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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02월
  • 2008.02.11
  • 665

삼성 특검, 성역 없는 수사해야


이상민 시민경제위원회 간사 cadicalce@pspd.org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의 양심선언으로 비롯된 ‘삼성 사태’를 바라보는 눈이 ‘삼성 특검’에 쏠려 있다.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疋)’이라고 태산이 시끄럽게 울렸으나 쥐 한마리만 나오는 꼴이 될지 아니면 ‘우공이산(愚公移山) ’의 삽이 되어 태산을 옮기게 될지는 삼성특검 수사 결과에 달려 있다.

무리한 그룹 지배권 세습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

참여연대는 ‘우공이산’의 행동을 지난 10여 년 동안 실천해왔다. 참여연대가 삼성과 관련한 문제에 줄기차게 대응해왔던 이유는 삼성이 일으키는 불법이나 비리사건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흔히 법과 현실에는 괴리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삼성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는 법과 현실의 괴리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불법이 아니라 이건희 회장 아들인 이재용 씨에게 그룹 전체 지배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명백한 불법이라는 점이다.

그룹 전체의 지배권을 장악할 정도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려다보니 기업에 귀속되어야 할 자산을 무리하게 사유화하는 것이다. 무리하게 막대한 자금을 2세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배임 등 온갖 불법행위가 발생하고, 이러한 불법행위를 감추기 위해서 불법 로비를 해야 하고, 또다시 이런 불법 로비에 필요한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악순환 구조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그룹의 총수일가와 구조조정 본부의 불법행위를 철저히 규명하여 이를 차단하는 것은 삼성그룹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다. 엄밀히 보면 총수일가의 이해와 그 기업의 이해관계는 다르다. 구조본이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서 기업을 희생시키는 것을 막으려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회사를 경영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불법을 규명하는 ‘성장통’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꼬리 자르기’ 식의 처벌이 아니라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 구조조정 본부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참여연대, 삼성 총수 등의 불법행위 고발

참여연대는 그런 의미에서 삼성의 불법행위에 대해 지난해 11월 삼성그룹 및 총수일가의 불법행위를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의 고발 사항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사건 등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를 위한 불법행위는 물론이고 불법 비자금 조성, 불법 로비 관련 부분 등이 포함되어 있다.

검찰 특본(특별수사·감찰본부)이 참여연대의 고발사항을 수사하다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삼성 특검법’이 통과되고 올해초부터 삼성특검이 삼성 불법행위에 대해서 수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참여연대는 특검 수사에 대비해서 지난 1월초 김용철 변호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함께 ‘삼성 특검의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삼성 특검이 반드시 밝혀내야 할 구체적인 사항을 적극적으로 특검에 알리고 있다.

에버랜드만 장악하면 삼성그룹 전체를 장악한다

삼성특검이 반드시 밝혀내야 할 부분은 우선적으로 삼성에버랜드 사건의 전모이다. 현재 삼성은 그룹에 속한 계열사만 59개, 자산 총액만 130조에 이른다. 아무리 이재용 씨가 이건희 회장에게 증여받은 45억 원을 밑천으로 해서 불과 몇 년 만에 재산을 1조 원 이상으로 불리는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이뤘다고 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130조에 이르는 자산 가치를 지닌 기업집단을 모두 지배할 만한 충분한 자금을 모을 수는 없다.

그래서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하는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구조를 통해서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방법이 동원된 것이다. 비상장 회사인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 삼성생명이나 삼성전자의 자금력을 이용해서 또 다른 삼성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로 되어 있으니 삼성에버랜드만 지배하면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이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이란 에버랜드가 저가로 발행한 대규모의 전환사채를 기존 주주가 모두 실권을 하고 이를 모두 이재용 씨가 인수하게 하면서 에버랜드의 지배권을 이재용 씨에게 몰아준 사건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허태학, 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이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당시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전환사채 발행에 대해서 전혀 몰랐고, 실제로는 삼성 구조본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이번 검찰 특본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따라서 특검은 삼성에버랜드 사건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이건희 회장, 이재용 씨를 반드시 소환하여 수사해야 한다.

참여연대, 삼성을 증거인멸 혐의로 고발

이와 달리 삼성측은 검찰 특본 수사는 물론 특검 수사를 대비하기 위해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다. 이건희, 이재용, 이학수 등의 이름이 들어간 문서는 내용을 불문하고 모두 파기하라는 ‘보안지침’을 내렸다는 증언이 나올 정도이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는 권력화한 자본이 국가시스템을 자신의 이해관계에 굴복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 교사죄 혐의로 지난 1월말에 고발하고, 고발인 자격으로 특검에 직접 방문하여 특검수사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이때 참여연대는 특검이 철저한 성역 없는 소환조사의 원칙을 세우고 증거인멸을 엄히 다스릴 것을 요청했다. 또한 삼성의 미술품 구입에 대한 모든 자금출처를 조사하는 한편 국세청이나 금감원 등에 수사협조 요청을 할 것을 요구했다.

삼성의 불법행위는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권을 무리하게 이재용 씨에게 세습하려다 벌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을 해결하지 않으면 삼성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경영의 효율성 및 투명성을 확보할 수 없다. 참여연대는 특검이 삼성 총수와 구조본의 불법행위를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계속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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