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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한 그릇...(펌)

자유게시판
작성자
김수길
작성일
2001-10-15 06:00
조회
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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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글되던 국밥집에 사람이 뜸해지는 시간

주인이 한숨을 돌리며 신문을 뒤적이고 있을때

할머니와 땟국물이 흐르는 소년이 들어왔습니다저 국밥 한 그릇이 얼마나 하는지...

할머니는 엉거주춤 앉으신 채로

국밥 한 그릇을 시키셨습니다.

할머니는 국밥을 소년에게로 밀어 놓으셨습니다. 소년은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습니다.

할머니, 정말 점심 드셨죠?

그럼..

할머니가 깍두기 한점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는 동안

소년은 국밥 한 그릇을 다 먹어 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인이 두 사람에게

다가갔습니다.

할머니, 오늘 운이 참 좋으십니다.할머니가 우리 집에 100번째로 온 손님이세요주인은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남짓 지난 어느날, 소년이 국밥집 길 건너편에 쪼그리고 앉아 무언가를 세고 있었습니다. 무심코 창 밖을 보던 주인은 깜짝 놀랐습니다.소년은 국밥집에 손님이 들어갈 때 마다동그라미 안에 돌을 넣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다 끝나갈 때까지도 쉰 개를 넘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급해진 주인은 단골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바쁜가? 무슨일은...

안 바쁘면 국밥 하나 먹고 가라고.. 오늘은 공짜라네..그렇게 주인이 동네방네 전화를 돌리자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여든 하나.여든 둘..여든 셋...

소년의 셈이 빨라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흔 아홉 개의 돌멩이가동그라미 속에 들어갔을 때 소년은 할머니의 손을 잡고 국밥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할머니, 이번엔 내가 사드리는 거야진짜로 100번째 손님이 된 할머니는 국밥을 받고 소년은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깍두기만 오물거렸습니다. 저 아이도 한 그릇 줄까요?쉿~ 지금 저 아이는 먹지 않고도 배부른 법을배우고 있는 중이지 않소.. 후륵후륵 국밥을 맛있게 드시던 할머니가좀,주랴? 하고 말을 꺼냈을 때 소년은 배을 앞으로 쑤욱 내밀고 말했습니다 .아니.. 난 배불러. 이거 봐, 할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