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0년 04월 2010-04-01   880

2010 지방선거_”4대강 삽자루 따라 결정되는 국가비전을 거부합니다”


“4대강 삽자루 따라  결정되는 국가비전을
 거부합니다”


명호 4대강사업저지범대위 상황실장

이명박 대통령이 오랜만에 4대강 사업에 대해 한소리를 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의 목표가 “생태계를 복원하고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4대강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잘 듣고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하면서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각 부처가 국민을 대상으로 성실히 설명하고 진실을 알리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사제단의 4대강 반대 선언과 관련해서도 진실이 알려지도록 설명해 달라”고 했고, “말라죽어가고 있는 습지대와 얼마 남지 않은 생태계를 모두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다.

여기에 더해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환경단체나 야당에서 주장하는 문제점들은 사실 60년대 70년대의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용감한 주장까지 했다. 교수 출신의 정치인치고 참 무지몽매 한 발언이다.

4대강 관련하여 예상은 했지만 일국의 대통령과 정무수석의 판단과 발언치고는 참 안쓰럽다.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알고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혹은 정말 모르는 것인지 궁금하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한 합리적이고 타당성 있는 수많은 문제점 지적에 대해 귀를 막고 소통불통의 태도를 보인 당사자들의 발언이기 때문이다.

또한 박형준 정무수석의 발언처럼 정말 이들이 환경단체가 지적하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60~70년대 관점의 문제제기라 생각한다면, 이는 심각한 지적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그들 스스로 60~70년대 개발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이 강 살리기면 시궁창도 강”

인터넷에 ‘4대강 사업 문제점’이라는 문구를 넣고 검색하면 수백편의 글들이 쏟아진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형준 정무수석이 인터넷을 잘 못해서 그런지, 그런 글을 접하지 못했다면 좋은 책에서부터 토론회 자료집까지 다양한 자료를 보내줄 사람은 너무나 많다는 사실만 알았으면 좋겠다.

그것도 힘들면 귀머거리 소통불통 독불장군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명박 정부의 현실에 대해 직시할 수 있는 보좌진이 바쁘시다는 대통령 바지가랑이라도 붙들고 3분짜리 짧은 영상을 보여줄 것을 권고한다.

최근 남한강의 이포보-여주보-강천보 공사장은 요즘 밤을 낮삼아 공사를 한다. 덕분에 고즈넉한 강변에는 온통 중장비 돌아가는 굉음이 들리고, 중요한 습지대는 완전히 초토화되고 있고, 공사장 곳곳을 기록하고자 하는 사람과 그것을 완력을 써서라도 막아내려는 공사관계자들의 숨박꼭질이 이어지고 있다.

멸종위기종 2급에 해당하는 단양쑥부쟁이, 중요한 내륙습지였던 바위늪구비, 수많은 여울과 강변 둔치 들이 사라지고 있고, 강변에는 포크레인 날고 덤프트럭 뛰노는 곳으로 변했다. 스스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흐르던 강물은 수많은 인공 시설물에 의해 흐름이 멈추어지고, 강은 바둑판처럼 절단되었다. 강변 표토층을 1m 이상 파헤쳐 은폐할 공간 자체가 없어 수많은 야생동물은 생명수를 얻기 위해 덤프트럭의 행렬과 보이지 않는 사투를 벌여야 한다.

사실 돈만 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바로 60~70년대 형성된 사고방식이다. 그러한 기조에서 나온 것이 4대강 사업이다. 역사와 함께 흘러온 우리의 4대강이 망가지든 말든, 밤을 새워서라도 포크레인 돌리고 강변을 파헤치면서 강을 망치는 사업이 현재의 4대강 사업이다. 오죽하면 ‘이명박식 4대강 사업이 강 살리기면 시궁창도 강’이라는 말이 세간에 회자되겠는가?


“4대강 사업장으로 국민소풍 가자”

이명박 대통령과 박형준 정무수석의 심정처럼 국민이 몰라서 4대강을 반대하는 것이라 판단한다면 아주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국회의원과 공무원, 학생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강으로 소풍을 가자. 전국 모든 학교 학생들의 수학여행 및 공무원들의 현지 견학 등을 현재 진행되는 4대강 공사현장으로 가도록 하자. 그들이 4대강 삽질 공사장에서 포크레인 날고 덤프트럭 뛰노는 강변을 낱낱이 경험하게 하자. 가급적이면 6월 지방 선거 이전에 더 많은 국민이 4대강 공사 현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 국토해양부가 사기성 동영상 만들어 배포하는 것보다는, 더 많은 국민에게 자랑스럽게 갈갈이 파헤쳐진 4대강 공사 현장을 개방하고, 준설로 인해 흙탕물 흐르는 하천과 파헤쳐진 습지대와 잘려진 강의 모습을 공개하자. 그리고 한국정책방송 KTV 등을 통해 24시간 방송하도록 하자. 얼마나 멋지겠는가? 60~70년대 관점을 가진 무지한 환경단체와 잘 몰라서 반대하는 국민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 아니겠는가?


내일은 늦으리… 바로 지금부터 바로잡아야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말이 있다. 옛 선인들이 말하는 ‘조고각하’는 반성의 의미다. 자기 발밑의 허물은 못보고 남의 신발 밑 허물만 보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 그렇듯이 지금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 탓’만 하면서 역설적으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언어유희를 즐겨하기 보다, 누구를 위해 추진하는지도 모르는 ‘4대강사업’을 중단하고, 진정으로 국민에게 섬김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내고 국민의 생명의 소리를 수용하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낡고 낡은 정치적 사고와 비전 없는 삽자루를 쥐고 국가비전 운운하는 자들에 의해 국가의 격이 떨어지고 있다. 누군가는 나서서 저 고삐 풀린 정신 나간 소를 잡아야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밥 굶지 않고 자연을 느끼는 사회를 위한 모두의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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