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기타(od) 2001-05-17   2311

[제105호 개혁정론]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과 심사평가원 정보체계의 통합 필요성과 방안

대통령님,

2000년 1월 시행된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건강보험의 관리주체를 보험료의 부과, 징수, 진료비 지급 등을 담당하는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이하 공단)과 보험급여의 심사 및 평가를 담당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으로 나누어 운영하도록 하였습니다.

애초에 심평원을 공단안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이라는 단일한 프로세스(사업)를 운영하기 위하여 공단과 심평원이라는 별도의 조직을 둔 것은 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일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단과 심평원이 분리되었다고 하여 이를 지원하는 건강보험정보체계가 반드시 분리 운영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일한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정보체계가 분리됨으로 인하여 정보의 원활한 이용, 정보자원의 효율적 관리 및 정책결정 지원기능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보험정보체계는 단일한 통합조직으로 다시 설계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통령님,

건강보험정보체계의 비효율성은 공단과 심평원의 정보체계 분리로 인한 것과 이들 기관의 정보시스템 체계가 중앙집중식이 아닌 지역분산식으로 설계된 데 따른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정보체계의 분리로 인한 비효율성

공단이 진료비를 지급하기 위해서는 심평원의 심사결과가 필요하고, 심평원은 진료비 심사과정에서 피보험자/피부양자의 자격을 확인하기 위해 공단의 자격정보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자료는 심평원 독립 이전에 원활하게 공유되었으나, 현재는 두 기관이 이러한 자료를 온라인으로 상대 조직에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심사 및 지급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공유할 수 있는 정보(자격인덱스와 심사결과)를 별도로 관리함으로써 불필요한 전산자원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또한 두 기관에서 데이터웨어하우스와 같은 시스템을 각각 독립적으로 구축하려 함으로써 전산자원이 중복투자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재의 비효율성보다 문제의 규모가 더 크고 심각한 것은 향후 극심한 전산자원의 중복 투자가 이루어 질 수 있다는 '미래의 비효율성'의 문제입니다.

○ 지역분산식 정보체계로 인한 비효율성

그리고 공단과 심평원의 시스템 체계는 당연히 중앙집중식으로 설계되었어야 하나 데이터의 규모, 네트웍 부하, 전산장애 대책 등을 이유로 지역분산식 정보체계로 설계되었습니다. 그 결과 중앙집중식으로 설계했을 때에 비하여 많은 전산장비와 인력이 공단(6개 지역센터)과 심평원(7개 지원) 지역조직에 배치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산전문가들의 검토와 국내외 다른 정보시스템 사례를 검토한 결과 보다 효율적인 중앙집중식 정보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기술적인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이는 건강보험정보체계가 지역분산식으로 설계된 근본적인 이유가 조직 보전 등을 위한 것이 아닌가 의심케 합니다.

대통령님,

그리고 두 기관 정보시스템의 통합은 다음과 같이 되어야 합니다.

우선 통합형 정보체계는 공단과 심평원의 정보조직을 통합하여 (가칭)건강보험정보센터(이하 정보센터)를 설립하고, 이 조직이 건강보험과 관련 정보서비스를 아웃소싱 방식으로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중앙집중식을 아키텍쳐는 공단의 지역정보센터와 심평원의 지원에 있는 모든 서버를 중앙으로 옮기고 지역센터(공단 지역센터와 심평원 지원을 통합한 조직)를 네트웍 노드로만 활용함으로써 그 조직과 역할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건강보험과 관련된 모든 정보와 업무는 중앙의 본부로 집중됨으로서 인적 및 물적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해집니다.

다음으로 중앙집중식 통합 정보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공단 지역센터와 심평원 지원의 전산장비를 본부로 이전하고 기존 공단의 지사와 심평원 지원에서 본부의 정보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네트웍의 용량을 확장하는 것만으로 가능합니다(45Mbps ATM 네트웍으로 구현 가능).

이러한 정보체계로 이행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전산장비의 이전 비용(약 19억원), 네트워크 구축 비용(약 36억원) 등을 포함하여 모두 약 60억원 정도의 초기 투자비와 약 5억원 정도의 추가 운영비용(45Mbps ATM 통신망 사용비용)에 불과합니다. 반면 중앙집중식 통합 정보체계를 구축할 경우 공단과 심평원의 전산인력 653명 중 약 30% 정도의 인력을 절감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연간 약 60억원 정도의 인건비 등 관련 비용의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통령님,

건강보험정보센터는 잉여 인력 및 전산장비와 건강보험 관련 정보를 활용하여 국민과 보건의료기관, 정부에 새로운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환자와 국민이 건강증진, 의료기관 이용 등에 관한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건강정보포탈사이트 운영, 국가가 책임을 지고 관리해야 할 중점관리질환정보망 구축, 보건의료정책의 과학화를 지원하는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의 구축 등이 그러한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

공단과 심평원의 중앙집중식 통합에 대한 정책결정이 올해 이후로 미뤄질 경우 향후 비효율적인 기존 체계가 지속될 것이며 그로 인하여 향후 더 많은 비용이 낭비될 것입니다.

통합과 관련된 정책결정이 늦어질 경우 기존 전산장비에 대한 보강이 이루어질 것이며, 이로 인하여 임대기간이 만료되는 2004~2005년 이후에도 기존 전산장비에 대한 임대계약을 해지하고 통합형 정보체계에 적합한 전산장비로 전환하기 어려워집니다.

또한 중앙집중식 통합 정보체계를 구축하는 데에는 적어도 조직 통합 및 건강보험정보센터 설립의 준비(1년), 공단 관련 정보체계의 중앙집중화(1년), 심평원 관련 정보체계의 중앙집중화(1년)를 포함하여 3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통합 정보체계의 구축 시점이 전산장비의 교체 시점보다 늦어질 경우 기존의 지역분산식에 정보체계에 대한 추가 투자로 인하여 낭비가 발생할 것이며, 이는 통합 자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건강보험정보체계는 정보자원의 효율적인 활용 가능성, 건강보험 관련 정보를 활용한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의 제공 가능성 및 정보조직의 발전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중앙집중식 통합 정보체계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통합형 정보체계로 이행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정책결정이 올해 안에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조직이기주의와 조직유지의 차원에서 두 기관의 정보체계가 통합되지 못한다면, 두 기관을 조직적으로 통합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전산체계의 통합적 관리를 달성하는 체제를 만들어서 현재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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