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게시판😃

참여연대 회원들의 사랑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희생위에 핀 개 꽃

자유게시판
작성자
김홍수
작성일
2011-01-21 13:43
조회
4920

광주동구에 있는 전남대 병원 앞 횡당보도는 항상 인파가 붐빕니다.
전남대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때문에 광주뿐만 아니고 전남지역에서도 많은 인파가 오고 가는 것과 함께 병원 앞 버스승강장과 남광주시장이 전남대 병원과 마주보고 있기때문에 그 횡단보도에는 항상 신호대기 인파가 넘칩니다.
1월20일 그곳에서 일인시위를 하였습니다.
11.01.20.전대병원 앞(1).JPG
내 피켓을 앞뒤로 자세히 읽던 농부타입의 까무잡잡한 피부의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 혼자말처럼 말합니다.
"지들만(민주당) 뽑아주면 잘 할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지들 배불릴 궁리만 하드라고 체..."

그리고는 나를 보고 말합니다.
"내 나이가 올해58살이요 내가 십년만 젊었으믄 이런 짓거리 하는 이런 불한당 같은 놈들... 차마 내가 몽둥이로 때려 죽이지는 못하고... 그러면 나도 나쁜놈이 된께!...이놈들아 물러나라고 저놈들을 향해 매일 외치다 죽을것이요"

그는 감정에 겨운지 슬프고 분한 눈으로 나를 보며 일그러진 입으로 계속 말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위해서 나는 징역도 살았어라 김 대중 씨 구속됐다고 한께 그 분을 못이고 집을 뛰쳐나와 광주시내를 휩쓸고 다니다 징역살고, 노 태우 6.29 때도 광주시내를 휩쓸고 다니다 구류 살고 그랬오"
그는 내 피켓을 가리키고 계속 말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위해 그런 미친 짓거리를 했단말이오"

그리고 하소연 하듯 또 말합니다.
"그리고 60도 안된 내 몸은 벌써 망신창이가 되었는디... 이 사람들이(민주당) 잘 해주믄 내가 한이 없것는디 잘 하기는 개똥!... 자리다툼이나 하고 지들도 권력을 잡은께 똑 같드만이라 이런 꼴 볼라고 그런 미친 짓거리 했던가 하고 후회를 많이 하요"

신호가 바껴도 안가고 이야기 하던 그는 신호등의 말미에 고생하라는 말을 남기고 급히 뛰어 갔습니다.
그 뒤에 대고 나는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5.18직전에 나는 구속되어(죄명 폭력) 있었기에 살아남았소만 내 친구 하나는 행방불명 후배하나는 총들고 나대다 총 맞고 죽었다고 다른 친구들이 전해줍디다 그리고 6.29직전에 나도 시위하다 잡혀서 구류 살았소 구류산 것 때문에 일하던 곳에서 쫒겨났는데 그래도 그때는 입을 꽉 다물고 후회 안했는디 지금은 무쟈게 분통떠뜨리고 있지요 "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김 대중 씨와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에게 준 꿈은 무었이었을까?
그들이 우리에게 어떤 꿈을 주었든 그 꿈은 죽고 없고 다만 전라도 수구꼴통으로 변한 그들을 보고 우리는 지금 무슨 꿈을 꾸어야 되나
권력의 불나방들을 위해 우리는 미친 짓거리를 했구나!

30대에 읽었던 이 문열 삼국지의 내용이 생각나서 찾아보고 여기에 대략을 적어봅니다.
이 문열 씨는 그 책에 적기를, 혁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혁명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혁명을 향한 열정과 재능을 기준으로 네 종류로 분류합니다

 

첫째, 열정도 재능도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참가한 다수 대중,
둘째, 혁명에 필요한 재능은 있지만 열정과 그에 따르는 신념이 없는 사람으로 이들은 때로 혁명세력에 치명적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부류,

 

셋째, 재능은 없지만 열정만 있는 사람들로 이들은 혁명에 있어서 힘의 원천이고 마지막 보루이다
하지만 그들은 거의 희생할 뿐 얻는 과실은 극히 적은데 심지어는 그들의 유일한 과일이랄 수 있는 말의 성찬 조차도 누구에겐가 가로 채이고 마는 부류,
네째, 열정과 재능을 한 몸에 지닌 부류로써 혁명세력의 핵심 이렇게 네 종류로 나눕니다.

 

이 문열 씨는 또 혁명의 핵심세력도 두 부류로 나눕니다
첫째, 장마가 시내물의 바닥마저 엎어버리듯 사회제도 자체를 엎어버리는 부류와,

둘째, 기존의 세력에게서 권력을 뺏고 나면 기존 세력의 제도를(행위) 계승 답습하는 부류로 나눕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줄 알고 김 대중을 외치다 죽어간 그분들은 숭고하기만 한데, 호남의 권력을 장악하고 서민을 약탈하고 있는 개들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배부른 개.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