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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권의 친위 부대가 될 것인가


- 검찰, 촛불 탄압 위해 일반 시민들까지 구속·수배 남발 -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인권법률지원팀 antimadcow@daum.net

8월말 현재 촛블항쟁 중에 1,500여 명이 체포되고 60명이 넘는 시민들이 구속되거나 수배 중인 상태에 놓여 있다. 체포협박을 받고 있는 <PD수첩> 관계자들이나 촛불시민들에게 법률조언을 해주던 법원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70여 명에 가깝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을 추적하여 체포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으니 아마도 촛불항쟁 관련 구속자와 수배자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이 같은 검찰의 탄압이 지난날처럼 ‘일정하게 각오를 하고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 말고도 평범한 시민과·네티즌에게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동안 체포된 1,500여 명의 시민들 대부분은 일반 시민들이었다. 그들의 대부분은 불구속 상태에서 대규모 벌금형에 처할 위기에 놓여 있다. 카페를 만들어 소비자운동을 하고 글을 올리던 시민들에게도 출국금지와 소환장이 발부됐고, 드디어 네티즌 2명을 구속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만큼 검찰이 대대적인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촛불운동이 현재 상대적으로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원인에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이 지친 것도 있지만, 검찰 경찰의 이와 같은 탄압도 주요 원인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지난 수십 년의 민주화와 인권정착의 성과를 단 몇 달 만에 무너뜨린 검찰의 폭력적 조치에 소박한 시민들은, 작은 촛불들은 당연히 공포감과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에서 모두 증명됐듯이 탄압은 더욱 거센 저항으로 이어지고 결국 시민들은 승리하고야 말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번 검·경의 촛불 탄압을 계기로 다시는 시국사건에 대한 무리한 구속·수배가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적절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번 검·경의 촛불운동에 대한 대응의 전 과정을 살펴보면 많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촛불문화제는 무조건 불법

지난 2000년대 초부터 한국사회에 새로 등장한 촛불문화제의 경우 야간에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있는, 위헌적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으로 인해 집회가 아닌 문화제 형식의 합법적인 의사표현 수단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됐는데도 검·경은 촛불문화제를 무조건 불법이라고 단정하고 단죄하고 있다.

이는 행자부장관이 국회에서 지금까지 촛불문화제는 모두 100% 불법이라고 발언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의사표현의 자유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그 동안 연인원 수백만 명이 참여하고, 연인원 수천만 명이 생중계를 지켜보며 지지했던 촛불문화제가 불법이므로 거기에 참여했던 모든 국민이 범법자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이렇게 황당한 법이 어디 있겠는가.

또한 불법이라면 지난 5월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최고위 관계자들과 경찰 총수까지 나서서 발언했던 “평화적인 촛불시위는 적극 보장하겠다”라는 말은 무엇이 되는가. 법을 수호해야 할 자들이 모두 나서서 불법을 보장하겠다고 한 꼴이 되는 것이 아닌가.

집시법의 위헌성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촛불문화제 만큼은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의 의사표현의 문화라고 존중하고 인정하는 게 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맞을 것이다. 국민대책회의와 네티즌들은 그 동안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면서 교통과 보행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항상 청계광장과 서울광장 두 곳에서 행사를 진행해왔다.

다만, 촛불문화제 이후의 시민 가두행진 문제는 실정법 위반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원천적으로 야간에는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집시법 조항의 문제점 때문에 발생한 문제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도 이후 행진에 대해서는 불법 시비를 감수하고서라도 ‘정당행위’ ‘저항권 차원의 행위’라는 근거를 가지고 불의한 권력에 항의했던 것이다.

또한 집시법의 야간 집회금지조항 때문에 저녁에 있는 의사표현 행사의 경우, 모두 집회로 규정되지 않는 콘서트, 문화제, 추모제, 기도회 등의 형식을 띠는 기형적인 상황이 계속 되고 있는데,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만들어진 현재의 집시법은 즉시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헌법에는 집회에 대한 어떠한 사전 허가도 불허하고 있지 않은가.

