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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훈촌평) 나의 군대시절 (1985.09.04. ~ 1988.03.17.) 2편

자유게시판
작성자
유동훈
작성일
2017-09-27 03:55
조회
170

2017년 9월 27일


 


(유동훈촌평) 나의 군대시절 (1985.09.04. ~ 1988.03.17.) 2편


 


 


** 먼저 내가 옛날에 근무하던 병영문화와 요즘 현대식 병영문화와는


매우 큰 격차가 있음을 알리며 그 때 그 시절에는 그랬었다라는 이해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


 


85년 이등병 시절이다.


아침에 부대원 모두 완전군장에 연병장에 모여 일조점호를 취한다.


그런데 신기한 모양을 보았다. 고참들의 눈동자가 동태눈깔이 많은 것이다.


그것도 썩은 동태눈깔...


아 ! 이런 식으로 말하면 이해를 못할 것이다. 즉 맛이 간 눈동자의 모습..


나도 혹시 그런가 싶어 식사후 세면장에서 거울로 내 모습과 눈동자를 들여다


보았다.


군대짬밥이 너무 부족해선지 나는 멀쩡했다.


그러곤 내 속으로 난 아직 동태눈깔이 아니군.... 씩 하고 웃었다.


 


85년 12월 중순 어느 날


사회에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성탄캐롤송이 길거리를 넘치고 있는 시기 이다.


군에서도 성탄캐롤과 크리스마스트리를 부대 곳곳에 꾸며 놓는다.


아침부터 점심나절까지 크리스마스트리를 내무반에 꾸민후


대대본부 식당에 우리 대대부대원 모두 모였다.


 


식당에 착석한후 경기도 파주시내 어느 교회의 성가대 공연을 관람하였다.


남녀고교생들과 대학생으로 이뤄진 성가대는 여느 교회성도들과 다름이 없어


보였지만 군복을 입고서 지켜보느라 좀 어색하기도 했다.


경쾌한 리듬의 찬송가부터 시작을 하여 공연 후반엔 캐롤송이 시작된다.


 


캐롤송이 몇곡 계속 이어진다.


아니 그런데 부대원들 모두 너무나 엄숙하기만 한 것이다.


너무나 긴 침묵 속에서 대원들은 모두 숨소리도 내지 않고 듣기만 한다.


 


바로 옆자리 대원의 얼굴을 보았다. 그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또 다른 옆자리 고참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얼굴표정은 험상고 짓궂엇지만


그의 눈가에도 어느덧 이슬방울이 한줄기 흐르고 있었다.


 


으,,,, 나만 빼고 다들 그런가했더니 나도 어느덧 물방울이 내 눈가에 흐르더라.


 


그로부터 며칠후 85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날은 눈이 매우 많이 쏟아진것을


지금의 나는 아직도 기억을 한다.


 


성탄절을 며칠 앞두고 나는 모범사병으로 뽑혀서 3박4일간의 휴가를 받았다.


고참들의 등쌀이 시작된다.


너도 나도 편지를 써서 내게 주므로 나는 십여통의 편지를 군복상의 등쪽안에


마구 쑤셔 넣었다.


포상휴가 출발을 앞두고 당직사관인 통신선임하사가 휴가병들을 행정반에 집합시켰다.


아니 웬걸, 아주 귀신같이 나와 옆 다른 휴가병의 상의군복을 벗으라고 지시를


한다. 상의군복을 벗자마자 편지가 수십여통이 마구 쏟아진다.


이 편지들은 대부분의 내용이 부모님들께 돈을 부쳐달라는 내용이거나 면회를 와달라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이 때문에 우리 3명의 모범사병휴가병들은 행정반 뒤에 모여서 선임하사의


힘찬구령 하에 땀을 많이 흘렸다.


참나무로 만들어진 정신봉이 이처럼 정신을 아주 짠하게 맑게 만드는 줄도


이 때 처음 알았다.


 


휴가출발에 앞서 당직사관인 통신선임하사는 우리 모두에게 휴가를 1박을 단축해서 2박만 하고


부대에 복귀하라고 지시를 했다.


 


휴가는 휴가다. 역시 부대에서 생활하다가 집에 모처럼만에 돌아오니 너무나 바쁜 것이다.


만나볼 친구도 많고 친척집 어른들께 인사도 해야 하고.


3박4일의 휴가는 그래서 너무나 짧기만 했다.


 


12월 24일 저녁 나는 포상휴가를 마치고 부대에 복귀를 했다.


근데 그날의 당직사관도 역시 통신선임하사였다.


행정반에 들어가니 당직사관 통신선하는 화가 치밀었는지 당장 완전군장을 꾸려서


연병장에 나오라 지시를 했다.


 


나는 그날 밤새도록 완전군장에 연병장을 힘차게 구보를 해야 했다.


 


그 날 밤새도록 눈은 왜 이다지도 많이 쏟아지는지....


당직사관 통신선임하사는 이따금 행정반 문을 열고선 내가 구보하는 속도가


너무 늦다고 다그치기만 했다. 밤새도록...


그날 밤에 펑펑 쏟아진 한박눈을 그래서 나는 평생 잊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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