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6월 2005-06-01   1769

인천 문학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를 막아라

지난 5월 1일 문학산 등산로 입구에 인천연대 회원들이 모였다. 40여 명의 회원들이 문학산에 모인 것은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계획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서이다. 회원들은 선전물과 패트리어트 배치계획 철회라는 구호가 적힌 리본을 문학산을 오르내리는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계획이 갖는 허구성을 고발했다.

지난 1998년 12월 4일 인천의 봉제산에 위치한 나이키 미사일이 오작동해 아파트 밀집지역인 동춘동 상공에서 폭발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고로 시민 6명이 중경상을 입고 차량 120여 대와 주택이 파손되었다. 만약 미사일이 아파트 밀집지역을 향했거나 우리나라의 인구 최대 밀집지역인 서울로 발사되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상상만으로도 소름끼치는 일이다. 낡은 나이키 후속 미사일 도입사업이 SAM-X사업이며 인천 문학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 계획이 그 일환이다.

국방부는 오산, 수원, 평택, 군산, 광주에 이어 인천에도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국방부와 인천시는 무려 800여억 원의 시민의 혈세를 들여 문학산과 봉제산의 레이더 기지와 미사일 통제소를 영종도의 금산과 예단포로 옮겼다. 그러나 패트리어트 배치계획은 비공개로 은밀하게 추진되고 있었다. 도심 속 시민공원을 꿈꾸던 인천시민들에게 패트리어트 배치계획은 청천병력과 같은 소리였다.

이번에 배치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기종은 PAC-2로 독일에서는 성능이 떨어져 이미 폐기처분되고 있는 낡은 기종으로 걸프전과 이라크 전에서 10% 미만의 낮은 요격률로 공포의 대상이 된 바 있다. 국방부는 이러한 패트리어트를 2009년까지 4년에 걸쳐 약 1조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민들 입장에서는 낡은 나이키 미사일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더니 이젠 값비싼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꼴인 것이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미국이 추진하는 미사일방어체제(MD)의 대표적 무기이다. 이로 인해 한반도는 자연스레 미국의 MD체제에 편입되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을 포위·조준하면서 인천 역시 안전의 사각지대가 되는 것이다. 만일 전쟁이 일어난다면 교전 상대국이 자국의 미사일과 전투기를 겨냥한 미사일 기지가 있는 인천을 겨냥할 것은 초등학생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인천시민의 분노는 지난 5월 9일 문학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 계획 철회 및 시민공원 만들기 범시민대책위 발족으로 표면화되었다. 절대적으로 녹지공간이 부족한 인천은 문학산을 시민공원으로 조성할 것인가, 아니면 또 다시 긴장과 대립의 위험지대로 내몰 것인가 하는 시험을 치르고 있다. 7년에 걸친 투쟁과 674일의 거리농성으로 부평 미군기지 이전문제를 잘 해결했던 인천시민들이 새로운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장금석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부평지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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