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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있는 도시에 대한 열망

자유게시판
작성자
김홍수
작성일
2012-12-06 18:50
조회
7175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보다 더 중요한 문제


지난 11월30일 광주광산구 운남동에서 수완지구를 향하는 4거리에서 일인시위를 했었습니다.
지나시던 老부인께서 내 피켓을 읽어보시더니 품위있게 말씀하십니다.

"지금 시대의 대세는 정권교체라고 사람들이 말하고 있더군요.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될려면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이곳(호남)에서 더욱 일치단결되어야 될 것 같은데...그런데 선생님(글쓴이)의 주장을 보니 민주당을 비판하고 계시군요 왜죠? 저는 어느정당의 편을 들려고 하는 건 아니예요. 다만 선생님께서 이곳 정서와 반대되는 일인시위를 하고 계시기에 궁금해서 여쭤보는겁니다."

호남은 당연히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전제하에 하시는 정말 난감한 질문이어서 뭐라고 말씀드려야할지 망서리다가 문득 생각나는데로 대답했습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는 우리(호남)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고향 호남이 민주사회가 되는가 아니면 독재사회가 되는가 그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당원조직에 의한 폐해

그녀가 품격있게 사근사근 또 말씀하셨습니다.
"정당이 당원을 모집해서 여론을 수렴하는 것은 정상적 정당활동아닌가요?
하기사 좀 많긴 많군요 이정도 숫자라면 아무데서나 민주당 비판하면 안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합니다만..."

내가 老부인의 말꼬리를 얼른 잡고 말씀드렸습니다.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북한에서는 인구 열 한 명중에서 한 명이 북한노동당 당원이고 그 한 명의 당원이 열명의 주민을 감시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북한은 죽은 사회가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고향 호남에서 인구 일곱명 중에서 한 명, 유권자 다섯명중에서 한 명이 민주당 당원입니다.
또 우상숭배정치와 경상도를 향한 적대정치를 하고 있기도 하는데 이런 정치행태는 북한노동당 정치와 흡사합니다."



老부인의 품격

老부인께서는 내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시고 다음신호등에 건너가셨는데, 아마도 처음 당신께서 내게 말을 걸으셨는데 내가 말하고 있는 도중에 길 건너가버리시면 내게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생각하신듯 다음 신호등까지 잔잔한 웃음과 함께 내 이야기를 들어주신 것 같았습니다.

길 건너가시는 老부인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품격에 나는 은연중 압도되었었는데, 길 건너가시는 그 老부인의 앞으로 보이는 광주광산구 수완지구의 새 아파트 건물들과 어울려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고향 광주가 그 老부인처럼, 새로 지어진 아파트 건물처럼 우아하고 아름다운 품격있는 도시가 되길 바라면서 생각하니 호남을 천박한 조직사회로 만들어 놓고 있는 전라도 정치세력에 대한 분노가 끓어올랐습니다.
그래서 그날도 내 마음을 굳게굳게 다져봤습니다.
"해보자! 귀신과 우상을 숭배하는 이 악질들아!"   12.11.30.운남동.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