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8년 04월 2008-03-17   991

대안을 찾아서_음식물쓰레기 대란,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음식물쓰레기 대란, 어떻게 막을 것인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 waterheat@hanmail.net

2005년 1월 1일 전국 시급 이상의 지자체에서 음식물 쓰레기의 매립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난 뒤 음식물쓰레기 처리 위기는 항상 폭탄처럼 잠재되어 있는 문제이다. 음식물쓰레기 대란이란 여러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겠다. 말 그대로 끔찍한 ‘대란’은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반이 붕괴되어 음식물쓰레기가 갈 곳 없이 길거리에 쌓이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고 대비해야 한다.

분리수거 뒤 자원화 제대로, 작은 기술에 대한 관심도

음식물쓰레기를 분리배출하면 정말로 자원으로 바뀔까? 제대로 된 처리시설에서 제대로 처리만 한다면 사료로 만들 수 있고 퇴비로도 만들 수 있다. 사료나 퇴비로 활용할 수 있다면 그냥 묻거나 태우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훨씬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제대로 사료나 퇴비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들의 보는 눈이 곱지 않다. 사료나 퇴비를 만든다고 하면서 묻거나 바다에 버리고 지자체로부터 처리비만 챙기는 좋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환경부나 지자체도 음식물쓰레기를 매립장에 들여오지 않는 것에만 급급해 자원화의 기준을 만들고 감독하는 데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렇지만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시민들도 음식물쓰레기를 분리배출 할 때 이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음식물 자원화 시설에서 걸러낸 이물질을 전시해 놓은 것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경찰에서 조직폭력배들을 검거하고 증거물을 제시해 놓은 현장 같았다. 웬 칼들이 그렇게 많은지….

전체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기에는 부족하겠지만 가정이나 시설에서 지렁이나 발효액 등을 이용하여 음식물쓰레기를 자원화하는 방식도 활성화하는 것이 좋겠다. 특히 학교나 어린이집 등에서 지렁이를 이용하여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 지렁이 분변토를 화단이나 텃밭에 거름으로 주면 교육적 효과까지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규모 처리시설 위주의 처리방법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이러한 작은 기술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또 다른 환경 문제 일으키는 가정용 처리기

음식물쓰레기 가정처리기 괜찮을까? 많은 아이디어 상품들이 나오고 있고, 5만 원 이하의 제품부터 100만 원 이상 값나가는 제품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홈쇼핑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음식물쓰레기에 대한 살림하는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겨냥한 제품이다. 확실히 배출의 편리함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환경적으로는 ‘착하지’ 않다. 음식물을 건조해서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린다든지 분해해서(알갱이로 만들어서) 하수구로 내보내는 방식이 많은데, 건조과정에서의 에너지 낭비나 하수처리의 부담 등 또 다른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아파트의 경우 어차피 음식물쓰레기 분리 배출함이 있는데, 물기를 없애고 날마다 버리면 될 것을 왜 따로 돈 들여 그런 수고를 하여야 하는지 의문이다. 간단하게 음식물쓰레기를 탈수하거나 압착하는 정도의 기기면 충분하지 않을까. 광고에 현혹되어 불필요한 지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문제이다.

음식물쓰레기 분리 배출함은 문제가 없을까? 강력하게 개선을 요구하고 싶은 부분이다. 지난 5월로 기억된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아파트 음식물쓰레기 분리 배출함의 세균을 검사해보았더니 포도상구균 등 세균이 득실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거의 모든 음식물쓰레기 분리 배출함이 손으로 뚜껑을 여닫도록 되어 있어서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일을 더 고역스럽게 한다. 발로 눌러 쉽게 여닫을 수 있는 장치가 이미 개발되어 있는데, 보급이 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것만 개선해 주어도 음식물쓰레기에 섞이는 이물질이 줄어들 것이다. 비닐봉투째 쓰레기통에 던지고 가버리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버리고 거두어 처리하기까지 3박자가 맞아야

어떤 수거방식이 좋을까? 문제는 단독주택지역이다. 단독주택지역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전용봉투 사용, 가정용 소형 배출함 사용, 아파트용 대형 배출함의 거점식 설치다. 배출함에 전용봉투를 사용하도록 하는 지자체도 있다. 각각의 방식에 장단점이 있지만 가정용 배출함 사용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종량제 봉투 사용은 배출량에 따라 비용을 차등 부과하는 종량제 원칙에는 충실하지만 자원화 과정에서 봉투를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대형 배출함의 거점식 설치는 설치지역 주민 민원 야기나 쓰레기 투기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종량제 원리를 가미한 가정용 배출함(5리터, 10리터 등 용기 크기를 달리 하고 크기에 따라서 비용을 차등 부과하는 방법)을 설치하여 효과를 거두고 있는 지자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종량제 원칙에 충실하면서 비닐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배출함 설치의 고통을 똑같이 부담한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음식물쓰레기 수거를 민간업체에 위탁하고 있는데, 이 때 부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잘 단속하여 예산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신경 쓸 필요도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운반해간 양에 따라 수거운반비를 업체에 지불하는 경우, 업체가 차량에 물을 타서 무게를 늘리는 등의 편법을 쓰기도 한다고 한다. 이러한 부정의 소지를 없애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루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13,028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쓰는 돈이 4,000억 원, 1년 동안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를 돈으로 환산하면 15조 원.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다양한 방식을 제시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음식물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말로만 환경을 살리자고 할 것이 아니라 쓰레기 발생량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음식문화 개선이 필요하다. 당장 내 밥상에서부터 실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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