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1999년 11월 1999-11-01   703

1인 1PC시대부터 열자

시민단체 정보화수준은 F학점?

시민단체들의 정보화 현황은 어떠한가. 그리고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덧붙여 정보공간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형태의 시민활동과 프라이버시, 정보접근권, 지적재산권 등 새롭게 관심사로 떠오르는 문제들에 대해 알아보자. 시민단체들의 정보화 수준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우선, 장비면에서 보면 1인당 1대 정도의 컴퓨터를 갖추고 있는 단체는 거의 없다. 환경운동연합,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정도가 그러한 조건에 근접해 있고, 대부분 2인당 1대 정도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무실 작업이 컴퓨터로 이루어지는 요즈음, 시민단체의 사무 조건이 얼마나 열악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1∼2개의 전화선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수준이다.

인터넷을 아주 많이 사용하는 여성민우회나 여성단체연합, 환경운동연합 등은 초기 외부의 지원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시작했으나, 이러한 환경 때문인지 여타의 시민단체들에 비해 정보화 의식과 업무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재정적으로 힘든 시민단체의 정보인프라 구축 초기에 외부의 도움으로 일단 시설을 갖추면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반증이다. ‘효율성, 정보공유, 투명성’의 가치로 평가되는 정보화는 회원관리, 자료의 관리, 정보 공유에서 조직내 의사소통, 회원과의 통신, 조직의 투명한 운영 등을 가리킨다. 이 과정은 서로 중첩되어 나타나는데 크게 보면, 업무 효율화 → 자료관리 → 정보공유 → 조직변화 순으로 나아간다. 현재 국내 시민단체 대부분은 자료관리나 업무효율화 정도에 다가가 있으며, 몇몇 단체가 정보공유까지 다가가 있다. 또한 조직의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시작되는 곳을 볼 수 있었다.

인권운동사랑방, 환경운동연합의 앞선 정보마인드

좋은 본보기로서 한국통신의 공공DB 프로젝트로 시작한 환경운동연합의 환경DB는 얼마전 하이텔에서 2억 원 가까운 가치평가를 받을 만큼 잘 되어 있어, 환경에 관한한 확고한 위치를 잡았다. 이 사업은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자체 자료의 체계적인 분류와 축적된 지식이 있었으며, 전담 인력과 전문가그룹의 지원회원팀이 구축되어 있었다. 사실, 이 지원회원팀이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이들은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해 DB에 연동시키고, 환경교육용 CD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가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초기부터 인권정보센터를 지향한 인권운동사랑방은 수많은 세계의 인권관련자료를 DB로 구축하고 있다. 장비의 부족과 전문성 부족, 인력의 절대적 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많은데 외부의 지원보다는 스스로의 꾸준한 노력으로 이를 극복해가고 있다.

98년 시민단체 정보화 현황조사에 따르면, 제일 큰 장애는 중장기적 전략 미비와 마인드부족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러 매체에서 제공한 ‘정보화 환상’으로 막연하게 많은 시민단체의 임원들이 정보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는 반면, 이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은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즉, 정보화를 기술적인 기능으로 볼 것이 아니라, 조직의 목적,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르는 조직의 궁극적 변화에 중요한 도구로 보아야 한다. 5∼10년 전의 사회 상황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앞으로 5년이나 10년 후의 사회가 얼마나 변화해 있을지를 대략 예측할 수 있다. 그때 시민단체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사회 환경에서 일하게 될까 등을 염두에 두고 정보화에 대한 전망과 조직의 변화에 대한 상을 그리며 준비해야 한다.

도시바를 굴복시킨 사이버소비자운동

현재 일본 도시바사가 한 직장인 때문에 신문지상에 공개사과문을 올리는 등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새로 산 오디오 제품의 애프터서비스를 요구하던 과정에서 회사측의 불성실하고 무례한 대응에 분개한 이 직장인은 계속 전화로 항의를 했고 도시바는 그에게 ‘업무방해로 고소하겠다’는 협박과 욕설을 하였다. 이런 통화내용을 인터넷에 올리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겪은 그와 유사한 사례를 올리고 격려의 메일을 보내는 한편 도시바사에게는 항의메일을 보냈다. 아예 도시바에 항의하는 홈페지도 개설되었다. 매일 수만 명이 이 사이트를 방문했다. 신문사와 방송사의 취재가 이어졌다. 뭔가 크게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안 도시바는 황급히 공개사과를 하는 소동을 벌였다. 한 개인이 자신의 권리와 위엄을 지키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해 대기업과 싸운 예다. 국내에서도 표절 시비, 잘못된 수사에 대한 항의 등이 PC통신이나 인터넷에서 시작되어 <시사매거진 2580> 등의 TV 프로그램에서 다루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와 같이 인터넷상에만 존재하는, 인터넷을 통한 운동이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면, 일제시대의 친일파의 행적을 ‘민족의 거울’이라는 홈페이지에 기록하는 ‘인터넷 반민특위’가 있다. 전세계 유학생과 국내 학생들이 주축되어 서로 분야를 나눠 조사하고 제작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자우편이 연락처이고 홈페이지가 사무실인 것이다. 해외의 사례로는 아마존 열대우림보호운동을 펼쳤던 RAN(열대우림보호네트워크)이 있다. 이들은 미츠비시의 대대적인 벌목사업에 대해 온라인 메일 항의와 팩스 항의 페이지를 만들어 미츠비시의 통신 업무을 마비시켰다. 즉, 실천운동도 정보공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특정 그룹이나 개인이 의견을 제시하고 정책 제안을 하는 곳도 급증하고 있으며, 인터넷 사용 계층이 확산되고 양적으로 확대되면서 그 사례와 영향력이 더욱 더 급속히 증가될 전망이다.

새롭게 대두되는 사회문제들

정보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그 사용이 일반화됨에 따라 프라이버시권, 정보접근권 등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도감청믈世에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