현대 사회의 특성상 대부분의 국민이 낮에는 일을 하고 있어 사회적 의사표현은 저녁에나 가능하다. 그럼에도 검·경은 모든 촛불문화제를 무리하게 불법으로 간주하고 구속·수배자를 양산하고 있으며, 이제는 아예 원천봉쇄까지 하고 있다. 나아가 행사장 부근에 있는 시민들을 마구잡이 폭력연행하고 있는 위법 행위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다.

실제로 그 동안 붉은 악마 같은 응원집회, 미선·효순이 추모 대규모 촛불시위, 탄핵무효국민행동의 대규모 촛불문화제, 버마민주화지지 촛불문화제, 티베트인학살반대 촛불문화제 등 대부분의 촛불문화제가 합법적으로 진행됐었고, 검·경의 처벌이 있었던 경우도 대표자 몇 명의 경우에만 불구속 상태에서의 재판을 통해 작은 벌금형 정도를 받았다. 그랬던 검·경이 그 전의 대규모 야간행사와 별반 다를 게 없는 형태를 띤 이번 촛불 문화제에만 엄청난 탄압을 쏟아 붓는 것은 사면초가에 놓인 이명박 정권의 보위대로서 총대를 멘 것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기가 막힌 일이다. 수십 년 진척됐던 주요권력기관의 독립성, 공정성이 일거에 무너진 것이다.

증거 없이 구속, 수배자 갈수록 증가

이번 촛불문화제 전 과정에서 연행된 사람이 1,50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가 2,500명을 넘어서는 등 검·경의 과잉·폭력적 대응이 극에 달하고 있다. 백번 양보해 실정법 위반 시비가 있는 행위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공권력이 행사되더라도 “△다른 방법이 없을 때 △최대한 인내하고 대화해도 안 되는 최후의 순간에 △시민이 다치지 않게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규정을 꼭 지키면서 △가급적이면 인권친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할 텐데도 마구잡이 불법·폭력연행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물대포, 소화기, 방패 등에 대한 경찰의 장비사용규정은 하나도 지키지 않았고 유치장에 수감된 여성 등에 대한 인권침해는 광범위하게 자행됐다.

미란다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고, 초등학생과 국회의원, 팔순 노인까지 마구잡이로 연행하거나 폭행하기도 했다. 합법적 집회신고 후 진행한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학생의 학교까지 쫓아가 수업시간에 불러내 조사를 했고, 대표적 시민단체 참여연대까지 압수수색했으며, 촛불의 배후라고 지목한 단체와 네티즌 모임에 대해 압수수색영장과 체포영장, 구속·수배를 남발하여 치명적인 인권침해 행위를 자행했다. 네티즌들을 무더기로 출국 금지시켰고, 백골단을 부활시켰으며, 최루액과 색소를 아무데나 뿌려 그냥 지나가던 시민들까지도 마구잡이로 연행했다.


  


구속된 시민들 중에는 억울한 사람들도 많다. M씨는 지난 6월 28일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을 막기 위해 노력하던 중 경찰에 의해 연행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및 집시법 위반 등의 죄로 구속됐지만 사진 증거는 없고 전경의 진술만이 유일한 증거가 되고 있다.

지난 6월 25일 경복궁역 앞 인도에 있던 Y씨도 경찰이 시민들의 사진을 마구잡이로 채증하자 그런 경찰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고 연행됐고, Y씨가 이에 항의하여 조사와 유치장 입감을 거부한다고 공무집행방해 및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조계사 농성장에서 수배 상태로 있는 정보선 새시대예술연합 대표는 촛불 문화제에서 두 번 사회 본 것이 문제돼 소환장과 체포영장이 청구돼 창살 없는 감옥에서 수십 일째 갇혀 있다.

     
 


어디 그뿐인가. 소비자운동 카페를 열어 조중동 광고 중단운동을 전개하다 구속된 네티즌 2인의 고통은 너무나 클 것이다. 소비자운동을 실천하는 일반 네티즌들을 이런 식으로 구속할 수 있는 절망적인 현실이 이명박 정권에서 벌어지고 있다.

