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7년 06월 2007-06-01   15056

장롱 속 목화솜 이불 재활용하기

갈수록 석유화학제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아토피와 각종 피부질환으로 많은 고생을 하면서도 큰 의심 없이 석유화학을 원료로 한 제품을 많이 사용한다. 편리한 생활을 위해 건강한 생활을 놓치는 것은 아닌가 싶어 참 안타깝다.

나는 석유화학제품이 인체에 닿는 것을 되도록 멀리하고자 노력한다. 비닐 봉투 대신 천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왕겨 베개를 사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그리고 또 하나, 목화솜 이불을 쓴다는 것이다.

목화솜은 순면이어서 인체에 좋기는 말로 할 필요가 없고, 적당한 무게와 부피는 잠자기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준다. 목화솜 이불은 침구점에 가면 쉽게 구입할 수 있기도 하지만 장롱 속에 묵혀 있거나, 버려진 목화솜 이불을 재활용할 수도 있다. 오래되어서 딱딱해진 목화솜 이불은 솜틀집에 가서 틀면 다시 부드러워진다.

재활용을 할 경우에는 순면 천으로 원하는 사이즈와 두께만큼 솜싸개를 하고, 속싸개를 한 번 더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홑청을 씌어주면 포근한 목화솜 이불이 완성된다. 여름에는 목화솜 이불을 얇게 만든 다음 밀가루 풀을 칠하여 시원한 바람에 말려 요 깔개와 홑이불로 사용할 수 있다. 그 시원함은 가히 선풍기 바람과도 견줄 만하다.

결혼한 지 올해로 35년이다. 나는 35년 된 목화솜 이불을 잘 보관해두었다가 아들이 장가간다고 할 때 잘 손질하여 혼수품으로 주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얼마 전, 드디어 아들 몫으로 왕겨 베개와 함께 부드러운 목화솜 이불 2개를 완성했다. 아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가끔 산책을 하다보면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에 목화솜 이불이 버려져 있는 것을 보곤 한다. 목화솜 이불을 무거운 짐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리라. 생활의 편리함도 좋지만 나의 몸이 정말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먼저 생각하고, 인체에 닿는 것에 있어서는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것을 사용하는 몸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장연희 참여연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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