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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회원들의 사랑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탈퇴와 후원 중지를 결심하신 회원님들께

자유게시판
작성자
조지후이
작성일
2019-09-30 17:32
조회
1312

안녕하세요? 저는 지역의 한 대학에서 정치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평소에 자주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들어와보고 했어야 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들어오게 되어 마음이 무겁네요.


 


제가 탈퇴와 후원 중지를 결심하신 회원님들께 글을 써야겠다 마음 먹은 이유는 '그럼에도 참여연대가 더 잘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지지해야하지 않겠나'하는 제 나름의 결심 때문입니다.


 


저는 김경율 위원장님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 분의 존재 뿐 아니라 말과 글을 한 번도 접하지 않은 상태였죠. 그런 상태에서 SNS의 글은 너무나 황당했습니다. 조국 장관께서도 스스로 인정하셨지만 비판받을 대목들이 있죠. 그래서 조국 장관과 그를 지지하는 시민들을 향한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비판에 대해서 '그럼에도' 조 장관께서 직무를 계속 수행해야 할 이유를 설명할 책임이 본인과 지지자들에게 있는 것이고, 그 설명에 대해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근거로 비판할 자유가 있는 것이겠죠.


 


그런데 김 위원장님의 글은 그런 종류가 아니었어요. 사회 개혁과 진보를 외치는 사람들을 '권력의 예비군', '위선자', '더럽고 지저분한 놈들'로 폄하하는 원색적인 비난의 글이었지요. 그래서 저도 분노했고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께서도 분노하지 않으셨나 생각이 듭니다.


 


조선일보가 한 시민단체의 중요 인물 페이스북 담벼락의 글을 따옴표 보도 할만큼 정략적인 상황에서 그런 자신의 글이 미칠 파급력, 참여연대가 겪게 될 곤경도 헤아리지 못하시는 분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만... 사적인 공간에서 정제되지 않은 솔직한 생각을 표현하는 것조차 우리가 비난해야 한다면 '너무 잔인한 일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다른 의견이 있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저도 탈퇴와 후원 중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다, 김경율 위원장을 용서하지는 않더라도, 그 때문에 시민의 힘을 믿고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꾸려고 노력해온 다른 활동가들을 더 어렵게 만드는 일이 옳은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참여연대는 100% 시민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이고 시민단체 중에서는 메이저에 속한다고는 한들 매우 한정된 예산 안에서 활동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임집행위 결정문을 보면 김경율 위원장은 그 글을 쓰기 하루 전 이미 위원장 직의 사임, 회원탈퇴를 참여연대에 통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미 참여연대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주말, 그 늦은 시간에도 탈퇴와 후원 중지 게시물에 덧글을 달고 있던 활동가들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김경율 위원장을 비판 또는 단죄하는 일과 참여연대에 지지와 후원은 구분해서 판단해야하지 않을까요?


 


김경율 위원장을 향한 분노와 그 항의의 표시로 탈퇴·후원 중지를 떼어내서 생각해보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 남겨봅니다.


 


그리고 도덕적 우월감, 세상은 나만 바꾼다는 표독, 그게 내 안에는 없는지 다시 돌아봅니다.


 


저희 과의 노교수님이 버릇처럼 하시는 로티의 말이 기억나네요. "다른 사람에게 조금만 덜 잔인해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