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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카페
자유게시판
작성자
김수길
작성일
2001-09-29 11:40
조회
17201
노 천 카 페
구름 옷 입은 달무리
강 언덕
노천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잔을 만지작거린다
내 옆자리
카페풍경은
목말라 비틀거리는 가녀린 코스모스가
미풍에 하늘거리고
갈대 숲에선 꽃잎 여느라 연신 사그 락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 아래
하얀 억세 꽃 파도 되어 출렁이고
여윈 여인의 몸매 되어 흐르는 강이 있다
머리에 별빛 가득 이고
강 뚝 에 퍼 질러 앉아
마시다 만 한 모금의 커피를 삼킨다
쌉싸름 한 커피 향이
하루를 삼키고
강 아래로
히 고 긴 물길 따라 흘러간다
하이 얀 여울 턱에 날이 저물고
쌍둥이 가로등이
나뭇잎 사이로 반짝인다
등에 걸 머 쥔 멍에를
하얀 모래 위에 벗어 던지고
툭 툭 털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커피의 향이 아직도
입가에 맴돈다
- 오 회 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