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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참여사회    since 1995

  • 2008년 12월
  • 2008.12.04
  • 1046




독자의 성원이 『참여사회』 위기극복의 힘



박영선
『참여사회』 편집위원장 baram@pspd.org

김 선생, 오늘은 단도직입으로 말하겠습니다. 『참여사회』 발행이 매우 곤란해졌습니다. 왜 그 지경이 되었느냐고요? 말할 것도 없이 재정 문제 때문이지요. IMF 구제금융 시기보다도 훨씬 더 어렵다는 최근의 경제 상황의 여파와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새 정부의 시민운동단체를 바라보는 삐뚤어진 시각 때문에 『참여사회』에 광고를 싣고자 하는 기업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꼼꼼히 열독하는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을 텐데, 지난 호부터 광고가 반으로 줄었습니다. 이왕 참여연대가 회원들의 회비와 각계의 후원금으로 살림을 하기로 작정하였으니 『참여사회』도 자발적인 후원으로만 발간하면 좋으련만, 아직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해 광고를 싣고 있었던 것은 김 선생도 잘 알고 있지요. 이런 처지에서 한두 기업의 광고 중단은 순식간에 매체 발간을 불가능하게 하는군요.

『참여사회』는 1995년 5월에 격월간으로 창간되었습니다. ‘시민사회의 정론지’ 역할을 자임하던 창간의 포부는 허언에 그치지 않아 참여연대 창립 대표였던 김중배 선생의 날 서린 권두언부터 거의 작품 수준에 가까웠던 표지 일러스트에 이르기까지 뭐하나 버릴 게 없었지요. 하지만 『참여사회』의 호기도 경제적 어려움까지 피할 순 없어 IMF 경제위기 때 휴간사태를 겪기도 하였지요. 2003년 9월 회원 소식지 좪아름다운사람들좫과  『참여사회』가 통합되어 현재의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로 변신한 것도 기실은 경제적 곤란함 때문이었습니다. 『참여사회』의 족적이 그러하고, 또한 온 나라의 모든 이들이 경제적 핍박에 시달리는 처지이니 당면한 사정이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막상 재정 상태의 불안정성 때문에 당장 발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자, ‘살림이 거덜 나면 봄에 소를 판다’는 옛 속담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참여사회』 발간의 책임을 지고 있는 저만의 기우일까요? 

『참여사회』는 참여연대와 회원을 잇고, 회원과 회원을 맺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더불어 아무리 소리 쳐도 세상에서 외면하는 목소리들을 담고자 애써왔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다소 무안하네요. 소통과 관계맺기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동안 『참여사회』를 질책하던 목소리들이 떠오릅니다. 시민사회의 광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작은 ‘마당’의 역할이라도 제대로 하라며 다그치던 김 선생도 그 중 하나였지요. ‘마당’에는 우람하고 장대한 수목이 진을 치고 있진 않지만, 계절마다 흐뭇한 웃음을 짓게 하는 적당한 크기의 나무들과 그다지 화려하진 않지만 자꾸 눈여겨보게 되는 소박한 화초들의 어울림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마당엔 사람이 있어 좋습니다. 한줌 햇살을 따라다니며 소꿉장난을 하는 아이들과 때를 놓칠세라 철마다 뭔가를 말리던 엄마와 할머니. 맨손 체조로는 부족한 듯 아령 등속을 챙겨놓고 아침마다 운동을 하던 남정네들. 때때로 마당은 동네 사람들의 마실방이 되기도 하지요. 

『참여사회』가 마당으로 자리매김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겝니다. 그동안은 제작비와 인력의 절대적인 부족 등 열악한 조건만을 앞세우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참여사회』의 발간에 큰 걸림돌이 생기자 무엇보다 그 점이 부끄러워지네요. 그래서 저는 ‘위기는 곧 기회’라고 이 참에 『참여사회』가 본연의 역할을 다해왔는지 다시 한 번 성찰하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사실 저도 『녹색평론』 발행인인 김종철 선생처럼 『참여사회』가 수십, 수백 그루의 나무를 베어도 좋을 만큼의 가치를 지닌 책인가 하는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할 자신은 없었거든요. 하지만 힘을 내서 돈도 만들고 책도 열심히 만들어보려구요. 

김 선생, 저는 누구보다 김 선생이 『참여사회』를 아낀다고 믿고 있습니다. 설마 이 판국에 아니라고 답하진 않겠지요. 주변에 많은 원고료를 받지 않더라도 좋은 글을 써줄 필자를 소개해주세요. 어려운 살림이지만 『참여사회』 발간의 안정화를 위해 자발적 구독료를 내거나 가칭 ‘참여사회 튼튼기금’에 후원금을 내준다면 큰 도움이 되겠지요.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참여사회』 발간의 결정적인 힘은 독자들의 성원이겠지요. 열심히 책을 읽어주는 독자가 제일 소중하고 필요합니다.  

어느덧 한 해의 끄트머리에 닿았군요. 유난히 세밑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운 때입니다. 겨울답지 않은 날씨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한 해를 회고하기는커녕 하루하루 넘기기조차 벅차기만 해서  ‘한 치 앞이 어둠’인 우리네 삶을 실감하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시작된 난감함이 한 해가 다가도록 마찬가지라니……. 그 점이 더욱 막막하군요. 그래도 이렇게 시시하게 한 해를 매듭지을 순 없겠지요. 올 한 해 평화를 나눠준 이웃들에게 고마움의 인사하는 것, 잊지 않기로 해요. 그럼 저도 김 선생께 한마디. “올 한 해 제게 보내준 격려와 후의, 평생 잊지 못할 거 같아요.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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