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자원활동 2014-05-30   1594

[자원활동가 인터뷰] 느티나무 아카데미 자원활동가 전서윤님

[시민참여팀] 참여연대의 자원활동가는 상근 활동가들과 손발을 맞춰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입니다. 10대 청소년부터 일흔이 넘으신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학생, 주부, 직장인, 은퇴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원활동가들의 숨은 활약을 자원활동가 인터뷰를 통해 알려드립니다.

“말과 행동이 같은 어른으로 크고 싶어요”

– 느티나무 아카데미 자원활동가 전서윤님

 

         전서윤 자원활동가    

 

서울로 올라온 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작년 가을쯤에 올라왔어요. 원래 제주도 사는데 홈스쿨을 하다가 제주도에 대안 교육이 너무 없어서요. 서울로 유학 와서 외할머니댁에서 지내고 있어요. 공간 민들레라는 대안학교를 다니다가 오늘 그만뒀구요. (웃음) 거기에 있는 것보다 자원봉사하면서 직접 활동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서요.

 

참여연대에서는 언제부터 봉사하신 거예요?

제가 느티나무 아카데미에서 봉사하고 있는데요. 김정인 교수님의 <동아시아 근대사> 수업이요. 그 수업이 4월부터 시작했으니까 그때부터 봉사했어요. 한 달 정도 된 거죠. 얼마 안 됐어요.

참여연대에는 자원활동 오리엔테이션 때 처음 와 봤어요.

 

느티나무에서는 무슨 자원 활동을 하나요?

책상 정리하고, 닦고, 의자 이래이래 넣고. (웃음) 마지막에 설거지하고, 셔터도 내리고. 자료 드리고, 출석체크하고, 후기도 써요. 강의는 목요일 7시예요. 한국사만 보면 그 틀에서만 생각하게 되는데, 동아시아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서 시대 흐름이 이랬구나 그런 느낌을 더 잘 잡을 수 있어요. 교수님도 진짜 재미있으시구요. 참여연대 분들이 저랑 교수님이랑 있으면 딸이냐고 물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서울엄마세요. (웃음)

 

어떻게 자원활동을 시작하시게 되셨나요?

이 질문이 나가자 서윤님과 필자와도 아는 사이인 옆에 있던 청년이 함께 웃기 시작했다. 필자는 어쩐지 짐작이 갔다.

 

제가 엠네스티에서 잠깐 자원활동을 했거든요. (끊이지 않는 웃음) 그때 (옆에 있던 청년을 가리키며) 알게 된 저 언니가 한 번 해보라고… (웃음) 자원활동 좋다고, 참여연대 좋다고. 그전에는 빅이슈나 이런 데서 보면서 막연하게 한번 가보고 싶다 정도로만 생각했었거든요. 

 

평소에도 여기저기 왕성한 리쿠르팅(?)을 펼치는 그 청년을 통한 것이었다. 덕분에 서윤님과 참여연대의 즐거운 인연이 시작된 것.

 

참여연대에서 느낀 것들이 있다면?

정말.. 제가 요즘 ‘행동’이라는 단어에 꽂혔거든요. 근데 정말 사람들이 행동하는 분이라는 걸 느꼈어요. 이태호 처장님도 너무 멋있으시구. 공간 민들레라는 곳에서 천안함에 대해 배웠는데, 그거 말씀드리니까 유엔에 보낸 게 나라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행동하는 분이구나 싶어서. 여기에서 일하고 싶다 그런 생각도 많이 해요.

 

왜 요즘 ‘행동’이라는 단어에 꽂혔어요?

제가 요즘 존경하는 분이 있는데, 작년에 하던 프로그램의 어떤 교사분이세요. 그분이 항상 하는 말씀이 말과 행동이 다르면 안 된다고 하시거든요. 말과 행동이 같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래서 저도 그렇게 행동하려고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참여연대에도 그런 분들이 많으니까 더 꽂히게 되고 그런 것 같아요. 

 

앞으로는 뭐 하고 싶어요?

단기적으로는 일단 공간 민들레를 그만두었으니까, 자원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책임’이라는 걸 배워보고 싶어요. 이번에 세월호 관련 부스에서 자원 활동하면서 내가 책임을 회피하면서 살았던 사람이구나 라는 것을 느꼈어요. 청소년이기 때문에 책임이라는 거에 대해 좀 더 유해질 수가 있잖아요. 아무리 대안 교육이라도 그런 건 잘 없어지지 않는다고 전 생각을 해요. 청소년이라는 테두리에 갇히는. 그런데 시민단체 이런 곳에서는 저를 그냥 한 사람의 시민이나 개인으로 봐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좋아요. 말과 행동이 같은 어른으로 크고 싶고, 화를 낼 때 화를 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참여연대는 ____다.” 라는 인터뷰 공식 질문에 서윤님은 ‘배움’이라고 적어주었다. 그녀에게 그 뜻을 물어보았다.

참여연대는 배움! 여기서의 배움은 학교에서의 배움은 아니에요.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버스를 타다가 급정거를 해서 짜증이 나면, 나는 나중에 운전할 때 급정거를 하지 말아야지. 그런 걸 배우잖아요. 그래서 얼마 전에 책임에 대해서도 배우기 시작했고, 저는 아직 어리니까 사회생활을 좀 배울 수도 있는 거구요. 아, 참여연대 자원활동에서의 배움의 핵심은 “행동”이에요. 

 

이것저것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준비가 된 전서윤님.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들인 것 같아 인터뷰에 담지는 못했지만 서윤님이 어떻게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는지를 들으며 참 감동했다.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고 느꼈을 때 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용기를 가진 것은 부러워할 만한 일이다. 필자도 12년의 공교육을 거치며 수많은 문제점을 직접 겪어왔지만 참고, 무시하고, 버텼을 뿐이다. 사실 대학을 다니는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서윤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좀 부끄럽기도 했다. 앞으로 참여연대에서 서윤님이 어떤 것을 배워나가고 있는지 꾸준히 듣고 싶고, 응원하고 싶다.

작성 자원활동가 김민경 (나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남을 위한 공부를 시작한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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