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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회원들의 사랑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참여연대 지도부의 총 사퇴를 요구하며 참여연대를 떠납니다.

자유게시판
작성자
chohk
작성일
2019-10-30 17:25
조회
19617

참여연대 회원과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직을 사임하며 참여연대 지도부의 총 사퇴를 요구합니다.     


 


뭐가 되었든조국 사태를 통해 참여연대는 25년 역사에 씻기 어려운 오점을 남겼습니다. ‘조국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검찰의 쿠데타라는 주장이 있고, 권력형 비리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조국 사태는 참여연대 내부의 조국 사태입니다. 김경율 전 공동집행위원장이자 경제금융센터소장이 징계위에 회부되고 그 뒤를 이어 나온 해명자료에 이르기까지 참여연대 지도부의 집단적 결정과 일련의 대응을 말합니다. 안타깝게도 참여연대 내부의 조국 사태는 권력을 불편하게 하는 감시자로서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참여연대가 관변 시민단체로 전락했다는 오명을 자초한 것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참여연대가 본연의 권력 감시자로 되돌아가려면 고통스럽겠지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임원 한 사람의 돌출적 행동, 감정적 오판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치부하고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넘어갈 수는 없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냥 넘어가서도 안 됩니다.


 


87년 민주화체제는 우리나라에서 자율적이고 역동적인 시민사회의 성장을 가져왔고 참여연대는 늘 그 한복판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민주화 진전과 시민사회의 성장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정치적으로 도구화되는 일도 일상화되었습니다. 군사독재 시절 관변 대중조직들이 이제는 모두 시민사회의 주요 구성원이 되었으니까요. 민주화 운동의 열망들이 모여 출범한 참여연대가 명확한 정치적 지향을 갖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시민단체의 활동 자체가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정치적 행위가 특정 정권을 보호하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의 돈을 한 푼도 받지 않는 것이 시민단체가 지켜야할 정치적 독립성의 전부가 아닙니다. 그보다 더 본질적인 것은 어떤 정권과도 정치적으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안 그러면 참여연대는 정권의 부속물이라는 비난, 관변 시민단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참여연대 회원의 정치적 성향과 입장이 다종다양한 만큼 지도부와 사무처 구성원의 성향과 입장도 천차만별입니다. 의견의 차이, 대립과 갈등은 늘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적정한 정치적 거리두기와 균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런데 문재인정부 들어 중심을 잡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아슬아슬한 순간이 종종 있었지만 그래도 버텨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중에 불거져 나온 조국 사태는 그간의 힘겨운 중심잡기 노력을 모두 수포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번 사태가 우연적이거나 일회적인 일탈이 아니라 앞으로도 같은 일이 계속해서 반복될 것 같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참여연대 출신 인사가 선출직이 아닌 권력의 중심부와 정권의 요직에 들어가는 사례가 문재인정부 들어 급격하게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흔치 않았고 보수정권 시절에는 없던 일이라 아예 고민거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미처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참여연대가 자신의 방식대로 전관예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침묵하고 있는 지도부의 무책임함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회비를 내고 후원금을 내고 크고 작은 기부도 하며 참여연대를 응원해온 회원들 중 몇몇도 이미 큰 실망을 안고 참여연대를 떠났습니다. 저도 회원과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직을 모두 정리하려고 합니다. 참여연대 회원들이 지도부를 선택하지 않았듯이 지도부를 경질하지도 못합니다. 지도부의 구성원이 누구인지 모르고 어떻게 지도부가 구성되는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내려지는지 알 수도 없습니다. 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회원 게시판에 토로하는 것 말고 개인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게 참여연대를 떠나는 것뿐입니다. 지도부 총 사퇴 요구는 개인적 좌절감에서 나온 것입니다.  떠나는 사람의 자리는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질 것입니다. 참여연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회원 탈퇴 처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회원번호 2011031133


조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