검찰의 과잉대응의 또 다른 예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전 조직팀장으로 일했던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지난 6월 25일 연행돼 50여 일의 수감생활 후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런데 검찰이 이례적으로 보석을 취소해달라는 항고장을 제출해 상급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보석결정은 불구속재판의 원칙, 무죄추정의 원칙과 결부돼 극히 자연스러운 결정으로, 형사소송법 제95조에는 “보석의 청구가 있는 때에 다음 이외의 경우에는 보석을 허가하여야 한다”며 보석 허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고, 징역 10년 이상의 형이 예상될 경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의 우려가 있을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 또는 목격자 등에게 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 한정하여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돼 있다. 재판부는 법률에 따라 자연스럽게 보석을 결정한 것뿐인데, 이를 조선·문화일보 등의 수구기득권 신문들과 검찰이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 저항 축제에 대한 고의적 왜곡


검찰은 촛불운동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아니라 진보연대의 조직적 배후조종이 있었다고 몰아가고 있다. 그 이유는 진보연대를 배후로 부각시킴으로서 촛불=진보연대=과격·폭력·친북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수구언론을 통한 ‘상징 조작’을 시도했고, 이제는 상징 조작을 넘어 촛불항쟁의 숭고한 뜻과 범국민적 저항의 의미를 훼손하기 위한 ‘실체 조작’까지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의도에 따라 검찰은 진보연대 관계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속·수배 조치와 진보연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감행했고, 컴퓨터 등을 빼앗아 간 후 돌려주지도 않고 있다. 광우병대책회의 소속의 1,900여 단체 중의 하나로 참여하고 몇몇 실무자를 파견한 것이 전부인 진보연대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구속된 황순원 국장의 경우 핸드폰 위치추적까지 해서 촛불항쟁 대치현장에서의 진보연대와 황순원 국장의 책임을 물으려 했으나 여의치 않으니 등록금넷, 6.10항쟁기념사업 모임에서의 황 국장의 공익적 실무까지도 공소사실에 끌어들여 촛불의 배후조종자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또 검찰은 진보연대 소속의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윤희숙 부의장을 구속했고,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던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반대 총파업과 관련하여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에 나섰다. 현직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은 민주노총 창립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를 통해서 검찰은 촛불항쟁을 진보연대 배후조종(민중단체 가세)―시민사회단체 조연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왜곡하고, 그 동안의 몇 차례 충돌의 경우는 경찰의 과잉진압과 폭력적 대응이 주요 원인이었는데도 이를 일부 네티즌들의 과격행위 탓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폭력에 가담하지 않았는데도 대치 현장 선두에 있었다는 이유로 연이어 네티즌들이 구속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편, 대치 현장에서의 충돌에 대한 책임을 일부 네티즌들에게 돌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 검찰은 사회단체 다함께와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까지 탄압의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그리하여 다함께 김광일 운영위원과 한대련 강민욱 의장에게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사회, 검·경 바로 세우기에 총력 기울여야

지난 수십 년 동안 민주화운동과 시민사회운동의 주요 과제가 바로 검·경을 바로 세우는 것이었다. 실제로 문민정부, 국민의정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검·경이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잘못에서 벗어나 조금씩 개혁돼 왔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이번 촛불문화제에 대한 검·경의 대응을 보면서 대다수 국민들은 ‘검·경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권력기구를 바로 세우는 일은 훨씬 더 지난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었다.

이번 촛불문화제에 대한 검·경의 야만적 탄압, 군사독재정권 못지않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하는 수없이 많은 조치들을 지면에 일일이 기록하지 못한 것은 그 사례가 너무 많고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든 뜻있는 분들이 검경의 잘못에 강력히, 끈질기게 대항해야 한다. 특히 시민사회는 그 동안 공들여 쌓아놓은 검·경이라는 권력기구의 독립성·공정성이 완벽하게 무너진 데에 대해 비상한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해나가야 한다. 검·경의 권력이 남용되거나 독립성·공정성을 잃어버린 사회는 결코 민주사회가 아니다. 지금 시민사회단체 앞에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만큼이나 위험한 ‘검·경의 권력남용과 탄압’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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