 단지 중심적인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보이는 다양한 이미지, 그리고 색감까지도 모두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고 창의적인 힘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한다. 꿈은 항상 다층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투사를 하면서 사람들이 말하는 모든 것이 그 꿈에 들어 있다고 간주된다.

제일 중요한 것. 꿈 작업을 위해서는 꿈 일기를 써야 한다. 꿈을 꾸고 ‘현재형’으로 등장인물, 색깔까지도 자세히 기록하고 가능하다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제목만으로도 꿈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길게 제목을 다는 것이 중요하다. 제목은 자신이 그 꿈을 바라보는 시각이기 때문이다. 꿈을 기록하는 노트는 그림이나 줄이 없는 무지 노트가 좋다. 색연필이나 여러 가지 색의 볼펜으로 자신이 기록한 꿈, 다른 사람들이 투사한 내용, 자신이 ‘아하!’를 느낀 부분, 이후에 변한 꿈을 느낀 부분 등을 서로 다른 색으로 기록하는 것이 꿈 일기를 활용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10월 14일, 두 번째 시간부터 본격적인 꿈 작업이 시작되었다. 일주일 동안 꿨던 꿈 기록의 제목을 말하고 그 중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나누고 싶은 사람이 꿈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에 다른 사람들이 투사하는 단계를 밟으며, 두 가지 꿈을 다뤘다. 오갔던 얘기를 훨씬 자세하게 풀어놓고 싶지만, 꿈 작업은 자신조차도 몰랐던 무의식이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꿈 꾼 사람의 비밀을 지켜주는 것이 예의다. 이것이 관심 있는 사람들의 단발성 참여를 막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꿈 작업을 하면서도 초반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두 번째, 세 번째 시간에 꿈 작업을 하면서 쉽게 나누기 어려운 꿈들이 나와서 초심자인 나는 수다스러운 본성을 살짝 접어두기로 했다.

꿈 작업을 통해 무엇을 얻어가고, 또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게 될지는 각자의 몫에 달려 있다. 그러나 여태까지의 열정을 미루어본다면 앞으로도 분명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생소했고, 여전히 적응하고 있는 중이지만 매력이 많다. 나도 모르게 내가 감춰뒀던 곳을 열어보려는 시도는 쉽게 찾아오는 기회는 아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다음 주가 기다려진다.


* 글쓴이 김지혜. 가고 싶은 길이 많은 대학교 4년생 씩씩한 친구다. 멋진 사회생활을 위해 깊은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 주경야독 <꿈분석>강좌는 생활협동조합 ‘한살림’의 맛있고, 신선하고, 공정한 먹을거리와 함께 진행됩니다. 한살림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이웃과 나누는 생명살림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꿈작업을 위한 팁 >>>
① ‘나쁜 꿈’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무의식이 개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악몽’의 형태를 취한다.
② 한 가지 뜻만 지니는 꿈은 없으며, 꿈꾼 사람만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③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해주려는 꿈은 없다. 항상 새로운 이해와 통찰로 초대한다.
④ 남의 꿈을 나눌 때, ‘이게 만일 나의 꿈이라면…’이라고 시작하며, 항상 일인칭으로 말한다.
⑤ 아침마다 전 날 꾼 꿈에 대해 ‘꿈일기’를 ‘현재형’으로 쓴다. 한 줄이어도 좋고, 한 단어도 좋다.

자, 이제 함께 떠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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