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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에 대한 회상

자유게시판
작성자
덕진
작성일
2017-09-11 15:22
조회
167

병자호란에 대한 회상


 


7년의 왜란(1592.4 ~ 1598.11)을 겪고 선조가 죽자, 1608년 2월에 적자인 영창대군을 제치고 광해군이 왕으로 즉위한다. 당시 광해군에게는 민심수습, 경제재건 등 왜란의 뒷수습은 물론 동북아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한 대처 등 막중한 임무가 놓여있었다.


 


국력이 쇠잔한 명은 북방의 여진을 정벌하겠다는 명분으로 1614년 조선에 파병을 요청한다. 명과 여진의 틈바구니 속에서 전쟁을 피해야겠다는 광해군은 여러 핑계를 대면서 명의 요구를 듣지 않다가, 1618년 어쩔 수 없이 강홍립 장군을 도원수로 하여 1만병의 군사를 파병한다. 강홍립 장군은 왕의 밀지대로 후금에 투항하고 살아남은 병사들은 조선으로 돌아온다.


 


1623년 3월, 당시 야당인 서인 중심의 쿠데타 인조반정이 일어나 광해군은 권좌에서 쫓겨나고 인조가 왕위에 오른다. 새 정부는 쿠데타 명분으로 3가지를 들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재조지은(再造之恩)을 잊고 오랑캐에 투항했다는 죄목이 있다. 광해군의 중립외교 덕에 명과 후금 사이에서 평화를 누리며 국가재건과 민생 챙기기를 해왔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정부는 이후 이 외교정책으로 인해 1627년 1월에 정묘호란을 그리고 1637년 1월에는 치욕의 병자호란을 자초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지난 9년 간 완전히 두절된 남북교류를 재개하고, 북핵문제는 대화로 풀겠다고 천명했다. 그런 바탕에서 6월말 한미정상회담을 갖었고, 며칠 뒤 베를린에서‘ 한반도평화구상’을 발표헸다. 그러다가 지난 9월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계기로 대통령의 염원이 좌초될 운명에 처해졌다.


그러면 여기서 오늘 한국사회를 390년 전인 호란 당시와 비교해 보자.


현 정부는 5 달이나 계속된 평범한 시민들의 ‘촛불봉기’로 등장한 정부이다. 그리하여 국민들은 ‘헬 조선‘이라는 자조적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이 나라를 오랫동안 지배해온 기득권세력의 완강한 저항은 여전하다. 수구세력이 그간 축적해온 권력, 금력, 인맥도 가공할 만한 것이지만, 무엇보다 그들은 ‘공생’이라는 개념을 일관되게 무시해온 집단이다. 따라서 그들은 개혁을 반대한다. 지금도 서울광장이나 대학로에서 수시로 태극기부대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맞들고 ‘전시작전권 환수 반대’를 위시해 박근혜 무죄와 전술핵 찬성 집회를 연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3당은 정부의 대북정책을 두고 한목소리로 성토하고 나섰다. 사드배치는 물론 전술핵 배치와 핵무기 개발을 포함한 강경일변도로 대화 자체를 반대하는 분위기다. 한 여론조사를 보면 사드배치 찬성이 79.7%, 전술핵 배치 찬성이 68.2%란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의 큰 소리가 다 국민들의 여론을 듣고 있다는 애기.


  • 미국과 중국의 신 냉전체제‘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은 대화를 강조해온 문 대통령을 조롱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고, 한국에 고가의 미국 무기를 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회에는 내년 예산안을 비롯해 개혁입법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노동관계법 개혁, 세법개정 등등.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야당의 반대로 자칫 개혁이 좌초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의 참상을 그린 작품인데, 남한산성으로 피난한 조정은 척화파와 주화파가 사사건건 대립한다. 김상헌은 “싸움으로 맞서야 화친도 열린다”라 하고, 최명길은 “물러설 자리에서 물러서는 게 도리”라고 맞선다. 인조는 그 와중에 설을 맞아 명의 천자를 향해 절하는 예를 한다.


 


지금 이 나라의 상황이 인조반정과 호란이 일어난 1620~1630년대와 비교하여 낫다고 생각되는가? 당시 서인들은 나라 운명보다 집권을 우선했고, 평화보다 명에 대한 사대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내치도 그렇지만 외교는 상대가 있다.


‘진보는 분열과 조급증으로 망한다’라는 말이 있다. 민주주의는 기다리는 인내를 먹고 자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