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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회원들의 사랑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관변단체라는 워딩에 충격 받았습니다.

자유게시판
작성자
지웅
작성일
2019-11-05 12:58
조회
499

몇달 간 참여연대의 활동보다 저의 학업과 일이 중요해서 관심을 못가지다, 뉴스를 보고 황급히 들어왔습니다. "참여연대가 관변단체로 전락했다"고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분께서 참여연대를 비판하고 단체를 탈퇴했다는 뉴스였습니다. 게시판에 들어와 글을 보니 실제로 비슷한 내용의 글이더군요. 그 글을 보고,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참여연대는 권력을 불편하게 하는 감시자의 역할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맞습니다. 참여연대는 그간 권력을 심히 불편하게 해온 단체가 맞고, 그렇기에 일련의 사태에 있어서 이전처럼 "권력을 불편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었으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 생각 앞에는 아주 중요한 전제조건이 깔려있어야 합니다. 바로 "정의롭다 생각되고, 우리가 가진 것들이 진실일 때"라는 전제 말입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정의가 아니고, 우리가 가진 것들이 진실이 아니라면, 우리는 권력을 비판할 자격을 갖추지 못합니다. 우리는 감시자의 역할임과 동시에 "진실추구자의 역할"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간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여러가지 목소리가제기되고 있으며, 사무처장의 글에서도 나와있듯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서 어떤 결론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관변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의혹을 함부로 제기하는 건 위험한 발상입니다. 그런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참여연대를 관변 단체라고 규정하는 것도 문제고요. 결론이 다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우린 관변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의혹을 제기해야하나요? 전 문제점이 확실한 사안에 침묵하는 것 이상으로,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 사안에 떠드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 사안에 대해 떠드는 것에 대한 책임은 단순히 참여연대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전반이 져야만 합니다. 이분법 논리에 갖혀 큰 것을 잃어선 안됩니다.


 


저는 이번 일을 보며 오히려 참담하게 느껴진 부분은, 활동가들이 "관변단체냐 아니냐" 라고 하는 이분법 논리에 빠져있다는 부분입니다. 아직 결론이 나오지도 않은 일에 의혹을 제기해야한다고, 의혹을 제기하지 않으면 관변단체라고 하는 것은... 군인들이, 언론이 빨갱이 색출해내던 때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랑 지금이랑은 차이가 있네요. 그 땐 위에서 빨갱이를 색출해낸다고 찍어내는 것이었으니까요.


 


비록 지금은 적극적 활동을 못하는 이름만 회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생각을 장황하게나마 적어봅니다. 참여연대는 한국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아주 중요한 단체입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이름 너머에 있는 "사실과 정의"에 더 집중해야합니다. 민주주의는 중립이 아니라, 정의에서 나옵니다. 결론이 나오지 않는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리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입장이 갈린다 하더라도 무리하게 한 편에 서서도 안되며, 결론이 나온 사안에 대해 침묵해서도 안됩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참여연대 회원 분들이 갖고 계신 생각이시리라 생각합니다.


 


참여연대는 사실과 정의를 따르는 단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함부로 어느 편에 서지도, 함부로 침묵하지도 않는 단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원 분들, 제발 친문 반문 이런 프레임으로 참여연대를 비판하지 맙시다. 전 반문 참여연대, 친문 참여연대가 아니라, 그냥 참여연대를 사랑할 뿐입니다.


 


이번 일이 참여연대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생각이었습니다.


 


서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