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자원활동 2016-12-05   1026

[자원활동가 인터뷰_12월] 박미르 자원활동가 이야기

[시민참여팀] 참여연대의 자원활동가는 상근 활동가들과 손발을 맞춰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입니다. 10대 청소년부터 일흔이 넘으신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학생, 주부, 직장인, 은퇴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원활동가들의 숨은 활약을 자원활동가 인터뷰를 통해 알려드립니다.

 

“Why so serious?(왜 그렇게 심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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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님을 처음 봤던 날은 인권약속프로젝트 강의를 들으러 갔을 때였다. 그 때는 미르님이 참여연대 자원활동 초기라 그런지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졌다. 한 달 정도 지나서 만난 미르님의 모습에는 어색함이 사라졌다. 카페통인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커피를 마시러 온 간사님들께 웃으며 인사를 하시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A. 저는 공간 민들레라고 하는 도시형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는 박미르입니다. 참여연대 자원활동은 학교 인턴십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인턴십이요?
A.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라고 비인가학교, 홈스쿨링하는 아이들을 지원해주는 센터가 있어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랑 제가 다니고 있는 공간 민들레 학교랑 연계가 되어 있고, 또 거기서 아이들이 인턴십을 가게 되면 어느 정도 지원을 해줘요. 모든 아이들이 가는 건 아니고 가고 싶은 아이들이 가는 건데, 그렇게 참여연대에 인턴십 차원으로 10월부터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끝나요.

 

Q. 공간 민들레는 어떤 곳인가요?
A. 공간 민들레는 비인가 대안학교에요. 학교에서는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린다’라는 주체적인 생각을 가지고 아이들을 교육해요. 지금의 교육이 경쟁과 차별을 부추기는 것 같은데 이를 넘어서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아름답게 꽃 피울 수 있는 길을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학교에요.

고등학교 1학년 때 특성화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자퇴하고 홈스쿨링을 조금 하다가 올해 공간 민들레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는 1년 과정이어서 올해 다니고 올해 졸업해요. 참여연대 자원활동이 끝나면 학교 돌아가서 졸업 준비해야 돼요. 졸업할 때 학생들마다 각자의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데 자서전 같은 저만의 책을 만들어야 해요.

 

Q. 학교에서는 어떤 수업을 진행하나요?
A. 우선 아이들끼리 이야기하는 그룹미팅이 있고, 프로젝트 수업이라고 있어요.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들끼리 이야기 나누고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학생들이 함께 주도하는 수업이에요. 또 말과 글이라고 글쓰기 수업도 있고, 그 외 다양한 수업들이 있어요. 선생님들이 계시지만 최대한 학생들이 주도하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죠.

프로젝트 수업으로 요리·목공·밴드·취미·영상 다섯 가지가 있는데 저는 밴드를 하고 있어요. 단순히 그냥 밴드를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힐링을 주자는 목표를 정하고 밴드를 하고 있어요. 함께 힐링을 나눌 대상을 찾고 거기에 맞게 기획하고 노래를 들려주고 있어요. 그리고 최근에 기획해서 공연을 하나 올렸어요. 다른 동생이랑 같이 만들었는데 그 과정과 결과가 모두 만족스럽게 나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었어요.

 

Q. 저도 고등학교를 대안학교를 졸업했어요(웃음) 졸업하고 나서 대안학교 다녔다고 하면 신기한(?) 눈빛, 말들을 건네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미르님을 대안학교, 탈학교 청소년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분위기는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A. 최근에는 많이 괜찮아 진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은 대안학교를 다니거나 탈학교 청소년이라고 하면 문제 있는 아이로 보는 경향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점들이 아쉽긴 해요. 문제 있는 아이로 보는 것이 아니더라도 이상하거나 신기하게 바라보는 것 시선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시선을 받으면 기분이 좋지는 않아요.

 

Q. 지금 하고 계신 자원활동은 무엇인가요?
A. 딱히 도움이 되는 활동은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간단하게 요즘 노란리본 발송하는 작업, 노란리본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고요. 오늘 인터뷰하기 전에도 만들었고 끝나고도 만들거에요. 그리고 간사님이 어떤 것 조사해달라고 하시면 조사하고 참여연대 홈페이지에서 관련 이슈들 확인하는 작업도 해요. 간사님이 가끔 어떤 것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세요. 그럼 간사님 설명 듣고. 또 느티나무 아카데미에서 하는 수업도 듣고 있어요.

 

Q. 앞으로도 진로를 이쪽 방향으로 생각하고 계신가요? 
A. 올해 수능을 안 봤어요.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비인가학교라 검정고시로 고졸까지 땄는데 아직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대학에 관심이 없어서 수능을 보지는 않았어요. 내년에 20살이니까 내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리고 진로를 시민단체 쪽으로 생각해서 온 건 아니고 궁금해서 왔어요. 엄마가 시민단체 활동을 좋아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시민 단체를 자주 가기도 했고, 관련된 활동들을 하면 좋았던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시민단체에 대해서 관심이 있고, 시민단체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몸으로 느껴보자는 마음에서 오게 되었어요. 

 

Q. 미르님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또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A.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는 싶은데 힘든 것 같아요. 다 잘하고 싶은데 못해서. 그리고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인상 깊었던 문장이나 명언이 있나요?
A. 다크나이트라는 영화가 있는데 거기서 악당인 조커가 ‘why so serious?(왜 그렇게 심각해?)’ 라는 말을 하는데요. (웃음) 제가 어떤 것에 대해 쉽게 생각하며 즐겁게 긍정적으로 살았으면 하는 생각에 그 말이 좋더라고요. 너무 중2병 같네요.

 

Q. 미르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A.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 있어 무엇에 걸리지 않으면서 하고 싶어요. 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여행이 되게 가고 싶어요! 제가 여행 가는 걸 무척 좋아해서. 홈스쿨링 할 때는 시간이 많아서 가고 싶을 때 여행 가고 그랬었어요. 요즘엔 학교 다녀가지고, 방학에도 못가고 그랬어요. 알바 하고 집(순천) 내려가서 쉬고 그러니까 방학이 다 사라지고 없더라고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실천 가능한 대학생의 삶을 제시하는 웹진,〈트웬티스 타임라인〉에서 재밌는 기사를 보았는데, 그 기사의 제목이 ‘당신의 통장에 100억씩 100만 번 찍힌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였습니다. 이 질문이 재밌어서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보는데, 미르님이라면 무엇을 하실 것인가요?
A. 세계여행을 가고 싶어요. 모든 나라를 빠짐없이 다 갔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치고 서로의 공통분모인 대안학교와 관련된 주제로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탈학교 친구가 몇 명 있어 그들이 사는 이야기를 가끔 듣곤 하는데, 미르님을 통해 또 하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또한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을 가지 않겠다는 생각도 했던 나에게 미르님의 이야기는 특별했다. 앞으로, 미르님의 20대는 어떤 모습일지 더욱 궁금해진다.

 

인터뷰 작성_김동현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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