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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눈다는 건 뭘까?

자유게시판
작성자
김수길
작성일
2001-10-19 01:30
조회
7379
친정 아버님이 지방에 계셔서 서울에는 결혼한 여동생하고 나만 있을뿐이다

그러나 대림동하고 덕소가 그리 먼거리도 아닐진데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지난번 동생네 집에서 저녘을 먹자고하기에 가는 길에 아이스 박스에다 갓김치 하며 고들빼기 김치를 조금 담아서 가져갔다

우리도 그리 잘사는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동생네가 여의치 않아 늘 우리 집에 오면 두 손에 가득 들려 보내야 마음이 편했다



동생은 추석에 시댁 본가에 다녀왔는데 할머니께서

직접 짠 참기름하고 주황색 단감이 주렁주렁달린 감나무 가지를 내밀며 언니 갈때 가져가하며 내민다

난....됐어 너네나 두고 먹어라 했지만 동생은 아니라며 쇼핑백에 넣어준다



자기는 참기름 선물셋트가 선물로 들어온게 있단다

그런데 그 선물셋트 참기름이라는게 식용유 보다 못할때가 있는걸 아는지라 나도 여간해선 돈주고 사 먹지 않는데......



난 순간

동생이 나에게 주고 싶은건 진짜 참기름이 아니라

평소에 나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나누어 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난 동생에게 나누어 줄때 나에게 두개가 있었거나 많이 있을때 나누어 준 것이지 내꺼를 남기지 않고 준 적은 없었던것같다



내가 둘째딸이고 욕심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날 동생이 싸준 참기름을 받으며 순간 목이 메어 왔다



친정 엄마가 돌아가시고 안계셔서 내가 엄마같이 좀더 따뜻하게 마음을 써줬어야 하는데

그렇게 잘해주지도 못한 나에게

자기것도 남기지 않고 선뜻 내어 준다는 것은

그전에 내가 동생에게 나누어 줬을 때하고는 아주 많이 다른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의 나눔과 동생이 생각한 나눔의 차이란.......



그런생각이 든다

있어서 나누기 보다는

작은 것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서 작은 것이라도 나눌때

비로소 그 나눔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런지......



좀 날씬해 볼려고 저녘에 운동가는길에

나의 좋은 이웃 재영이 엄마에게

친정 동생 얘기하다 목이 메어왔다



난 왜 이렇게 바보같은지.......

동생에게 부끄럽고 미안하고 그런 마음에

그리고 동생이 나에게 나누어준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형제가 있어 불평도 많았건만 그래도 이렇게 의지하고 살게해준 부모님에게 고맙다고 해야하나....

그런걸 생각하면 우리 인영이게 미안하긴 한데

둘째아이를 갖는것도 내 이기심때문에 쉽지 않을꺼 같고

하지만 좋은 이웃을 만나거나 친구를 잘 두면

꼭형제가 아니더라도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혼자 자라야하는 인영이게 미안한 마음을 대신해본다



마음을 서로 나누고

음식을 나누고

정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고



세상엔 공짜가 없다 (삶의 철학)

줘야 받지.......주지 않고 받기만 바라진 말아야지





그러므로 이깊은 밤에

이글을 읽고 있는 이에게

따뜻하고 보드라운 내 마음을 다 줄려고 한다

받은 사람은

화요일 ( 23 일 ) 7시에 느티나무로 모이세요

제가 드린 만큼 잃어버리지 말고 가슴에 잘 담아 오세요

보태서 오시는거면 더 좋구요

알았죠?~~~~~~~~~~*^^*

마음을 나눌 당신이 있기에

이밤 잠도 안자고

신랑 모르게 도둑고양이 같이 숨죽여 또닥....또닥거리고 있습니다



금요일 19일죠

아침고요 수목원으로 알뜰 바자회팀은 가을 바람 쐬러 갑니다

부럽죠?~~~~~~

잘 다녀와서 소식 올리겠습니다



오늘밤 좋은 꿈 꾼분들은 다.......제 덕입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