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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NGO 활동가의 마음공부(III)

자유게시판
작성자
김수길
작성일
2001-10-24 11:05
조회
5513
이어지는 글입니다...



3.

NGO는 "개별 인격들의 자유로운 전체"(김지하)인 공동체가 되면 좋겠다고 나는 꿈꾼다. 그 공동체 안에서는 개인의 자율성과 창조성이 진정으로 존중되면서도, 그 개인들이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전체를 형성하되 자유와 창의성이 넘치는 탄력적인 전체를 이루는 그런 공동체를. 거기서는 구성원의 다양성과 차이가 존중된다. 사상, 신앙, 문화, 언어, 음식, 취미, 관습 등에 있어서의 차이와 다양성이 권장되고 향유된다.

일의 평등성(equality at work)을 추구한다. 공동체 내에서 일과 역할의 기능적 분화가 인정되나 신분이나 지위의 개념은 인정되지 않는다. 역할의 기능적 분화가 가져올 수 있는 공동체 성원간의 평등성의 저해 또는 약화를 방지하기 위한 방도가 강구되며 평등성을 높이기 위한 다방면적인 노력이 경주된다.

이 NGO는 축제가 있는 공동체가 된다. 축제(festival)와 축하(祝賀;celebration)는 공동체 성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운동 속에서 부딪치는 시련과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기운을 북돋아준다. 축제는 공동체 생활의 의미와 보람을 손으로 만지듯 느끼게 해 주며, 단체생활 속에 일어나는 마찰과 사소한 분쟁의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내는 청량한 바람이 된다. 축제 속의 환희와 엑스타시(ecstasy)의 요소는 생명의 기운이 공동체를 구성하는 모든 성원을 관통해서 흐르게 하여 모두의 가슴을 하나로 묶어 준다.

NGO 활동가는 평소에 노래와 춤사위를 익혀두고, 유머의 감각을 길러두면 좋겠다. 시간을 다투어 처리해야하는 과중한 업무에 모두들 지쳐있을 때, 또는 중요한 사회적 행동에 즈음하여 공권력의 위협에 위축되거나 긴장과 불안에 시달리는 자기 자신과 동료들에게 기쁨과 웃음을 선사하며 서로 위로하고 원기를 북돋울 수 있는 여유를 발휘할 수 있다면 오죽이나 좋을까.



끝으로, 먼 목표를 향한 견인불발(堅忍不拔)의 정신을 NGO 활동가의 소중한 덕목으로 강조하고 싶다. 법과 제도의 개혁과 같은 중요한 사회적 변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년이고 30년이고 꾸준히 참고 기다리며 줄기차게 싸워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급한 낙관은 성급한 체념만큼이나 일을 그르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